지복(至福)나를 잠들게 하라무엇을 더 바라리오그 이상은죄를 낳고사망을 낳느니*지복(至福):더없이 지극히 복된 상태※시작(詩作)노트'매사에 감사하라'는 말 뒤에는/ 박완서의 시(詩 )'일상의 기적'이 먼저/ 떠오른다"덜컥 탈이 났다./유쾌하게 저녁식사를 마치고/귀가했는데/갑자기 허리가 뻐근했다.자고 일어나면 낫겠거니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웬걸,/아침에는 침대에서/일어나기 조차 힘들었다.그러자/하룻밤 사이에/사소한 일들이/굉장한 일로 바뀌어 버렸다.세면대에서/허리를 굽혀 세수하기,/바닥에 떨어진 물건을 줍거나/양말을 신는 일,/기침
통영국제음악제 공식 공연 중 자신에게 맞는 것을 찾는 데 도움이 될 만한 글을 한 번 써봤습니다. 이런 시도를 하려면 관객과 작품을 '분류'해야 하므로, 그 과정에서 편견이 섞일 수밖에 없음을 헤아려 주세요.아래 문항을 읽고 자신에게 해당하는 곳에 표시하세요. 그리고 공연마다 해당 사항이 있는지 확인하시면 자신에게 맞는 공연을 쉽게 찾을 수 있을 겁니다.가. 베토벤 교향곡 5번 '운명'을 처음부터 끝까지 들어본 일이 한 번도 없다.나. 베토벤 교향곡 전집 음반을 2종류 이상 가지고 있다.다. 가사 대역본을 보면서 외국어 노래 가사를
기도힘들면 쉬어 가소서고단하면 내 등에 기대시고억울함도 설움도 다 털어 놓으시길그런 사람 하나 그립고그런 사람 되어봤으면*기도하는 동자승/최진태 作※시작(詩作)노트기도는 자신이 힘들고 어려울 때나 또는 특정 대상을 위해 축원 또는 축복의 염원을 담아, 이룰 수 있는 큰 힘을 지니고 있다고 믿는 절대자에게 자신의 소원을 비는 행위라고 생각된다.연말 연초에는 자연스럽게 옷깃을 여미고 경건한 몸가짐으로 마음을 추스리게 된다. 그 자체가 기도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종교의 유무, 지적 수준, 재산의 유무, 권력의 소유 여부를 떠나 예전에도
계묘년 새해 아침에아이야, 장애물은 껑충세개 굴*은 미래의 꿈을 위해곧고 반듯한 기도 소린 귀 쫑긋오르막 내리막 길엔지혜롭게 숨고르며 발 맞추길*교토삼굴(狡兎三窟)꾀있는 토끼는 훗날을 위해 굴을 세 개씩 파놓 듯, 어려운 일에 미리 대비하는 지혜로운 자세를 뜻 함※시작(詩作)노트한국인들에게 가장 일반적인 토끼의 이미지는 귀엽고 사랑스러움이다. 이를 잘 드러내 주는 것이 ‘여우 같은 마누라와 토끼 같은 자식’이라는 어구가 아닐까? 이렇듯 매우 사랑스럽고 계속 보살펴 주어야 될 것만 같은 귀여운 존재가 바로 토끼이다.우리나라 역사 기록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홍석원 지휘 광주시립교향악단과 협연한 실황 음반이 최근 도이치 그라모폰에서 발매됐습니다. 지난 10월 8일 통영국제음악당에서 있었던 공연 실황으로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과 윤이상 '광주여 영원히' 등이 실려 있지요.15살 임윤찬이 2019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에서 우승했을 때, 저는 한산신문에 기고한 칼럼에서 15살 조성진이 하마마쓰 콩쿠르에서 우승했던 일과 견주며 임윤찬의 10년 뒤가 기대된다고 썼습니다. 그런데 임윤찬은 10년은커녕 3년이 채 되지 않아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우승하고 스타 연주자가 됐습니다
