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 송(松)]내 피와 살을 주노라금강의 몸매 지닌 그대더없이 넉넉하고 더없이 푸근하다우러러 볼수록 시려오는그대가 하늘이다*시작(詩作)노트절집을 지키고 있는 금강송 한 그루, 어디서 날아온 지도 모르는이름 모를 나무의 씨앗을 몸 한 구석선뜻 내어주며 살포시 품어 주었구려이렇게 곱고 튼실하게 키워 냈구려.어찌 내 몸이 힘들지 않으며,어찌 내 것이 아깝지 않으며,어찌 내 정성없이 클 수 있었으랴내 몸의 피와 살 기꺼이 떼어주고 나누어주는 저 무량한 자비심그대를 바라볼 때마다 무섭게휘몰아 치던 태풍이 휩쓸고 간 후에, 한려수도 바다 물
카펠라(Cappella)는 새끼 염소를 뜻하는 라틴어입니다. '목자의 별'이라 불리던 별 이름이기도 하지요. '목자'가 종교적인 의미로 이어지면서 카펠라는 '예배' 또는 '예배드리는 곳'을 뜻하게 되었고, 음악과 관련해서는 성가대 음악가를 뜻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근대 시민사회가 형성되고 근대적인 오케스트라가 만들어지면서, 카펠라는 오케스트라를 일컫는 말이 되었습니다. 베를린 슈타츠카펠레와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는 현존하는 세계 정상급 오케스트라이지요.카펠라를 이끄는 사람을 이탈리아어로 '마에스트로 디 카펠라'라고 합니다. 지휘자를
통영의 가을은 특별하다. 하늘빛과 물색과 바람맛도 좋은데, 9월에는 연극제가, 10월에는 미술제가 사람을 춤추게 한다. 그 속에서 통영을 사랑하고 예술을 애정하는 사람들은 풍성하고 신비로운 가을을 만끽한다. 통영 사람들은 예술의 바다와 문화의 들판에서 기뻐하고, 깊어진다. 바다에서 길어 올리는 생선과 해물, 들판에서 거둬들이는 오곡백과 못지않다.가을을 만끽하는 데는 아이들도 빠지지 않는다. 2022 윤이상 동요제가 통영국제음악당 콘서트홀에서 열렸다. 어린 통영 주민들은 또래 친구들이 뿜어낸 동요와 함께 함박웃음을 지었다. 윤이상 선
[추모(追慕)]까무룩 혼절하며꽃진 저 자리에꿈 속에 꿈을 꾸며별똥별 하나선을 긋는다*시작(詩作)노트한 분을 떠나 보내고 오는 길목엔 한 여름날 화사하게 온 세상을 장식했던 꽃송이 하나 툭 떨어지고 있었다. 바람에 새긴 숱한 흔적들 사이로 또 한 시대가 저물어갔다.
