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사리 꽃밀어(密語)들 만발한 황금빛 들판분홍빛 연지 웃음 볼우물 곱다그렁그렁 맺혀있는 푸른 그리움그대 읽었군 밤새 쓴 연서들을우주(cosmos)를 담는 눈이 시리다*코스모스의 순 우리말※시작(詩作)노트코스모스(comos)는 희랍어로 카오스(chaos, 혼돈)에 대응되는 말이다. 질서 정연함 또는 장식을 의미하며, 현대에 와서는 우주를 뜻한다. 우리말로는 가냘프면서도 곱다는 의미의 뜻이 담긴 '살사리꽃'이라 부른다.멕시코가 원산지이며 1901년 선교사에 의해 우리나라에 유입되었다. 가련한 모양이 애잔해서 우리들의 가슴에 센티멘탈한
지난 6월에 있었던 일입니다.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요청하기를, 영화 '낙동강'의 영화음악을 윤이상 선생이 작곡하셨으니 그 음악을 영화와 관련지어 분석하는 글을 써달라고 하더라고요."잘못 아신 듯합니다. '낙동강' 영화음악을 작곡하신 분은 김동진이라는 분이고, 윤이상 선생이 작곡한 '낙동강'이라는 노래가 영화에 삽입되었다고 알고 있어요.""아, 그런가요? 그렇다면 그 노래가 어느 장면에 어떤 식으로 사용되었는지 등에 관한 글을 써주실 수 있을까요? 최근에 영화 필름이 발견되어서 디지털 복원 작업 중입니다."그간 유실되어 실체를 알 수
[경청(傾聽)]말 배우는데는 2년, 듣기 배우는데는이순(耳順, 60년)걸린다네상대의 말에 귀막고 눈감은 채 그대들 오로지 내 말 내 이야기를 들어라외치는 군중 속의 저 고독한 군상들*시작(詩作)노트상대가 말을하는 그 순간부터 오로지 내가 무슨 말을 할까부터 생각한다.상대의 말은 건성으로 흘려 듣거나 듣는척만 하거나다. 시간이 흐를수록 내 말 내 얘기만 하고 있다. 특히나 지식인이라 자부하는 사람일수록, 또는 어느 분야에서 명성과 지위를 획득했다고 하는 사람일수록 더 심한 경우를 본다.상대의 말엔 거의 무감각하다. 온통 자기의 능력과
익어가는 가을날, 이순신 장군의 마지막 걸음과 함께 노량해전의 현장을 둘레길로 걸었다. 남해바래길 20개 구간 중 14번째 구간인 이순신호국길이다. 이순신 장군 전몰지인 관음포와 이락사, 이순신순국공원을 아우르는 노량의 물길 따라 들길을 지나고, 산길을 오르고, 골목을 누비며, 색에 반하고, 냄새에 반하고 자연의 결에 반하는 시간이었다. 역사와 생태, 경관, 마을의 삶을 만끽할 수 있는 호국(護國)의 길이자 호연(浩然)의 길. 그 길에서 장군을 기억하는 방식을 살펴본다.이순신 장군을 기념하고 선양하기 위한, 때로는 관광산업 활성화를
[연대도(煙臺島)* 그 섬에 가고 싶다]운형 최진태Ⅰ.하늘 끝자락까지 맞 닿아내려온 아득한 그 곳한려수도 수려한 풍광 한바탕의 섬.떠나보낸 세월들이 안타까워 토해내는영혼의 울음소리 해조음 가득한 섬.검푸른 바다위로 건너가는마다 하얀 그리움 밤낮없이 쏟아내는 섬.일렁이는 물결 다둑거려 잠재워 놓고노을 드리울 때 쯤 바다는 온통 통곡이 되어선홍빛 아픔하나 안고 절창(絶唱)을 뿜어내는 섬.밤되면 보석처럼 빛나는 별들이잠든 수평선 너머로이슬처럼 솟아오르는 섬.외적의 침입 알리려 봉화* 올리던 기상 가득한섬중턱 산자락에 펼쳐진 산죽(山竹)
