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원문(統營轅門)은 통제영 군영으로 들어가는 관문으로써 원문고개에 위치했었다.

1682년(숙종8) 제61대 원상(元相) 통제사 때 통제영으로 오가는 유일한 육로의 북쪽 10리 지점인 이곳에 세운 성문이었다.

2층 문루는 '공신루(拱辰樓)'라 칭했으며, 다락 위층에는 '삼도대원수원문(三道大元帥轅門)', 아래층은 '삼도대도독원문(三道大都督轅門)'이란 편액이 각각 걸려있었다. 

그리고 원문성(轅門城)은 1742년(영조18) 송징래(宋徵來) 통제사 때 원문 좌우로 성가퀴 각 10첩을 쌓았으며, 나머지부분은 1785년(정조9) 이방일(李邦一) 통제사 때 다시 축성하여 북신만과 죽림만의 양쪽 해안까지 이어졌다. (발췌 김일룡 향토역사관장)

1) 통영원문(統營轅門) / 오횡묵(吳宖默) 1886년 영남향별사, 고성부사(固城府使, 1893~1894년).
轅門之下水如彎 원문 아래 물이 활처럼 굽어있고
蜂腰形便兩地間 양 땅 사이 잘록한 허리 모양이다.
最雄三道大元師 최고 우두머리 삼도 대원사(大元師),
莫重一邦統制關 막중한 한 나라의 통제사 관문이다.
粵自壬亂設此門 임진란에 기인하여 이 문을 세웠는데
忠武威望斗與山 충무공의 위세와 명망이 산과 더불어 두드러졌구나.
雉堞自門至海止 원문으로부터 성가퀴가 바다 끝에 이르고
水陸之禁重防閒 바다와 육지의 위협을 방어하는 중요한 길목이네.
一夫當關萬莫開 한 사람이 관문을 지키면 만 사람이 와도 뚫지 못하며,
挾山超海越亦艱 산을 겨드랑이에 끼고, 바다 건너 넘어가는 것도 어렵다.
老我到此徒徊徨 늙은 내가 이곳에 이르러 헛되이 어정거리며
只吟一詩薄言還 돌다가 얇은 글로 시 한편을 읊을 뿐.

[주] 일부당관 만부막개(一夫當關 萬夫莫開) : '한 사람이 관문을 지키면 만 사람이 와도 뚫지 못한다'라는 뜻으로, 수비하기는 쉽고 공격하기는 어려운 험한 지세를 비유하는 말.
[주2] 협산초해(挾山超海) : 태산을 겨드랑이에 끼고 바다를 건너다, 불가능한 일, 할 수 없는 일

2) 월포로부터 통영에 도착했다(由月浦至統營) / 하겸진(河謙鎭,1860~1946년)
行行記昔遊 돌아다니며 일찍이 노닐었던 기억을
屈指三十年 손꼽아보니 삼십년 전이었네.
廢城無遺石 폐성에는 남은 돌도 없고
轅門有陂田 원문(軍門)엔 비탈진 밭만 있을 뿐.
山川緬非故 산천은 아스라이 옛날과 다르고
市肆如積煙 상점엔 연기 뿌옇게 덮어서라.
一徑穿海底 한 길이 바다 밑을 뚫었고
千帆集雲邊 수많은 배들은 구름 가에 모였네.
雨卷閑山澨 비 걷힌 한산도 물가,
日隱龍華顚 해지는 용화사 꼭대기,
千年墮淚地 천년이나 눈물 흘린 땅
忠祠獨巋然 충렬사 홀로 우뚝 솟았네.

◯ 河謙鎭(하겸진) : 1860~1946년. 진양인(晋陽人). 자는 숙향(叔享), 호는 회봉(晦峰), 진주 사곡(士谷)에 살았다. 하수일(河受一)의 후손, 하재익(河載翼)의 아들로 곽종석의 문인이다. 1919년 파리장서에 서명한 일로 체포되어 옥고를 치렀고, 1925년 김창숙이 만주독립군 기지건설을 위해 주도한 군자금 모금 활동에 적극 지원하였다. 1995년 건국훈장 애족장에 추서되었다.


