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문화예술이 조화된 것은 통영의 큰 자산" 문화 예술도시로 부각시켜야
지역에서도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수 있다는 자신감 심어 주고파 통영선택

▲ 출판사 '남해의 봄날' 정은영 대표.

새해 첫날 서울에서 살러온 '남해의 봄날' 출판사 정은영 대표를 만났다.

거북선 호텔에 둥지를 틀다 최근 봉평동 전혁림 미술관 옆집으로 이사한 '남해의 봄날'은 지난해 말 한국일보가 주최한 제53회 한국출판문화상 편집부분 대상을 수상했다.

정은영 대표는 "편집부분 후보에 올라 깜짝 놀랐다. 후보에 오른 건 만도 감사하다 생각했는데 대선 전날 대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고 연락 왔다. 책을 잘 만들었다고 생각했지만 아직 3권밖에 실적이 없는 작은 출판사에 대상을 준다는 게 여아하게 여겼다. 경쟁한 출판사가 큰 회사였는데 작은 회사에서 공동수상을 하게 돼 공정한 심사를 하고 있구나 하는 것을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편집부분 대상을 수상한 <나는 작은 회사에 다닌다>는 시의성 있고 일반 자기개발서가 범람하는 때에 에세이 형식으로 진지하게 잘 풀어낸 것이 장점으로 꼽혔다. 2030감성을 잘 읽어냈다는 평을 받았다.

<나는 작은 회사에 다닌다> 수상작은 출판사 기획 의도대로 잘 나온 책이다.

정 대표는 "작은 회사를 의욕적으로 창업 하면서 힘들었던 이야기나, 겪었던 시행착오 등을 다른 사람에게 알려주고 싶었다"며 "이 책은 제목이 먼저 나왔다. 작은회사 키워드로 하면서 <나는 작은 회사에 다닌다>와 <내 작은 회사 시작하기> 두 권을 같이 내게 됐다. 작은 회사를 창업할 수 있는 친구들이나, 사장들이 작은 회사 다니는 직원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겠다 싶어 추진했다. 제목에서도 당당함을 부각시켰다"고 했다.

정 대표는 "많은 청년들과 부모들은 대기업만 선호하고 이름 모르는 작은 회사에 다니는 것을 부끄러워 한다. 대기업도 중요하지만 작은 회사를 많이 알려주면 청년들도 창업 뿐만 아니라 재미난 일을 하는 작은 회사도 있구나하는 것도 알려주고,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할 만하다는 도전정신을 심어주고 싶었다.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알찬 작은 회사가 있으니 잘 찾아 보아라고 말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수상작<나는 작은 회사에 다닌다>는 기획방향을 정해주면 책을 쓴 저자와 사진작가, 디자이너 4명이 거의 날마다 회의하고 토의했다.

취재 다니는 곳마다 일일이 사진을 찍어 이미지가 풍부했다. 이런 새로운 이미지를 잘 활용한 면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새로운 장이 시작될 때마다 독립된 페이지를 두고 타이틀에 맞게 연출했다. 명함도 명함 재질에 맞게 편집한 것이 특징이다.

정대표는 "이번 수상의 일등공신은 사진작가와 디자이너 친구들 때문"이라며 "이번 대상 수상으로 출판계가 남해의 봄날이라는 이름을 모두 알게 됐다. 그렇다보니 다음 책은 무엇이 나오냐는 질문을 많이 받게 됐다. 마음에 부담이 되는게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서울에 살면서도 벗어나고 싶어 하는 이가 많지만 막상 회사, 아이, 교육을 생각하면 모험을 하기가 싶지 않은 게 사실이다. 다른 도시에서 살아보고픈 마음은 다 마찬가지일 것이다.

정대표는 "고무적인 것은 지역에서 출판이 다 어렵다고 했지만 만 1년을 버티고 있는 입장에서 주변에서 서울을 떠나 일을 할 수 있구나, 삶에 도전을 받고 있구나, 눈을 돌리면 이렇게 할 수도 있구나하는 희망과 다른 시각으로 내 삶을 보게 됐다. 저희같은 사람 늘어나면 도전할 수 있다는 시너지 효과를 노릴 수 있어 잘해야 한다는 각오가 선다"고 말했다.

정 대표가 서울의 대기업을 버리고 통영에 내려온 이유는 건강 때문이었다.

