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자원 활용 못하는 애물단지, 유지비 수천만원

경남도가 임진왜란 당시의 원형으로 복원했다는 거북선과 판옥선 바닥에 바닷물이 계속 차오르고 있어 관광자원으로 활용치도 못하고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거제시 지세포항에 정박한 거북선과 통영시 강구안의 판옥선 선체에 양수기가 설치돼 3~4일에 한 번씩 바닥에 차오른 바닷물을 밖으로 퍼내고 있는 실정이다.

거제시 관계자는 "지난 6월 거북선이 도착한 직후부터 바닥에 물이 고여 양수기로 1~2주일에 한 번씩 물을 퍼냈는데 최근에는 빈도가 더 잦아졌다"고 말했다.

현재 거북선은 선체 하부에 고인 바닷물의 무게 때문에 우측 선미 방향으로 조금 기울어져 있다. 이 때문에 현장 관계자들도 매일 거북선의 내부 상황을 체크하고 있다.

공사 관계자는 "목선의 특성상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앞으로도 주기적으로 물을 퍼내야 한다"라며 "설계상의 결함 여부는 확인된 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선제작 전문가는 "목선은 진수 이후 목재가 자리를 잡는 과정 때문에 일시적으로 물이 조금 차지만 양수기로 퍼낼 정도는 아니다"라며 "설계상의 결함이나 건조 과정에서 마른목재를 사용하지 않았거나 하는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지적했다.

통영시 강구안에 정박한 판옥선도 거북선과 비슷한 상황이다.

이 같은 침수 문제가 계속되면서 거제시와 통영시의 부담만 커지고 있다.

앞서 경남도로부터 거북선 제작사업을 수탁한 경남도개발공사는 충남 서천 금강중공업과 ㈜한국종합설계 대표를 상대로 19억1천만원을 배상하라는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창원지법에 제기했다. 재판이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당초 거북선과 판옥선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려던 거제시와 통영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다.

특히 목선은 일 년에 한 번 정도 육상으로 옮겨 선체 바닥에 붙은 해초나 패각류 등을 제거하는 선저 청소 작업을 거쳐야 하는데 비용이 수천여만원에 이른다. 선저 청소를 하지 않으면 선박의 속력이 느려지고 목선의 경우 목재가 썩는다.

길이 25.6m, 폭 8.67m, 높이 6.06m인 거북선은 2천500여만원, 길이 41.80m, 폭 12.03m, 높이 9.51m인 판옥선은 3천여만원의 비용이 들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거제시와 통영시 관계자는 "제대로 활용 한번 못 해보고 유지보수비용만 드는 셈"이라며 "뚜렷한 대책 없이 해를 넘기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경남도는 '이순신 프로젝트'의 하나로 지난해 3월 33억여원에 충남 서천의 금강중공업에 제작을 의뢰해 1년여 만에 3층 구조의 거북선과 판옥선을 1척씩 건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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