3) 등공신루(登拱辰樓) 원문성 2층 문루에 올라 / 오횡묵(吳宖默).
立馬城陰近海藩 바닷가 성 북쪽에 말을 세우고
拱辰樓屹乍憑軒 공신루 높은 곳에 올라 잠시 기대었다
關防水國兼三道 삼도의 바다를 지키는 관방이라,
管轄金湯第一門 그 방비가 견고하기로 으뜸이네.
湖嶺之間閒日月 이로써 영호남이 모두 평화롭고
龍蛇以後靖乾坤 임진왜란 이후 천지가 편안해졌다.
要衝設險由來壯 요충지에 세운 통제영이 웅장하니,
忠武嵬勳不可諠 이충무공의 높은 공훈 잊을 수 없으라.

◯ 오횡묵(吳宖默) : (1834년 ~ ?), 조선 말기의 문신‧학자. 본관은 해주(海州). 자는 성규(聖圭), 호는 채원(茝園). 19세기 말에 정선군수‧자인현감‧함안군수‧고성부사‧공상소감동(工桑所監蕫)‧지도군수(智島郡守)‧여수군수 등을 두루 거쳤다. 그는 부임한 지방의 수령으로서 요직에 있을 당시 자신의 많은 시문(詩文)은 물론 관청에서 중요하게 집행되었던 일과 내외에서 일어났던 중대한 일 등을 일기체로 엮어 놓았는데, 이것이 오늘날 귀중한 자료로 남겨져 전해지고 있다. 주요저서로는 《채원집(茝園集)》‧《정선총쇄록(旌善叢瑣錄)》‧《자인총쇄록(慈仁叢瑣錄)》‧《함안총쇄록(咸安叢瑣錄)》‧《고성총쇄록(固城叢瑣錄)》‧《지도총쇄록(智島叢瑣錄)》‧《여재촬요(輿載撮要)》 등이 있다.

4) 남으로 원정가(南征) / 김진규(金鎭圭) 1689년 음 6월.
天明歷固城 하늘이 맑을 무릅 고성을 지나
溟渤縣南拆 큰 바다에 이르니 고을이 남쪽으로 터져있으니
肅肅統帥營 엄숙하고 고요한 통제영(통수영)이로다.
山海轅門闢 산과 바다가 진영의 문을 열고
徒旅敢徑度 나그네 무리가 감히 질러가지 아니하랴.
武士嚴關鑰 무사가 엄중한 관문을 지키는데
路盡迫海漘 길 끝이 바다 물가에 닿아 있어
下馬催登舶 말에서 내려 배에 오르길 재촉한다.
日暮水粘天 날은 저물고 바닷물은 하늘에 붙어 있고
惡風兼漲汐 거친 바람에 바닷물이 온통 출렁이며
船舷翻桔橰 뱃전엔 두레박으로 물을 푼다며 뒤집는다.
濤浪吼霹靂 마구 물결치니 벼락이 울부짖고
飄流失渚步 표류하다 물가 나루터에서 어긋났으나
辛苦傍涯泊 괴롭고 고생한 후, 물가 가까이에서 머물렀다네.
此地是我居 이 땅에서 무릇 내가 살게 되었는데
風土足驚戄 여기 자연환경에 충분히 놀라 당황하였다.

5) 세병관(洗兵館) / 각 수영(水營)을 통제하는 웅대한 청사(廳事), 이식(李植 1584년∼1647년) 조선의 문신.
巨港呑滄海 푸른 바다 집어삼킨 거대한 항구
華軒起半空 공중에 우뚝 솟은 화려한 전각
山形連棨戟 산세는 마치도 의장대 도열한 듯
水怪避艨艟 물속의 괴물들도 전함이 무서워 피하리.
一帶襟喉壯 웅장하도다 일대의 요해처여
三方節制通 세 방면 모두가 절제를 받는구나.
銀潢不可挽 은하수 물 끌어다 씻어 버릴 수 없을까?
氛祲尙迷東 동방에 아직도 얽혀 있는 저놈의 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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