성탄소망의 등불 켜고가슴에 두 손 모아거룩한 밤 고요한 밤 축복송사랑 꽃 몸소 나투신님의 탄생 경배 드리오※시작(詩作)노트구세군 사랑의 종소리가 딸랑딸랑 울려 퍼지고 있다.하늘가 어디에서 아기천사들의 합창소리 들려 오는 듯님의 은총 부디 낮은 곳 부터부디 추운 곳 부터 쌓이길 바라오며모든 이 마음 속에 사랑 씨앗 심으시어|은혜로움 강물되어가슴마다 넘치게 하소서온 누리에 가득차게 하소서성탄 전야 자정 미사 시간에엄마 손 잡고 따라갔던 교회에서꾸벅꾸벅 졸던 천진난만한그 까까머리 꼬마 아이는,구두쇠 스크루지 영화 보며 자랐던 주근깨 투성
30년 또는 50년 후 통영은 어떤 모습일까? 한국 제일의 수산업 도시? 세계적인 관광 도시? 고부가가치 조선업 도시? 아니면, 문화예술 창의 도시? 한두 세대 뒤의 일을 어떻게 알겠는가만은, 살기 좋은 통영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저마다 할 얘기가 많을 것이다.해양 오염의 심화와 기후 위기로 인한 수온 상승과 해양 생태계 교란으로 수산업 중심 도시라는 미래 비전은 쉽지 않을 듯하다. 미세 플라스틱에 의한 수산물 오염으로부터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하고, 수온 상승으로부터 피해가 적은 지속 가능한 생산 시스템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세우지
밥 한 그릇끓어 넘친 건 눈물 닮은 밥물한 세상 내내끓어 넘친 건 밥물 아닌 눈물애간장 타는'배고프지 어여 와', 세상 모든 말※시작(詩作)노트몸은 먹은 대로 된다는 말이 있다. "당신이 먹은 것이 무언지 말해 달라. 그러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 주겠다"고 했던 브리야 사바랭의 말의 의미를 되새겨 본다.따지고 보면 모든 삶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먹고 먹고 또 먹는 삶이다. 하루 종일 분주하게 날아다니는 새가 하는 일은 오로지 먹을 것을 찾는 일. 인간의 삶도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가 하는 일이 밥 먹는 일이다.삶의 가장 큰
마지막 잎새연모는 불꽃되어 푯대 끝에나부끼던 선홍빛 저 몸살끝내 혼절하다그대 마음껏 *울게 하리라내 품에 안기어서*헨델, 오페라 '울게 하소서'에서※시작(詩作)노트한 해가 저물어 간다. 벽에 걸린한 장의 달력이 달랑거린다. 마지막 잎새의 울음소리 한 가득 들려올 듯 한 겨울산 끝자락에서 문득 찾아온 단풍잎 하나, 색깔 한번 시리도록 붉다. 그 시선 너머로 묻어나는 보내고 떠나야 하는 것들의 절절한 눈빛, 다하지 못한 못내 아쉬운 회한들. 무게로부터 자유로와진 저울을 꿈꾸던 세상에 안겨 이제는한 세월 참고 참은 복받친 통곡
옛날 옛적 섬마을에몇 그루로 자녀 대학 공부시킨전설일랑 뒤로 하고얽다고 비하조차, 고와도 개똥밭에나의 향 맡아 보소서 세상이 향기롭지님은 누군가에게 이런 향 한 번 준 적?※시작(詩作)노트우리는 모두 다양한 개성을 지니고 자연스러운 생김새로 각자 다른 모습과 성격을 지니고 태어난 존재다. 그러므로 획일적인 미의 기준으로 외모를 평가하고 차별하기보다는 사람마다 지닌 고유의 특성을 볼 줄 아는 심안(心眼)이 절실하게 필요 할 때가 아닌가 생각된다."탱자는 고와도 개똥밭에 뒹굴고 유자는 얽어도 큰 상(床)에 오른다"는 말이 있다. 오늘
