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떨어질 뻔]아 악니가 왜 거기서 나와역시 울울창창울릉 숲답네*시작(詩作)노트본격적 여름 휴가철에 접어들었다.산으로 바다로 섬으로 강으로 계곡으로 수영장으로 어디든 뜨거운 햇살을 피할 그늘막과,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곳으로 떠나고 싶은 충동이 바닷물처럼 넘실거리는 계절이다."열심히 일한 자 떠나라" 캐치프레이즈 처럼 팽팽한 긴장의 일상속에서 조금은 느슨 해지고 조금은 해이 해지며, 조이고 당겼던 생명줄을 잠시나마 풀어놓고 싶어진다.그간의 반복된 생활과 익숙한 것들에서 잠시 벗어나서 낯선 곳을 향해 떠나고 싶어진다. 컴퓨터나 모
한산도 야소마을과 산양읍 야소마을의 이름은 어원이 같다. 야소는 대장간을 뜻하는 말이기에 대장간 마을이었다는 설도 있지만, 여우가 자주 출현하는 야싯골이 야소골을 거쳐 야소마을로 정착되었다는 해석이 더 설득력이 있다.여우는 가장 한국적인 동물의 하나였고, 여우가 많은 야싯골은 전국 어디에나 있었다. 도회지에서 자라며 여우와 만난 적도 없는 아이들조차 "여우야 여우야 뭐 하니" 노래를 부르면서 여우와 친숙하게 놀았다. 그만큼 우리나라 사람들은 자연과 더불어 사는 법을 자연스럽게 익혀왔다.호랑이처럼 인명피해를 일으키는 동물조차 해학적으
"오늘 타루스킨이 제 글을 공개 비판했습니다. 그러니까 이제 저는 공식적으로 음악학자예요."음악학자·음악평론가 윌 로빈이 박사과정 학생이던 10년쯤 전에 소셜미디어로 이렇게 썼습니다. 맥락을 모르는 사람이 보면 무슨 뜻인지 알 수 없을 이상한 말인데요. 리처드 타루스킨이 미국 음악학계를 대표하는 대학자이면서 성격 까칠하기로 악명 높았던 사람이고, 그래서 영미권 음악학자 중에 타루스킨에게 된통 당해보지 않은 사람이 없다시피 하다는 사실을 알고 나면 저 말이 꽤 재치 있는 농담이라는 사실을 이해하게 될지도 모릅니다.타루스킨이라는 '통과
물속 삼매(三昧)네가 이기나내가 이기나아무리 더워도나의 수행 열정을어찌 막으리오 *시작(詩作)노트연일 열대야가 계속된다. 무더위를 식혀줄 시원한 장대비는 아니오고 감질나게만 한다.용맹정진 수행하는 선승(禪僧)도 폭염앞에선 손을 드신 듯 한데,"아닐세 목하 '물속 삼매' 중''이라고 강변한다. 노자의 도덕경에 나오는 "최고의 선은 흐르는 물과 같다"라는 '상선약수(上善若水)'라는 말을 화두(話頭)라도 삼은 듯.능히 마음으로 하여금 한 경지에 머무르게 할 수 있다면, 금강삼매경에 들 수 있다면, 물 속이면 어떻고, 숲속이면 어떻고, 불
반려식물 지금이 딱인데아끼면 뭐 된다고들 하지오늘도 눈으로 땄다 부쳤다차라리 정 주지 말것을유행가 가사가 햇살처럼 꽂히는 아침 *시작(詩作)노트5층 콘크리트 마당 위 화분에 묘종 심었더니, (그것도 다른 식물 옆에 셋방 살이로) 꽃 피우고 열매 맺더니 어느새 훌쩍 커서 성숙한 한 알의 오이가 되었다. 꼭 한 아이를 키우는 느낌이다. 오며 가며 눈 맞추며 교감하던 사이, 그냥 두면 늙은 오이가 되던가 낙과해 버리고 말텐데 하면서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차마 범하지(?) 못하고 있다. 그냥 저 대로 딱 멈추게 할 수는 없을까? 귀엽던
통영에서 소나무 숲이 가장 멋진 곳은 어디일까? 경주 삼릉 솔숲이나 선덕여왕릉 솔숲 같은 절경은 아닐지라도, 바닷길을 걷다 보면 바다를 배경으로 늘어선 멋진 소나무 숲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붉은색 적송이든 흑갈색 곰솔이든 바다를 배경으로 소나무 사진을 찍으면 운치가 있다.소나무는 우리네 삶 속에서 든든한 버팀목이자, 추억 속 친구로 오랫동안 함께 해왔다. 금줄에 솔가지를 매달고 태어나, 소나무로 만든 집에서 살다가, 소나무로 만든 관에 들어가 생을 마감한다. 철갑을 두른 남산 위의 소나무, 해란강 두르고 우뚝 선 일송정 푸른
부부 막 험담하다막상 남이 하며는막 화가 나는*시작(詩作)노트인류를 사랑하는 것보다 가까운 사람 사랑하기가 더 어렵다 한다. 제일 만만해도 제일 두렵기 까지, 가장 가깝다가도 가장 멀다는 생각까지 드는 묘한 사이, 그래도 이 몸이 환희롭던 그대가 고통받던 함께 지고 함께 헤쳐가야 하는 사이, 천년 약속 '사랑나무'엔지고지순 '눈물방울'이 필요한 걸.