[설렘]당신의 마음을 유혹하리라차마 이 말은 못하겠소대신 당신의 입맛을 유혹하리다참 숯불고기 맛으로.여주인에게서 금목서 향이 났다°금목서 꽃말: 당신의 마음을 끌다, 유혹하다.일명- 만리향*시작(詩作)노트그간 거리두기로 적조했던 지기(知己)들을 오랫만에 만나 야외로 나가, 툭 트인 들판과 호숫가를 트래킹 하며 못다한 이야기도 나누면서 모처럼 활짝 웃어 본 날이었다.어느덧 점심 시간인지라 우연히 들린 한적한 작은 도시의 '숯불고기 까페' 정원에는 오래된 금목서 한 그루가 눈길을 끌며 일행을 반긴다.예전 어디선가 본듯한, 곱게 나이 들
사실 선조는 인재를 알아보는 능력을 갖춘 군주였다. 이순신과 함께 한산대첩을 승리로 이끈 전라우수사 이억기 또한 선조의 결정으로 발령받았다. 서애 류성룡, 오성과 한음, 권율, 퇴계 이황, 율곡 이이 등 임란을 전후해 이름난 장수와 신하들이 많았는데, 인사 결정권을 직접 챙겼던 선조의 안목이 없었다면 어려웠을 것이다.이토록 인재를 알아보고, 적재 적시에 등용했던 선조가, 특히 이순신을 발탁하고 총애했던 선조가 왜 이순신을 미워하게 되었을까? 결론은 트라우마와 질투였다. 선조는 양부모가 왕과 왕비가 아닌 사람으로서 처음으로 왕이 된
식물성플랑크톤에는 규조류와 같이 패류의 먹이가 되는 유용한 종들도 있지만, 독소를 생산하는 유독성 플랑크톤들도 있다.통영연안의 경우 규조류인 캐토세로스(Chaetoceros spp.), 스켈레토네마(Skeletonema costatum)와 같은 패류의 먹이가 되는 유용한 종들이 주로 출현하지만, 때로는 독소를 생산하는 패독플랑크톤들도 일부 출현한다. 굴, 담치, 가리비 등의 이매패류가 패독플랑크톤을 섭이할 경우 독화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통영연안에서 발견되는 주요 패독플랑크톤으로는 1)알렉산드리움(Alexandrium spp.
[아, 숨막혀]넌, 내 거야한눈 팔면 죽는다나만 바라봐*이것도 분명 사랑(?)이리**시작(詩作)노트"함께 있되 거리를 두라. 그래서 하늘이 바람이 너희 사이에서 춤추게 하라"고 칼릴 지브란은 읊고 있다.가까이 하면 아프고, 멀리하면 외로운 고슴도치의 딜레마. 어느 정도의 온도가, 어느 정도의 거리가 진정 우리에게는 적당한걸까?"여전하구나 천만번 불지펴도 진한 노을빛/그리워지면 팍 손 내밀 수 있는 딱 고만큼만/물러서 보니 보이지 않던 것들 이제 보이네"(졸시 '사랑')한 가락에 떨면서도 따로따로 떨어져 있는 거문고 줄처럼 그런 거리
임진왜란 초반까지 이순신 장군은 선조의 상남자였다. 정약용 선생이 정조의 남자였다면, 이순신 장군은 선조의 상남자였다. 하지만 정유재란이 일어난 1597년쯤 이순신 장군은 이미 원수가 되어 있었다. 그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청년 장교 이순신은 주로 육군으로 근무했다. 당시로선 꽤 늦은 나이인 32세에 무과시험에 급제하였다. 첫 근무지인 함경도 삼수에서 종9품 권관으로 3년간 근무한 다음 한양으로 올라가 종8품 훈련원 봉사로 근무한다.이때 정5품 병조정랑 서익이 가까운 사람을 특진시키려고 하자 이순신이 강하게 반대한다. 이 때
가을엔 지방질 풍부 감칠맛 최고전어는 청어목 전어과의 물고기로 몸은 옆으로 납작하다. 몸 빛깔은 등 쪽은 누런빛을 띤 짙은 청색이며 배 쪽은 은백색이다. 등 쪽에는 갈색의 반점으로 된 세로줄이 여러 줄 있고, 등지느러미의 마지막 줄기는 실처럼 길게 뻗어있어 물 찬 제비처럼 날렵한 모습이다.전어는 우리나라 연안에 넓게 분포하고 있는 물고기로 잔가시가 많으나 맛이 있고 어획량이 많아 주요한 수산자원으로 취급되어 왔다.서유구의 임원경제지에는 '전어는 기름이 많고 맛이 좋아 상인들이 염장하여 서울에서 파는데, 귀한 사람이나 천한 사람이나