[진실의 입]부모랑 손잡고 같이 온 꼬마아이저 입 속에 손을 넣어보라 하자뒷걸음 치다 그냥 '왕' 울음 터트린다사실 어제 게임 두 시간 했어요한 시간 했다고 엄마께 거짓말 했어요*시작(詩作)노트성년이 된 우리에게도 저런 시절이 있었겠지.백설처럼 순백하고 때묻지 않은 순수함 간직했던 시절,별처럼 반짝거리는 고운 마음 잊지 않았던 시절,그냥 미소가 번져오는 아릿한 심성을 간직했던 시절,보기만해도 듣기만해도 옆에만 있어도 아무런 경계심 없이상대를 끌어 당기는 아이의 눈빛이그리운 시절,''아이와 같이 되지 않으면, 결코 하늘 나라에 들어가
[자비 송(松)]내 피와 살을 주노라금강의 몸매 지닌 그대더없이 넉넉하고 더없이 푸근하다우러러 볼수록 시려오는그대가 하늘이다*시작(詩作)노트절집을 지키고 있는 금강송 한 그루, 어디서 날아온 지도 모르는이름 모를 나무의 씨앗을 몸 한 구석선뜻 내어주며 살포시 품어 주었구려이렇게 곱고 튼실하게 키워 냈구려.어찌 내 몸이 힘들지 않으며,어찌 내 것이 아깝지 않으며,어찌 내 정성없이 클 수 있었으랴내 몸의 피와 살 기꺼이 떼어주고 나누어주는 저 무량한 자비심그대를 바라볼 때마다 무섭게휘몰아 치던 태풍이 휩쓸고 간 후에, 한려수도 바다 물
카펠라(Cappella)는 새끼 염소를 뜻하는 라틴어입니다. '목자의 별'이라 불리던 별 이름이기도 하지요. '목자'가 종교적인 의미로 이어지면서 카펠라는 '예배' 또는 '예배드리는 곳'을 뜻하게 되었고, 음악과 관련해서는 성가대 음악가를 뜻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근대 시민사회가 형성되고 근대적인 오케스트라가 만들어지면서, 카펠라는 오케스트라를 일컫는 말이 되었습니다. 베를린 슈타츠카펠레와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는 현존하는 세계 정상급 오케스트라이지요.카펠라를 이끄는 사람을 이탈리아어로 '마에스트로 디 카펠라'라고 합니다. 지휘자를
통영의 가을은 특별하다. 하늘빛과 물색과 바람맛도 좋은데, 9월에는 연극제가, 10월에는 미술제가 사람을 춤추게 한다. 그 속에서 통영을 사랑하고 예술을 애정하는 사람들은 풍성하고 신비로운 가을을 만끽한다. 통영 사람들은 예술의 바다와 문화의 들판에서 기뻐하고, 깊어진다. 바다에서 길어 올리는 생선과 해물, 들판에서 거둬들이는 오곡백과 못지않다.가을을 만끽하는 데는 아이들도 빠지지 않는다. 2022 윤이상 동요제가 통영국제음악당 콘서트홀에서 열렸다. 어린 통영 주민들은 또래 친구들이 뿜어낸 동요와 함께 함박웃음을 지었다. 윤이상 선
[추모(追慕)]까무룩 혼절하며꽃진 저 자리에꿈 속에 꿈을 꾸며별똥별 하나선을 긋는다*시작(詩作)노트한 분을 떠나 보내고 오는 길목엔 한 여름날 화사하게 온 세상을 장식했던 꽃송이 하나 툭 떨어지고 있었다. 바람에 새긴 숱한 흔적들 사이로 또 한 시대가 저물어갔다.
