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바르게살기운동 협의회 회장 신오경

 

우리나라엔 바르게살기운동협의회라는 것이 있다. 새마을운동과 더불어 국민의 정신혁명을 선도하고 더불어 사는 사회를 조성하는 국민운동단체다.
 
전국 대부분에 지역협의회가 있고 통영에도 동 단위까지 협의회 지부가 퍼져있는 대표사회봉사단체인 셈이다.
 
지난 5일, 바르게살기운동 협의회(이하 바살기) 통영지부 회장 신오경(48·치과의사)씨를 만났다. 벌써 3년의 임기를 마치고 내년이면 회장직을 내려놓는다고 했다.
 
"생업이 의사라 환자 돌보는 일을 소홀히 할 수도 없어 회장으로서 활동을 제대로 못 한 것 같아 너무 미안한 마음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제가 더 한다는 건 과욕이죠. 잠시 내려놓으려 합니다."
 
통영시의 사회단체 지원금이 전반적으로 축소되면서 바살기도 어려움에 처했다.
 
협의회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서는 사무국장을 두고 운영해야 하지만 빠듯한 운영비 때문에 간사 한명이 업무를 처리하다보니 제대로 활동하기 어렵고 여기에 읍·면·동 지부에 지원금까지 보내야하니 더욱 힘들다는 것이다.
 
"통영의 경기가 침체되고 시 지원도 축소되니 활동이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몇 년 전에는 도남동 공용주차장 사업입찰에 선정되어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모을 수 있었는데 지금은 개인사업자들에게 낙찰돼 봉사활동 하기가 더욱 어려워졌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바살기는 각종 시민의식개혁 캠페인부터 소외된 이웃을 위한 쌀 기증과 사랑의 바자회까지 꾸준한 활동을 해왔고 그 중 돋보인 활동은 병뚜껑 모으기였다.
 
소주병 뚜껑이나 통조림 캔 따개 같은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진 것들을 모아 장애이웃에게 휠체어를 기증하게 된 것이다.
 
"3월 쯤에 한 회원의 제안에서 시작됐어요. 이런 뚜껑과 따개들을 모아서 팔면 자원 재활용도 되고, 봉사활동 자금도 모이니 일석이조 같아 출발했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저와 협회감사님과 간사 이렇게 세 명이서 수거를 시작했는데 따개나 뚜껑이 분리된 상태가 아닌 경우가 많아서 일일이 분리해야 했죠. 또 병과 함께 있는 뚜껑은 속에 이물질이나 침출물들이 많아 한번 나르고 나면 차안이 엉망이 됐어요. 그러다 다른 회원들도 하나 둘 모아오기 시작했고 그렇게 모인 것들을 드디어 팔아 휠체어를 살 수 있었습니다."
 사실 힘들게 모았지만 모인 금액은 얼마 되지 않았다고 했다. 좋은 일에 쓰이는 일이니 휠체어 구매 시 원가에 달라고 부탁했고 또 감사님의 도움으로 어렵게 두 대를 마련할 수 있었다고도 했다.
 "폐품을 모을 때 들어간 돈이 팔아 모은 돈보다 더 나갔어요. 그래도 자원 재활용 분위기도 조성하고 이웃도 돕는 일이기에 할 수 있었죠. 하지만 다시 하라고 하면 어려울 것 같아요. 정말 어렵거든요."
 이런 어려움 속에서 구입한 휠체어 두 대를 지난 8일 열린 바살기 회원대회 날 무전동 사회종합복지관에 전달했다.
 이제 3년 임기의 끝을 앞두는 신 회장은 담담히 그동안의 소감을 전했다.
 "정말 제대로 바르게살기운동협의회를 이끌 수 있는 분이 회장이 돼야 해요. 현재 저는 제대로 활동을 못한 것 같아 미안한 맘 뿐 입니다. 나중에 나이가 더 들어 시간의 여유를 가질 때 다시 시작하고 싶어요. 좀 더 바르게 살기위해서 물러나지만 때가 되면 다시 열심히 뛰어야죠."
 성금을 모아 기부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렇게 자원재활용까지 생각하는 봉사·기부활동을 펼치는 바살기.
 내년에도 시민의식 개혁과 소외이웃 돕기에 앞장서길 기원한다.
【 남경필 기자】

저작권자 © 한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