[가을아ㆍ리안아]닮은 듯 다른 듯지금의 그 순하고 가난한눈망울나에게도 와주었으면*시작(詩作)노트고양이는 사람들과의 유대감을 중시하면서도, 자신만의 세계를 동시에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어떤 동물도 주지 못하는 오묘한 기쁨과 즐거움을 안겨 주는 반려동물인 것을.[그대 고양이여/ 최진태]오래전 한 때는 신(神)으로도/ 받들어졌다던 그대/ 두 볼에 수줍음 한껏 감춘 채/ 장미꽃보다 도도한 저 몸짓이 눈부시다그댈 위해 몸바쳐 집사 노릇 했다/ 손짓하면 다가오겠지/ 아니네 다가서면 물러서네/ 착착 달라붙는 멍멍이를 닮은 듯/ 안 닮은 듯
소화·흡수 잘돼 기력 회복에 탁월민어는 조기와 같은 민어과에 속하는 난류성 어류로 큰 것은 몸길이가 1m를 넘고 무게도 20kg에 달한다. 바닷고기치고는 기골이요 크기도 가히 '팔척장신'이라 할 만하다.'백성의 물고기'란 뜻을 가진 민어(民魚)는 예로부터 남녀노소, 귀천의 구별 없이 모두가 즐겼던 생선이다. 그래서 선조들은 아무리 가난하다 하더라도 잔칫상이나 제사상에 민어만은 꼭 올려 조상님의 얼을 기렸다.민어는 흰 살 생선으로 소화 흡수가 빨라 어린이들의 발육촉진에 좋을 뿐만 아니라 기력이 쇠약한 노인이나 큰 병을 치른 환자들의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에 나오는 '환희의 송가'는, 일설에 따르면 본디 '자유의 송가'였다고 하지요. 원작 시를 쓴 프리드리히 실러가 '자유'(Freiheit)를 '환희'(Freude)로 바꾼 까닭은 당시 유럽 사회에서 '자유'가 지배계급에 도전하는 불온한 낱말이었기 때문이라고요. 그러고 보면 '환희' 대신 '자유'로 바꾼 노랫말이 더 자연스러운 것 같기도 합니다. "자유여, 아름다운 신의 불꽃이여!"(Freiheit, schöner Götterfunken!)오늘날 자유는 불온한 낱말이 아닙니다. 오히려 보수적 가치를 대표하는
[아버지]칼 하나씩은가슴에 품고 사는이 땅의 검객*시작(詩作)노트[이땅에 아버지들에게]정의로움도/ 세상의 시시비도/ 가리고 싶던떳떳하게도/ 사나이다운 처신/ 하고 싶었던멋들어지게/ 폼나게 살고 싶던/ 청운의 시절꿈많던 청춘/ 아버지도 있었다/ 짐지기 전엔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자식/ 금쪽같은 처나하나만을/ 의지하며 살아온/ 그들을 위해결심 했노라/ 한 몸 던질 각오를/ 처자식 위해빳빳한 고개/ 일자로 섰던 허리/ 기울어갔다입 눈이 있어도/ 못본 채 못들은 채/ 하게 되었고아닌것일랑/ 아니라고 말하지/ 못하게 된걸자존심일랑/ 애당
조선에서는, 세계 최초로 개발한 연은분리기술을 국가가 나서서 묻어버린 가운데, 일본은 이 기술을 가져가 세계의 역사를 뒤흔들었다.1526년 혼슈의 시마네현에서 은이 대규모로 발견되었다. 일본 최대의 은 광산 이와미 은광이었다. 은 제련 기술이 마땅치 않아 채굴한 은광석을 조선에 가져와서 제련하던 일본은 조선의 첨단 은 제련 기술을 탐내었다.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중종 34년(1539년)에 전주판관 유서종이 왜인들과 함께 몰래 은을 추출하였을 뿐만 아니라, 제련 기술을 일본으로 유출했다.일본으로 건너간 기술은 거칠 것이 없었다. 연은