[설렘]당신의 마음을 유혹하리라차마 이 말은 못하겠소대신 당신의 입맛을 유혹하리다참 숯불고기 맛으로.여주인에게서 금목서 향이 났다°금목서 꽃말: 당신의 마음을 끌다, 유혹하다.일명- 만리향*시작(詩作)노트그간 거리두기로 적조했던 지기(知己)들을 오랫만에 만나 야외로 나가, 툭 트인 들판과 호숫가를 트래킹 하며 못다한 이야기도 나누면서 모처럼 활짝 웃어 본 날이었다.어느덧 점심 시간인지라 우연히 들린 한적한 작은 도시의 '숯불고기 까페' 정원에는 오래된 금목서 한 그루가 눈길을 끌며 일행을 반긴다.예전 어디선가 본듯한, 곱게 나이 들
사실 선조는 인재를 알아보는 능력을 갖춘 군주였다. 이순신과 함께 한산대첩을 승리로 이끈 전라우수사 이억기 또한 선조의 결정으로 발령받았다. 서애 류성룡, 오성과 한음, 권율, 퇴계 이황, 율곡 이이 등 임란을 전후해 이름난 장수와 신하들이 많았는데, 인사 결정권을 직접 챙겼던 선조의 안목이 없었다면 어려웠을 것이다.이토록 인재를 알아보고, 적재 적시에 등용했던 선조가, 특히 이순신을 발탁하고 총애했던 선조가 왜 이순신을 미워하게 되었을까? 결론은 트라우마와 질투였다. 선조는 양부모가 왕과 왕비가 아닌 사람으로서 처음으로 왕이 된
식물성플랑크톤에는 규조류와 같이 패류의 먹이가 되는 유용한 종들도 있지만, 독소를 생산하는 유독성 플랑크톤들도 있다.통영연안의 경우 규조류인 캐토세로스(Chaetoceros spp.), 스켈레토네마(Skeletonema costatum)와 같은 패류의 먹이가 되는 유용한 종들이 주로 출현하지만, 때로는 독소를 생산하는 패독플랑크톤들도 일부 출현한다. 굴, 담치, 가리비 등의 이매패류가 패독플랑크톤을 섭이할 경우 독화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통영연안에서 발견되는 주요 패독플랑크톤으로는 1)알렉산드리움(Alexandrium spp.
[아, 숨막혀]넌, 내 거야한눈 팔면 죽는다나만 바라봐*이것도 분명 사랑(?)이리**시작(詩作)노트"함께 있되 거리를 두라. 그래서 하늘이 바람이 너희 사이에서 춤추게 하라"고 칼릴 지브란은 읊고 있다.가까이 하면 아프고, 멀리하면 외로운 고슴도치의 딜레마. 어느 정도의 온도가, 어느 정도의 거리가 진정 우리에게는 적당한걸까?"여전하구나 천만번 불지펴도 진한 노을빛/그리워지면 팍 손 내밀 수 있는 딱 고만큼만/물러서 보니 보이지 않던 것들 이제 보이네"(졸시 '사랑')한 가락에 떨면서도 따로따로 떨어져 있는 거문고 줄처럼 그런 거리
임진왜란 초반까지 이순신 장군은 선조의 상남자였다. 정약용 선생이 정조의 남자였다면, 이순신 장군은 선조의 상남자였다. 하지만 정유재란이 일어난 1597년쯤 이순신 장군은 이미 원수가 되어 있었다. 그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청년 장교 이순신은 주로 육군으로 근무했다. 당시로선 꽤 늦은 나이인 32세에 무과시험에 급제하였다. 첫 근무지인 함경도 삼수에서 종9품 권관으로 3년간 근무한 다음 한양으로 올라가 종8품 훈련원 봉사로 근무한다.이때 정5품 병조정랑 서익이 가까운 사람을 특진시키려고 하자 이순신이 강하게 반대한다. 이 때
