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와 수협중앙회의 보이지 않는 고래 싸움에 통영수협이 몸살을 앓고 있다.일찌감치 해수수협의 부채 및 재산, 금융 거래 등을 계약 이전할 수협으로 지목 받아온 통영수협은 지난 7일 해양수산부로부터 ‘계약이전 수협’으로 유일하게 권고 받았다.통영수협은 약 300명에 달하는 해수수협 조합원의 절반 가량이 통영수협 조합원으로 이중가입돼 있는 만큼 조합원 자격 및 금융거래 유지에 가장 적합한 것으로 판단돼왔다.하지만 통영수협은 해수부의 계약 이전 권고를 받고서도 지난 16일까지 이사회나 대의원총회의 소집, 의결 등 관련 절차를 밟지 못한 채 엉거주춤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통영수협 진장평 전무는 “해수수협 조합원들이 아직도 다른 수협과의 합병을 추진하고 있는 마당에 통영수협에서 계약이전 절차를 무리하게 추진할 경우 심각한 마찰과 지역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며 “당분간 사태의 추이를 지켜볼 예정”이라고 말했다.이같은 통영수협의 미지근한 태도는 지난 7일 해수수협에 대해 ‘사업정지’조치를 내린 해수부가 추석이전까지 계약이전 수협을 확정, 관련 절차를 완료하겠다고 한 호언장담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그 배경으로 해수수협의 조합원인 박종식 수협중앙회장이 ‘해수수협의 제3수협과 합병’을 강력히 주장, 수차례 합병 기회를 줄 것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란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이 때문에 통영수협에서는 “해수부 장관은 ‘계약이전 절차를 추진하라’하고 수협중앙회장은 ‘하지 말라’고 한다”며 “해수부와 수협중앙회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모르겠다”는 불평이 터져 나오고 있다.이에대해 해수부 임광수 수산정책과장은 “지역에서 혼선을 빚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해수수협 사업정지 및 계약이전 방침은 해양수산부 장관이 내린 지시인 만큼 추석을 전후해 반드시 계약이전수협을 확정하고 관련절차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하지만 해수부와 중앙회의 엇갈린 방침에 통영수협이 갈피를 잡지 못해, 해수수협의 계약이전 절차가 늦어지면서 자금 수요가 많은 추석 명절을 앞두고 ‘1인당 2천만원 한도’의 인출만이 가능한 해수수협 금융고객들이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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