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청, 해수소통 무시한 방파제 시공…주민, “동호만 살리기 위해 설계 변경해야”

   
동호동 남방파제가 해수의 흐름을 무시한 채 설계, 시공되고 있어 동호만의 오염을 가중시킨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하지만 시공사인 마산지방해양수산청(이하 마산청)은 이에따른 문제의 심각성은 인식하면서도 비용과 현실적 효율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설계변경 불가방침을 고수하고 있다.마산청은 지난 6월 동호만 남방파제가 소파시설(파도가 부딪치는 힘을 줄이는 시설)이 없고 천단고(해수면의 높이가 최고일때 방파제 상단부와의 높이 차이)가 낮아 접안중인 선박의 파손사례가 빈번히 발생함에 따라 기존 방파제를 보강하는 공사에 착수했다.총 16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동호동 지선내 남방파제 315m와 매립지 호안 329m 전반을 보수하는 이번 공사는 해수의 평균수위와 최고수위를 감안해 파고를 견딜 수 있는 높이의 콘크리트 타설을 통해 상치를 보강하고 1m 높이의 안전난간을 설치하기로 설계됐다.이중 남방파제는 기존의 피복석(1㎥ 크기)을 제거하고 1회당 1m씩 바닥을 높이는 방식으로 총 3회에 걸쳐, 높이 3.4m 넓이 5.4m(해안쪽 1m 높게)의 콘크리트 방벽을 만들 계획이다. 완공은 오는 2005년 3월로 현재 1회차 작업을 끝내고 2차 콘크리트 타설을 준비중이다.그러나 마산청이 동호만의 해수 유통은 완전히 무시한 채 방파제 설계를 감행하고 착공에 들어갔다는 사실이 최근에 밝혀지면서 조류차단에 따른 동호만 오염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관련업계와 주민들은 “동호만 안쪽이 지금처럼 썩어버린 1차 원인이 방파제가 해수소통을 막으면서 바닷물을 묶어뒀기 때문이다”며 “환경오염을 가장먼저 염두해야 할 해양청에서 이러한 지적을 무시하고 일을 벌이는 건 이해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특히 주민들은 “현재 설계대로 완공되면 동호만 전체가 썩어버릴게 불 보듯 뻔하다”며 “당장 해수소통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설계변경을 촉구했다.주민들은 또 “오죽하면 통영시에서 동호항과 제일조선소를 가로지르는 해수 통로를 계획했겠느냐”고 되물었다.방파제 인근 바닷속에 직접 들어갔던 한국해양구조단 강길영 단장은 “내만은 이미 손댈 수 없을 만큼 오염됐지만 바깥쪽은 그나마 괜찮은 편이였다”며 “방파제 끝 100m 구간에 너비 5m의 수중 통로를 2∼3군데 만든다면 해수 소통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이에대해 마산청 항만공사과 담당자는 “설계당시 해수소통 문제가 제기돼 검토한 적이 있다”며 문제점을 인정하면서도 “해수유통 박스를 만드는건 배보다 배꼽이 더 큰데다 굳이 필요성이 없다는 판단에 따라 현재 설계대로 시공키로 했다”고 해명했다.또 “방파제를 제외하더라도 동호만은 오픈된 면적이 더 많아 해수 소통에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된다”며 “북방파제 보수시 이 부분을 신중히 검토해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이와함께 통영시가 추진중인 통발어선 접안시설 확충을 위해서라도 현재 3.4m에 불과한 출입로 넓이를 1m이상 확충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시공중인 남방파제 상부의 총 넓이는 5.4m지만 해안쪽 2m가 1m 높이로 경사지게 설계돼 차량의 경우 실제 출입이 가능한 구간은 3.4m에 불과하다.이는 5톤에 달하는 활어차량이 출입하기에는 사실상 불가능해 접안시설을 감안할 경우 출입로 확충은 불가피 하다.마산청 역시 보강공사 완료 후 시의 요청을 수렴, 전체 항만설계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혀 현행 설계를 고수하면 불필요한 이중 공사를 해야만 한다.시민 최모(47·동호동)씨는 “정부가 앞장서서 동호만을 오염시키려고 들고 있다”고 지적하고 “지금이라도 공사를 중단하고 해수유통 통로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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