가을엔 지방질 풍부 감칠맛 최고전어는 청어목 전어과의 물고기로 몸은 옆으로 납작하다. 몸 빛깔은 등 쪽은 누런빛을 띤 짙은 청색이며 배 쪽은 은백색이다. 등 쪽에는 갈색의 반점으로 된 세로줄이 여러 줄 있고, 등지느러미의 마지막 줄기는 실처럼 길게 뻗어있어 물 찬 제비처럼 날렵한 모습이다.전어는 우리나라 연안에 넓게 분포하고 있는 물고기로 잔가시가 많으나 맛이 있고 어획량이 많아 주요한 수산자원으로 취급되어 왔다.서유구의 임원경제지에는 '전어는 기름이 많고 맛이 좋아 상인들이 염장하여 서울에서 파는데, 귀한 사람이나 천한 사람이나
[가을아ㆍ리안아]닮은 듯 다른 듯지금의 그 순하고 가난한눈망울나에게도 와주었으면*시작(詩作)노트고양이는 사람들과의 유대감을 중시하면서도, 자신만의 세계를 동시에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어떤 동물도 주지 못하는 오묘한 기쁨과 즐거움을 안겨 주는 반려동물인 것을.[그대 고양이여/ 최진태]오래전 한 때는 신(神)으로도/ 받들어졌다던 그대/ 두 볼에 수줍음 한껏 감춘 채/ 장미꽃보다 도도한 저 몸짓이 눈부시다그댈 위해 몸바쳐 집사 노릇 했다/ 손짓하면 다가오겠지/ 아니네 다가서면 물러서네/ 착착 달라붙는 멍멍이를 닮은 듯/ 안 닮은 듯
소화·흡수 잘돼 기력 회복에 탁월민어는 조기와 같은 민어과에 속하는 난류성 어류로 큰 것은 몸길이가 1m를 넘고 무게도 20kg에 달한다. 바닷고기치고는 기골이요 크기도 가히 '팔척장신'이라 할 만하다.'백성의 물고기'란 뜻을 가진 민어(民魚)는 예로부터 남녀노소, 귀천의 구별 없이 모두가 즐겼던 생선이다. 그래서 선조들은 아무리 가난하다 하더라도 잔칫상이나 제사상에 민어만은 꼭 올려 조상님의 얼을 기렸다.민어는 흰 살 생선으로 소화 흡수가 빨라 어린이들의 발육촉진에 좋을 뿐만 아니라 기력이 쇠약한 노인이나 큰 병을 치른 환자들의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에 나오는 '환희의 송가'는, 일설에 따르면 본디 '자유의 송가'였다고 하지요. 원작 시를 쓴 프리드리히 실러가 '자유'(Freiheit)를 '환희'(Freude)로 바꾼 까닭은 당시 유럽 사회에서 '자유'가 지배계급에 도전하는 불온한 낱말이었기 때문이라고요. 그러고 보면 '환희' 대신 '자유'로 바꾼 노랫말이 더 자연스러운 것 같기도 합니다. "자유여, 아름다운 신의 불꽃이여!"(Freiheit, schöner Götterfunken!)오늘날 자유는 불온한 낱말이 아닙니다. 오히려 보수적 가치를 대표하는
[아버지]칼 하나씩은가슴에 품고 사는이 땅의 검객*시작(詩作)노트[이땅에 아버지들에게]정의로움도/ 세상의 시시비도/ 가리고 싶던떳떳하게도/ 사나이다운 처신/ 하고 싶었던멋들어지게/ 폼나게 살고 싶던/ 청운의 시절꿈많던 청춘/ 아버지도 있었다/ 짐지기 전엔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자식/ 금쪽같은 처나하나만을/ 의지하며 살아온/ 그들을 위해결심 했노라/ 한 몸 던질 각오를/ 처자식 위해빳빳한 고개/ 일자로 섰던 허리/ 기울어갔다입 눈이 있어도/ 못본 채 못들은 채/ 하게 되었고아닌것일랑/ 아니라고 말하지/ 못하게 된걸자존심일랑/ 애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