지난주 돼지바위 이야기에서 돼지는 인류의 오랜 동반자이자,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조각이 욕지도에서 발굴된 돼지 모양의 토우라는 이야기를 하였다. 돼지고기 같은 육식 문화에 대해 좀 더 살펴보자.가장 널리 알려진 육식 금지 문화는 이슬람의 돼지고기와 인도의 소고기, 우리나라의 개고기일 것이다.이슬람에서 돼지고기를 금기시하는 데는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다. 더운 날씨로 인해 쉽게 상하기 때문에 식중독을 예방하기 위한 것이라는 이야기부터, 돼지가 선모충에 감염되기 쉽다는 위생상의 이유, 지저분한 동물이라는 인식 때문이라는 등이다.더운
[추일(秋日) 서정]젊은 날 떫고 비리던 내 피 닮은저 붉덩이 한 알 까치밥달 항아리 속에 핀조선의 얼아, 눈이 시리다※시작(詩作)노트빈 창공에 인정의 붉은 점 하나 찍어 놓은 까치밥 한 알 남겨 둘 줄 알았던 조선의 마음.생명을 가진 작은 벌레와 새 한 마리까지 사람을 넘어 함께 나누고 베풀줄 알다니 훈훈하고 곱기만 하다. 달항아리 여백 닮은 여유 잃지 않았도다.그 여백은 자신의 마음을 비움으로써 영원을 맞아들이기 위한 대문일지도 모른다. 이렇듯 풀 한포기 나무 한그루 조차 인간과 함께 모두 생명순환의 그물로 얽혀있다는 인드라망의
2022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 결선 때 있었던 일입니다. 신동 첼리스트로 유명한 한재민이 크리스티안 바스케스가 지휘하는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와 함께 윤이상 첼로 협주곡을 연주하고 있었습니다. 한재민의 첼로 현 하나가 격렬한 연주를 견디지 못하고 경연 도중에 끊어졌습니다. 새로운 현으로 교체할 때까지 경연은 중단되었지요.끊어진 현이 첼로 현 가운데 가장 굵은 'C 현'이라는 점이 특이했지만, 현악기가 연주 도중에 끊어지는 일은 가끔 일어납니다. 그런데 문제는 끊어졌던 현이 얼마 안 가서 또 끊어진 것이었습니다. 한재민은 처음 현이 끊어
산양 장군봉 자락에 돼지바위라 불리는 자그마한 바위가 있다. 삼덕항과 원항마을 뒤편에 투구 모양의 장군봉이 우뚝 솟아 있고, 장군봉 정상에서 세포마을 쪽으로 산세가 흘러 내려간다. 그 중간쯤에 바위산이 보이는데, 돼지 몸통처럼 생긴 바위가 흔들바위처럼 동그마니 앉아 있다.돼지바위라 부르게 된 연유는 알 수 없으나, 머리도 없고 꼬리도 없고 네 다리도 없지만 영락없는 돼지로 보인다. 산양면사무소 앞 도로 위에서 보면 딱이다.돼지는 역사시대 이전부터 인간과 함께해 왔다. 한자에서 집 가(家)자가 갓머리 변(宀)과 돼지 시(豕)로 이루어
내 누이여웃는 걸까 우는 걸까웃고 있어도 울고 있네울고 있어도 웃고 있네아, 벌써 지다니별아 내 가슴에[시작(詩作)노트]얼마전 이태원에서 애꿎은 목숨들이 또 속절없이 세상을 등지는 비통한 일이 일어났다.삼가 고인들의 명복을 빈다.그 곳에서는 부디 평화로운 휴식 취하시길 기원드리며 하얀 국화 한송이 바치옵니다. 부디 편히 잠드소서.※초겨울에 접어들었는데도 예전보다 푸근한 날씨다. 그래서인지 온갖 맵시와 화사함을 자랑하던 뭇꽃들이 자취를 감추고 있을 즈음인데도 산과 들에 나가보면 아직도 하늘거리는 꽃