어무이 감히내 새끼들을누가 건들여여민 베적삼결기로 똘똘*시작(詩作)노트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모성애는 숭고하다. 나는 못 먹고 못 입고 못 배워도, 내 자식만은 배불리 먹이고 좋은 옷 입히고 많이 배우게 하고픈 소망, 새벽이슬 맞으며 정안수 떠놓고 두 손 모으시던 뒷 모습, 시대는 변하여도 변하지 않는 절대적인 사랑이 존재한다. 창조주는 지구상에 신의 모습을 시현하기 위해 '어머니'를 보내 주었다는 말에 공감한다.여리고 어수룩 하고 남에게 싫은 소리, 큰 소리 한 번 못낼 것 같은 분이 어느 날 동네 아이들에게 따돌림 받고 눈물 콧물
글쎄 거울아 거울아내 안에나를 보려면어떤 거울봐야 돼? *시작(詩作)노트사각거울 둥근거울 손거울 볼록거울오목거울 소형거울 대형거울거울의 종류가 많기도 하다.그많은 거울 중에서 나의 본성(本性)을, 참된 나(진아 眞我)를 볼 수 있는 거울은 어떤 거울일까?자칫 들뜨기 쉬운 계절의 길목에서 바쁜걸음 조금 늦추며 따뜻한 차한잔 앞에 둔 채, 잠시라도 자신을 고요히 대면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떠할는지요?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심호흡과 함께 존재에 대한 물음을 스스로에게 던져보고, 관조해 보는 사유와 성찰의 시간이
최근 '파친코'라는 드라마가 제법 화제가 됐습니다. 한국계 미국인인 이민진 선생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했고, 드라마 각본과 감독을 모두 한국계 미국인이 맡았으며, 미국 자본으로 제작되어 미국의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인 애플TV+로 방영된 작품이지요. 뉴욕타임스, 가디언, CNN 같은 영미권 메이저 언론에서 호평하는 등 해외에서 꽤 성공한 작품인데, 한국에서는 한국 방송사에서 방영된 것도 아니고 시장점유율 높은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발표된 것도 아니어서 작품의 완성도에 비해 화제성이 그에 미치지 못한다는 느낌이기도 합니다.이 작품은
통영항에서 여객선을 타고 한산도로 들어가는 길, 작은 섬 두 개를 만난다. 상죽도와 하죽도로 불리는 두 섬에는 대나무가 가득하다. 태풍 때 큰 파도가 덮치면 섬 정상부까지 바닷물이 닿을 듯한데, 섬은 늘 푸른 모습으로 의연해 보인다. 임진왜란 때 조선 수군이 이곳 대나무를 베어 화살을 만들었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전설을 넘어 아예 역사적 사실로 받아들여지기도 하지만, 한산도의 지명 대부분이 후대에 누군가에 의해 스토리텔링 되었음을 생각하면 진위를 단정 짓기 어렵다.조선 수군의 압도적인 승리를 위해서 활과 화살은 필수였다. 판옥선과
제비가 날아간 강남은 양자강 이남과는 한참 멀었다. 대만과 오키나와를 지나 필리핀을 지나 적도를 넘어 호주까지 이어진 머나먼 길. 몸무게 16g의 제비가 휘돌아온 거리는무려 12,000km나 되었다. 문득 친구가 되고 싶다. 적도를 넘나든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을까.통영에서 날아오른 제비는 우선 제주도로 날아간다. 전국에서 모여든 수십만 마리의 제비들과 함께 머나먼 여정을 위해 '군점'과 '수조'를 진행한다. 비행경로를 점검하고, 비행 순서를 정하고, 체력이 부족한 제비들에겐 먹이활동과 체력 보충 기회를 제공한다. 물 찬 제비들이
나 아프게 하지마저 한려수도 펼쳐진 보물지도누가 숨겨놓았나 비밀의 코드천년을 자맥질 해도다시 솟아 오르는생명의 젖줄 *시작(詩作)노트비온 뒤라 쪽빛 한려수도 물결이 한결 더 눈부시다.바둑판 같이, 학익진 같이 펼쳐진 하얀 빨간 부표들 사이로통통 배 지나 다니는 풍경 장엄하다.때가 되면 굴이랑 멍게랑 조건없이 선사하는고맙고 넉넉한 바다.축복받은 우리네들 더 아끼고 더 보호하고 더 사랑해야겠다.
