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사리는 이름에서 의미하는 것과 같이 죽지 않는 동물로 또는 굴이나 피조개 전복 등 패류를 포식하여 어업인에게는 골칫거리로, 근래에 와서는 바다의 쥐로 불릴 정도로 해적생물로 알려져 있다. 불가사리는 지금부터 약 5억년전인 오르도비스기에 최초로 지구상에 출현하였고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불가사리 종류는 별불가사리, 거미불가사리, 아무르 불가사리 등 47종의 불가사리류가 보고되고 있다. 이들은 몸의 일부가 절단되어도 본체는 물론 절단된 부분도 새로운 개체로 성장하는 등 재생력이 매우 강한 동물이다. 우리나라 연안에 서식하고 있는 불가사리의 량은 대량 1㎡당 0.5마리 정도로 추정될 만큼 엄청나게 서식하고 있다. 보통의 불가사리는 알려진 것과는 달리 식성이 살아있는 어패류만 먹는 것이 아니고 썩은 유기물도 먹어서 분해하는 이른바 스카벤져(scavenger) 식성이기 때문에 바다의 청소부로도 볼 수 있다. 즉, 바다의 해적이란 별명을 가진 포식자 이기도 하지만 식성의 일부 기능은 환경에 유용한 작용을 함으로서 인류에게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예를들어 어류 가두리양식장 아래부분 같은 환경이 열악한 곳에는 다른 생물은 살수가 없고 불가사리를 비롯한 갯지렁이, 해삼 등 일부 저서생물만이 살수 있고 그기에 쌓인 어류폐사체나, 사료, 배설물 찌꺼기 등 유기물을 섭취하여 환경에 무해한 무기물로 바꾸는 작용을 함으로서 환경친화적인 생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아무르 불가사리는 포식자로서는 가장 악명 높은 종이다. 이종은 본래 북태평양 연안의 차가운 바다에 서식하는 냉수성으로 알려져 있으나 현재는 세계적으로 널리 분포하며 우리나라 남해안에 출현하는 종은 따뜻한 수온에 오랜기간 적응해온 것으로 보인다. 이종은 다른 불가사리와는 달리 완전한 육식성으로 살아있는 생물만을 섭취하는데, 우리나라와 일본 등의 주요 양식대상종인 굴, 전복, 반지락, 피조개, 홍합 등에 막대한 피해를 주는 해적생물이다. 뿐만아니라 해면류나 갯지렁이류 갑각류, 성개류, 어류등과 같은 표서 및 내서 동물을 기회적으로 포식하여 패류양식장에 대한 경제적 피해뿐만 아니라 해역의 고유한 저서생물군집의 안정성을 교란시키거나 파괴하기도 한다. 원산지로부터 유입된 경위는 선박밑바닥에 붙어서 이식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종도 동일방법으로 이식된 것으로 추정되고, 체색은 노란색이나 짙은 황색 등이며 크기도 여타 불가사리 보다도 크고 포식활동이 왕성하여 하루 이동반경이 반경 200m나 되며 1일간 포식하는 패류량이 패류의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수십에서 백여마리가 넘는 것으로 추정되며 번식도 왕성하여 한 마리가 최대 1,000만개의 알을 산란하고, 산란된 알은 환경조건이 좋지않거나 부화하는데 적절하지 못한 환경에서는 5, 6개월간 이라도 부유생활을 하며, 다른 동물들이 이알을 먹지 못 하도록 특수한 조치(?) 까지 해놓는다. 예로 국내 어느 실험실에서 수십일을 굶긴 어류치어에게 다른 생물의 알과 함께 이알을 먹이로 공급하였으나 유독 이 알만은 먹지 않는 것이 이상하여 알 성분을 분석해보니 표면에 사포닌으로 코팅을 해놓아 다른 생물들이 먹을수 없도록 해놓은 것이었다. 정말 지독하고 대책이 없는 종이다. 그러나 중국의 일부지방에서는 체내의 높은 농도의 생리활성물질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식용으로도 이용되고 있다. 정부나 자치단체에서는 불가사리의 구제를 위하여 물리, 화학, 생물학적인 방법을 동원하여 포획하고 있고, 포획한 불가사리는 1kg당 1,000원 정도에 수매를 하고 잡은 불가사리는 말려서 비료로 사용하고 있는데 건조만 잘하면 비료로서는 훌륭한 효과가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유일한 포식자는 어류중 가장 이빨이 단단한 돌돔정도가 아닐까 하나, 상습적으로 불가사리만 잡아먹는 것 같지는 않다. 그러므로 불가사리류는 해양의 저서무척추 동물중에서 가장 상위의 생태적 지위를 가진 포식자로 패류양식에 피해를 주는 것은 물론 열대산호초 지역의 생물다양성을 파괴하여 심각한 환경문제를 발생시키기도 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에서도 불가사리를 이용하여 항암물질, 등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들이 진행중인데 고순도의 칼슘 추출은 성공하여 조만간 식품으로 시판될 것으로 알고 있다. 앞으로 해양생물 가운데 의약품이나 산업적으로 획기적인 신물질이 나올 가능성이 풍부하지만 불가사리도 그 좋은 대상생물 중 하나로 볼수 있다. 최근에는 우리나라의 연구진에 의하여 불가사리의 독소를 효소요법으로 제거한뒤 항균성·항산화성과 미백효과가 있는 생리기능성 물질을 분리 추출 정제하는데 성공하여 기능성 화장품재료로 개발중이라고 하는데, 골칫거리 해적생물이 어업인의 소득증대 품목으로 탈 바꿈할 수 있는 전기가 마련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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