님같이닫힌 여인 닫힌 남자를정조 굳다 입 무겁다 한다죠아시죠? 긴 말 안 해도겨울철, 사랑의 묘약드세요 사랑하리라 더 오래 더 뜨겁게※시작(詩作)노트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갈수록 기온이 차가워지며 머지않아 초겨울의 문턱에 도달할 것이다. 이런 계절에는 영양의 보물창고인 ‘굴(oyster)'이 딱 적격일 것 같다.한 일간지에 의하면 국내 양식 굴, 연간 생산량의 약80% 가량이 통영 등 남해안 일원에서 생산되며, 또 전체 생산량의 30% 가량이 미국과 일본 등지에 수출 된다고 한다.요즘 통영시 인평동 천대마을을 비롯하여 통영 곳곳의
통영을 대표하는 먹거리가 뭘까? 주민들이 말하는 대표 먹거리와 관광객들이 말하는 건 다를 것이다. 주민들은 매우 다양한 대답을 내어놓을 것이고, 관광객들은 아마도 충무김밥과 통영꿀빵을 꼽을 것이다. 이렇게 차이가 나는 건 주민과 관광객이 바라보는 시선의 방향이 다르기 때문이다. 주민은 일상의 삶을 들여다보고, 관광객은 유행을 좇는다. 유행은 단순하지만, 삶은 수백 배 더 다양하다.최근 지역 출판사인 "남해의봄날"에서 를 펴냈다. 통영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기획하고 기사로 써온 정용재 기자의 우리
[외모지상주의]정상과 비정상, 장애와 비장애결점과 비결점의 차이는?그 모두를 아우른 열정의 삶진하디 진한 향기로 넉넉한영혼 속에 피어난 천년의 미소※시작(詩作)노트우리의 외모는 가슴에서 벌어지는 깊숙한 삶에 대해 그다지 많은 것을 말해주지 않는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흔히 밖으로 드러나는 모습, 즉 외형에 지나치게 집착해 때로는 우리의 정체성 전부를 거기에서 찾으려고도 한다.'영혼의 그릇'이라고 하는 우리의 육체는 단순한 육체 이상의 훨씬 더 큰 의미가 있음을 깨달아 내면의 아름다움과 빛을 되찾는 법을 생각해 보았으면
여러분은 어떤 색을 좋아하시나요? 저는 오래전부터 주황색을 좋아했는데, 최근에는 민트색도 좋더라고요. 저에게 민트색은 젊음의 상징으로 느껴져요. 제가 만났던, 또 좋아했던 청년 단체와 청년 공간들이 민트색을 사용한 경우가 많았거든요. 최근 통영에서 또 하나의 민트색 공간을 만났어요. 쓰레기가 나오지 않는 가게 제로웨이스트샵(zero waste shop) "달팡이상점"입니다.가게 안팎이 민트색으로 아주 깔끔하고 세련된 느낌을 줍니다. 복잡한 삶을 벗어나 단순함을 지향하는 새로운 감성 그대로 편안하면서 삶이 가벼워지는 느낌입니다. 비누
[가을 타나 봐]잔 속의 잔잔한 떨림 꿈의 빛깔 저럴까?목젖을 타고 흐르는 황홀한 너의 고백너로 인하여 충만한 지금 이 순간우주가 녹아 이 잔에 채워졌군하늘의 물감 푼 가을날 푸른 커피※시작(詩作)노트한 여인이 한 남자를 그리워하다 죽어서, 그 여인의 무덤가에 피어났던 꽃의 열매가 바로 커피라 하고, 커피의 색이 어두운 핏빛인 것은 그 여인의 피눈물 빛깔이요, 커피가 쓴 이유는 그 사람을 밤낮으로 기다렸던 그 여인의 마음이며, 커피의 향이 그윽한 이유는 그 여인의 사랑하는 마음의 향기라고들 하죠지금 마시는 한 잔의 커피에는, 이렇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