아리쏭 해 격정적이다 때론 저리 무덤덤사랑 이 놈 참덤덤하다 때론 이리 격정적사랑 고 놈 참
6월로 접어든 서호시장은 봄과는 확연히 다른 느낌이다.펼쳐 놓은 생선도 다르고, 채소도 다르고, 사람들의 옷차림도 한결 가볍다. 더위를 살짝 느낄 즈음 휙~~ 머리 위를 스치는 움직임에 고개 들어본다. 제비다. 한두 마리쯤 될까, 눈으로 쫓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시장통을 날아다닌다. 반갑다.강남 갔던 제비가 음력 삼월 삼짇날 돌아오니, 벌써 두 달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번잡한 시장통 어디에 둥지를 틀었을까? 새끼는 몇이나 키우고 있을까? 집 지을 재료는 어디서 구했을까? 궁금증에 아케이드 구석구석 제비 둥지를 찾아본다.공중화장실
천년지기 살집이 터져오고뼈마디에 진물 흐르던 세월나의 피 당신 주고|너의 살 내가 받아가슴에 가득 채운 지고지순 사랑가
역사는 승리자의 기록이다. 패배한 자의 기록은 소각과 왜곡 앞에 무기력하다. 그러기에 인물과 사건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신중해야 한다. 기록 너머의 사실을 폭넓게 살피는 건 역사를 공부하는 이의 숙제다.역사에 대한 평가는 각자의 몫이지만, 팩트는 정확하게 밝히고 기억해야 한다. 이순신 장군과 임란 해전사의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원균 장군이라는 팩트를 확인해야 한다. 전라좌수사와 경상우수사로서 함께 한산대첩에 임했고, 이후 삼도수군통제사와 휘하 장수로서, 백의종군하는 동안 2대 통제사로서 두 사람은 7년 전쟁을 함께 관통했다.원균
으라차차 생명의 불꽃활화산 같이 타올라 바위도 쪼갠다견디고 버텨온 인고의 세월'파멸 당할 수도 그러나 패배는 안돼'*두 주먹 불끈*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중 산티아고 노인의 독백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레너드 번스타인이 작곡하고 스티븐 손드하임이 가사를, 아서 로렌츠가 대본을 쓴 뮤지컬이지요.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가 이걸 영화로 만들어 지난해 12월에 공개했습니다. 한국에는 올해 1월에 나왔고, 3월에는 인터넷 스트리밍 서비스에 공개되었습니다.이 영화는 사실 2019년에 촬영이 끝났지만, 편집까지 끝나고도 코로나-19 때문에 1년 동안 개봉하지 못했었다네요. 그러다가 스티븐 손드하임이 지난해 11월에 타계했고, 사흘 뒤에는 스필버그가 연출한 '무대용' 프로덕션이 뉴욕에서 초연되었고, 한 달 뒤에는 영
미륵산은 통영 향인들이 잊지 못하는 명산이다. 높지는 않지만, 한려해상국립공원을 내려보는 전망이 드높고 품이 아늑하여 대한민국 명산에서 빠지지 않는다. 긴 역사와 수많은 이야기는 전망, 품세와 함께 미륵산이 명산에서 빠지지 않는 이유다.미륵산 동남쪽 언덕에 아늑하게 자리잡은 미래사는 이야기의 보고이자 힐링 명소다. 미륵도 자체가 미래의 부처 미륵을 기다리는 섬이자, 미륵 부처가 세 번의 법회(三會)를 열어 일체중생을 구원하는(度人) 곳이 미래사이다(최광수의 통영이야기 제212화, 미래사의 삼회도인문(三會度人門), 2019년 6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