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느티나무 경상남도 장애인부모회 통영시지회 김철용 회장

시골 마을 어귀, 큼지막이 자리잡은 아름드리 느티나무.

오랜 세월 함께한 느티나무는 마을 주민들의 든든한 버팀목이자 뜨거운 뙤약볕이 내리쬘 때면 풍성한 나뭇잎을 드리워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주는 고마운 친구다.

내 아이에게 만큼은 이런 느티나무가 되고픈 엄마, 아빠들의 모임이 있다.

(사)느티나무장애인부모회.

자녀에게 붙여진 장애라는 꼬리표를 운명처럼 받아들이고 그 아픔마저 넉넉하게 품은 이들이 뜻을 모은 단체다.

상담과 활동 프로그램을 통해 장애인은 물론, 가족들의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돕는다.

통영시립테니스장 옆 경남지체장애인협회 3층 옥탑방에 보금자리를 마련, 경상남도부모회 산하 통영시지부로 설립 된지 올해로 4년째. 발달장애 자녀를 둔 통영지역 부모회원 88명이 함께하고 있다.

2012년 현재 통영시에 등록된 발달장애인은 지적장애, 자폐성장애, 뇌 병변장애 등을 합쳐 총 1,215명이다. 통영시 전체 인구의 0.8%다.

"내 아이가 자라면서 겪게 될 삶의 비바람과 거센 폭풍을 막아주는 든든한 바람막이가 되고 싶습니다."

통영시지부 김철용 회장 역시, 보는 것만으로 가슴시린 아이가 있다. 출산의 순간 갖게 된 발달장애로 16살이 된 이 순간까지 3살 지능에 머물고 있는 작은 아들이다.

발달장애는 신체적 발달은 정상적으로 진행되지만 어느 순간 뇌와 정신의 발달이 정지된 장애를 의미한다. 의학적으로 정신지능이 70이하에서 멈춘 상태로 정의하고 있다.

장애 정도에 따라 1~3급으로 나뉜다. 1급은 정신지능이 34이하, 2급은 34~49이하, 3급은 70이하다.

김철용 회장의 작은 아들은 1급 장애다. 1급은 정신지능이 3~4살 정도의 영유아 수준에서 머문다. 가장 양호한 3급조차 유치원생 수준이다.

장애가족은 둔 식구들이 겪은 정신적 고통은 말 할 수 없이 크다. 부모는 물론, 형제자매는 더욱 힘들다.

장애를 가진 동생을 둔 형, 누나는 또래 보다 일찍 어른이 돼야한다.

게다가 부모 사후에 나의 책임이라는 의식이 그들의 정신 이면에 존재하고 있고 이로 인한 스트레스도 엄청나다.

김 회장은 "비장애인이 교육받은 것의 50%를 기억한다면 발달장애아는 잘해야 1~3%미만일 정도로 학습능력이 떨어진다. 학습이 안되니 사회성도 떨어진다. 금방 배운 것도 잊어버리는 탓에 같은 내용이라도 반복적으로 학습시키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이런 장애아를 위해 사회복지시설을 중심으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지만 시설, 인력의 한계상 수용인원이 적거나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특히, 학교가 문을 닫는 주말이나 방학 중에는 하루 종일 집안에서만 생활해야 하는 일과가 지속된다. 이들을 돌봐야 하는 부모나 가족들은 적잖은 부담을 짊어져야 한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느티나무부모회가 준비한 게 '주5일 프로그램'과 '열린학교'다.

주5수업제 시행으로 토, 일요일이면 갈 곳이 없는 장애아동을 위해 문화체험과 현장학습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올 여름 제1기 학교로 문을 연 열린학교는 방학동안 집안에서만 무료하게 지내던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통영에 거주하는 장애학생들을 대상으로 2주간 진행됐다. 성균관대학과 의과대학, 의학전문대학원 재학생 20여 명과 통영시내 중, 고등학생들이 봉사자로 동참했다.

동피랑탐방, 롯데마트에서 물건사기, 탁구교실, 돌페인팅, 쿠키만들기, 풍물, 댄스, 물놀이캠프 등 학생들이 직접 경험하고 탐방했다.

이 밖에도, 장애인이나 가족들간 여행과 대화를 통해 갈등을 해소하는 '가족역량강화사업', 한글을 모르는 성인장애인을 위한 '성인한글교실', 일반가정과 동일한 환경을 만들어 장애인들이 일상생활을 지속할 수 있도록 돕는 '홈스테이교육' 등도 진행하고 있다.

필요한 교육프로그램은 산더미지만 언제나 발목을 잡는 건 예산이다.

공식적인 지원금은 통영시가 지원하는 사회단체 보조금 200만원이 전부다. 아직 단체 인지도가 낮은 탓에 후원이 거의 없다시피 하고 있다.

때문에 부족한 운용비는 대부분 그나마 여유가 있는 부모회원들이 사비를 털어 충당하고 있다.

흔한 단체차량도 없다. 사회성이 부족한 아이들은 버스 같은 대중교통 이용이 사실상 불가능한 탓에 짧은 거리라도 이동할 때면 회원 개인 차량을 동원한다.

김철용 회장은 "열악한 여건이지만 더 힘든 환경에 놓인 아이들을 위해 하나씩 만들어나가고 있다"며 "다만, 아직도 아이의 장애가 부끄러워 숨기는 부모들이 많다는 점이 못내 아쉽다"고 했다.

"부모가 떳떳해져야 장애를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함께할 수 있는 단체나 프로그램이 참 많다. 아이를 집에만 두지 말고 세상에 나올 수 있도록 부모가 적극 나서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러면서 "지금은 부족하지만 우리 아이들 역시 따뜻한 사랑과 자유로움이 보장되는 교육환경만 있다면 스스로 배우고, 자라서 누군가에게 든든한 느티나무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며 "장애인들도 비장애인이 함께 사회에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부모님들이 먼저 손을 내밀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통영시장애인부모회 후원 문의 : 055-641-2935. 카페 http://cafe.naver.com/tybumo.
후원 CMS계좌 : 농협 178071-51-208935 / 일반 후원계좌 : 농협 351-0049-5016-13 (사)느티나무경남장애인부모통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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