무 넣고 삶아 레몬즙 뿌리면 연하고 쫄깃문어(文魚)는 두족강 문어과에 속하는 연체동물로 평상시는 바닥을 기지만 위험을 느끼면 물을 분사해 뒤쪽으로 재빨리 움직이며 동시에 먹물을 뿜는다. 문어는 잉크가 없었던 시절 그 대용으로 쓰였던 먹물 때문에 그런 이름이 붙여졌다.또 문어는 연체동물 중에서 머리가 제일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구상의 척추동물과 무척추동물이 싸움을 한다면 척추동물의 지휘자는 인간이, 무척추동물의 지휘자는 문어가 될 것이라고 문어의 지능을 높이 평가하는 동물학자도 있다.우주전쟁이나 많은 공상 과학소설에 문어와 비
다시마는 다시마목 다시마과에 속하는 암갈색의 대형 다년생 해조류이다. 엽편이 두껍고 띠 모양으로 길게 자란다. 보통 너비 20~30cm, 길이 1.5~3.5m이지만 때로는 10m를 넘는 종도 있다.다시마는 종류에 따라 1년생 또는 2, 3년생이 있으며, 줄기와 엽상부(잎) 사이에 생장대가 있어서 매년 위로 자라고 끝에서는 계속 녹아 없어진다.식이섬유·요오드 풍부부기 내리고 피 맑게 해우리나라에는 참다시마, 애기다시마, 개다시마(토종 다시마)등이 서식한다.다시마는 한해성(寒海性)으로 강원도 원산 이북에만 분포하던 해조류이지만, 70년
7년 전쟁, 30만 병력 동원.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과연 이 전쟁을 치를 수 있는 돈을 어디서 마련했을까? 전쟁의 승리는 국민의 단결과 정신력, 지휘관들의 작전 지휘 능력, 우수한 무기와 군수 보급체계 등이 결정짓지만, 전쟁을 유지하는 건 경제력이다.드디어 영화 '한산: 용의 출현'이 개봉하였다. '명량'의 1,760만 관객 동원을 갈아치울지 관심을 끄는 가운데, 통영에서 벌어진 한산대첩을 배경으로 한 영화이니만큼 제61회 한산대첩축제에 국민들의 관심이 많이 늘어날지도 궁금하다.영화는 호기심의 문화적 결정체이다. 감독과 작가, 스태
[희망 바라기]돌부리에 채인 채로세상 끝 닿아본 적 있으신지요?말라가고 타는 가슴절망의 잉걸불 껴안은 채견뎌낸 상흔들, 익어가고 있다*시작(詩作)노트사는게 한 짐 가득 어깨죽지 무거웁고/ 바람이 고단한 몸 흔들고 할키어도/ 희망한 점 키워간다오 한숨 한 번 내쉬며장기간의 역질로 인하여 온 나라가 특히나 소상공인, 중소기업인, 영세민들의 한 숨 소리는 점점 높아만 간다. 잠시 주춤한다 싶더니만 변이종 바이러스가 다시 고개를 든다는 사실이 모두를 긴장시키고 있다.그간 숨통이 좀 트이나 싶었는데, 활기를 되찾는다 싶었는데 또 밀물처럼 걱
[간 떨어질 뻔]아 악니가 왜 거기서 나와역시 울울창창울릉 숲답네*시작(詩作)노트본격적 여름 휴가철에 접어들었다.산으로 바다로 섬으로 강으로 계곡으로 수영장으로 어디든 뜨거운 햇살을 피할 그늘막과,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곳으로 떠나고 싶은 충동이 바닷물처럼 넘실거리는 계절이다."열심히 일한 자 떠나라" 캐치프레이즈 처럼 팽팽한 긴장의 일상속에서 조금은 느슨 해지고 조금은 해이 해지며, 조이고 당겼던 생명줄을 잠시나마 풀어놓고 싶어진다.그간의 반복된 생활과 익숙한 것들에서 잠시 벗어나서 낯선 곳을 향해 떠나고 싶어진다. 컴퓨터나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