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군 형성안돼 출어포기 선단 속출, 유류비 인건비 감당못해

   
“남해안 멸치가 사라졌다”법정출어기를 맞아 멸치잡이에 나선 기선권현망업계가 사상 유례 없는 어획부진과 어가폭락에 출어를 포기하고 있다.기선권현망수협(조합장 정세현)에 따르면 지난 1일 첫조업에 나선 선단에서 잡아들인 어획량은 선단 평균 400여포(1포 2kg)로 그나마 잡힌 멸치도 지난해 1포당 3,000원 이상의 가격을 받을 정도의 품질이 이지만 지금은 최저 900원에서 최고 1,500원선을 밑돌고 있다. 하루 수익이 100만원에도 못 미치고 있는 것이다.이는 예년의 경우 하루 평균 3000포가 어획돼 1000만원 이상의 어획고를 올린 것과 비교하면 물량과 금액 모두 1/10수준.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선단에서는 건조도 하지 않은 생멸치를 타수협에 위판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업계최대의 불황이라 여겼던 지난해의 경우도 출어 초반에는 금어기 동안 번식된 멸치 풍어로 대부분 만선을 채웠지만 올해는 출어당 소요되는 경비조차 맞추지 못하고 있다.1선단(1선단 5~6척)당 출어 경비는 유류대와 인건비 등을 포함해 하루 600만∼700만원선. 하지만 어획고는 이에 턱없이 모자란 100여만원에 불과하다.이 같은 사상 유례 없는 어획부진에 대부분의 선단들은 출어에 나설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특히 법정출어기에 맞춰 출어에 나섰다가 지난 3·4 양일간 태풍으로 인해 출어를 중단해야만 했던 선단들조차 태풍이 소멸되고 바다가 잠잠해진 5일이후 일주일동안 출어를 포기했다.출어에 앞서 조업예정지에 어선탐지선을 띄워 해황을 파악했지만 기대하던 멸치떼는 없었기 때문이다.업계는 흉어 원인으로 멸치가 서식하기에 알맞은 적정 수온이 형성되지 않은데다 욕지 모래 채취로 인한 멸치 산란장 파괴돼 어군 형성이 안되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나마 업계는 올해 윤달이 빨리 찾아와 시기상으로 멸치 어군이 예년보다 한달 가량 늦게 형성 될 것이란 전망에 실낱같은 희망을 걸고 있다. 김모(45·동호동)씨는 “멸치잡이 20년만에 멸치가 없어 출어를 포기하는 처음이다”며 “나가봤자 허탕이고 기름값도 안나오니 멸치 어군이 형성되기만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고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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