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막오른 ``통영음악제`` 현장 뉴욕필 ¨시민회관 시설 떨어져¨

   
올해부터 연중 시즌 음악제로 바뀐 통영 국제음악제가 22일 경남 통영에서 개막했다. 그러나 폐막 공연으로 기대를 모으던 뉴욕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연주회가 낙후한 공연장 사정 등으로 취소되는 등 시즌 음악제의 첫 출발은 적잖은 난조를 보이고 있다. 10월로 예정됐던 뉴욕필하모닉의 연주회는 연주장인 통영 시민회관의 시설 불비와 단원·스태프 140명이 묵을 특급 호텔이 없다는 이유로 개막 직전 무산됐다. 안내 포스터까지 이미 붙은 후였다. 통영 국제음악제 관계자는 “뉴욕필하모닉 답사진이 현 연주장인 800석 규모의 시민회관에서는 공연이 어렵다고 했다”고 밝혔다. 진의장 통영시장은 22일 이와 관련, “2007년까지 윤이상홀(1500석)과 리사이틀홀(500석)을 갖춘 통영 음악당과 종합 부대시설을 2500억원을 들여 짓겠다”고 밝혔다. 통영 음악당은 도남동 충무관광호텔 자리에 들어서며, 음악당 옆에는 특급 호텔(250실)과 야외공연장, 쇼핑센터 등 부대시설이 함께 건설된다. 통영 음악제는 당장 내년에 통영이 낳은 작곡가 윤이상(尹伊桑)의 10주기를 맞아 베를린필하모닉의 통영 연주회를 교섭 중이며 영국 BBC심포니(2006년), 미국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2007년) 연주회도 예정되어 있지만, 이번 뉴욕필하모닉의 통영 공연 무산 이유가 해결되지 않는 한 이들 공연도 성사가 쉽잖을 전망이다. 통영 국제음악제가 올해부터 연중 시즌제로 방향을 튼 것도 이 같은 고민의 산물이다. 일주일 반짝 행사를 하고 내내 놀리는 음악당을 큰 돈을 들여 지을 필요가 있느냐는 일부 여론을 의식한 것. 22~27일 시즌 개막 프로그램은 현대음악에 특화, 윤이상을 기리는 음악제에 어울린다는 평가다. 국립오페라단이 22일 개막 무대로 선보인 윤이상 오페라 ‘영혼의 사랑’, 쇤베르크의 대작 ‘구레의 노래’ 한국 초연(27일·충무체육관), 탄둔의 ‘신 마태수난곡-워터 패션’(26일·통영시민회관) 등이 돋보인다. 그러나 올해 처음 시도하는 여름·가을 프로그램은 특색 없이 산만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마이스키(첼로)·백혜선(피아노)의 듀오(6월 20일·통영), 정트리오(8월 30일·통영), 뉴욕필하모닉(10월 15·17일·서울) 공연은 서울과 통영에서 흩어져 열리는 3개 무대를 ‘통영’ 이름으로 짜깁기한 수준이라는 비판이다. 통영 국제음악제 프로그래머의 한 사람인 김승근 전임위원은 “연중 시즌을 운영하는 스위스 루체른 음악제를 참고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루체른의 경우, 봄에 ‘부활절 음악제’, 8~9월 한 달간 화려한 오케스트라 리그인 여름음악제, 가을에 피아노음악제 등 주제가 선명한 소(小)시즌제로 꾸미고 있다. 김씨는 “내년부터는 봄 시즌은 현대음악으로 꾸미고, 가을에는 대중적 프로그램을 편성해 음악팬들이 통영을 1년 내내 찾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한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