정 대표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이기기 위해 열심히 일하다보니 건강이 안 좋아졌다. 이러다 죽을 수도 있겠다는 위협을 느끼고 일단 좀 쉬자고 결정하면서 통영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남편이 건축업을 하다보니 통영에 대해 조금 알고 있었다. 난 그 당시 남쪽으로 온 적이 한 번도 없는 순수한 서울 토박이였다. 일단 서울에서 멀리 떨어져야 한다는 각오로 1년만 살아보자고 작정하고 낮선 땅에 정착하게 됐다."고 밝혔다.

아무도 모르는 곳인 통영에 내려온 첫 느낌은 "좋았다. 깨끗하고 예쁘다"였다. 결정적인 것은 기후가 좋다. 여름 시원하고 겨울엔 따뜻해 건강회복에 도움이 되겠다 싶었다. 또한 문화 예술 백그라운드가 좋은 곳이구나 라는 것을 느끼게 됐다.

6개월 동안은 솔직히 힘들었다. 서울에서는 올라오라고 난리였다고 한다.

그러나 한 6개월을 지내보니 서울과 다르게 살수 있구나 하는 것을 느끼게 됐다. 동업자와 하던 일이랑 서울가족들과 한차례 전쟁을 치루고 통영으로 살러왔다.

서울에서 통영에 내려와 출판사를 하기란 쉬운 일은 아니다.

만드는 일은 서울이 아니라도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 유통, 인쇄, 마케팅 등이 서울이 중심이다 보니 어쩔수 없이 서울에서 대부분의 일을 다보기 때문에 불편함이 많다.

그러나 지역에 있어서 볼 수 있는 시장과 소스, 아이템 등은 서울에서 있을 때와는 다르다.

정대표는 "서울에 있었으면 이런 컨셉으로 책을 낼 수 있을지 물음표이다, 작은 도시, 작은 회사에서 일하기 때문에 이런 책을 발간할 수 있었다"며 "서울에 가면 정신없이 뛰어다니고 쉴 틈없이 일하는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일하다 통영에 내려오면 자연 치유 회복이 된다. 시계추가 다른 느낌"이라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출판사 등록 원년으로 공부하고 할 수 있는 것 기본만 하자고 생각했으나 연말에 큰 상을 받다보니 더 큰 부담이 된다.

지역에 주소를 두고 지역 관련 책을 먼저내면 지역출판사라는 인식을 심어주어 지역출판사는 지역이야기만 낸다는 생각을 떨치기 위해 일부러 전국적인 이슈를 먼저 발행했다고 한다.

정 대표는 "2013년에는 수익을 내는 해로 삼겠다. 통영과 남해에 관련한 책이 나온다. 올해부터 지역이야기로 종전과는 다른 카테고리 이야기가 나올 예정"이라며 "올해는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서울서 하는 마케팅과 도움이 필요한 지역의 작은 회사 컨설팅, 사이트 제작, 회사 소개책자 등 다양한 분야에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 대표는 "출판사 브랜드가 안정되면 어디에 있어도 상관없지만 남해의 봄날이 서울에 가서 남해라고 말할 수 있지 의 봄날로 할 수 없지 않느냐. 남해의 바다는 동해보다 햇살이 모습이 예쁘다. 따뜻한 햇빛이 비치는 바다가 너무 예뻤다. 나로인해 남쪽에도 봄날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통영사람들은 남해라는 도시가 있으니 남해의 봄날이 남해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하지만 서울서는 남해안에 있는 도시는 똑 같이 생각한다.

정대표는 "지역에서 잘 적응하고 살 수 있을지 몰랐다. 서울을 떠나면 정말 큰일이 날 것 같았다. 건강을 한 번 잃어보니 세상 다르게 보이고 가치관이 바뀌게 됐다. 그런 가운데 처음만난 통영은 처음에는 낫설었지만 환경이 너무 좋았다. 복잡하지 않고 그렇다고 깡시골도 아니고 좁은 도시에 서울 강남 강북처럼 다 있을 것은 다있는 도시이다. 자연환경과 사람이 좋고 처음 받았던 인상이 좋았다. 특히 시장에 가면 사시사철 다른 생선들이 나오고 너무 싱싱했다. 냉동고기만 먹던 서울과 비교하면 너무나 충격이었다. 이제 통영에 애착이 생기기 시작했다. 통영에서는 뭔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것 같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통영출판사이기 때문에 주목받은 것도 있다. 통영이라는 브랜드는 서울사람들에게 아주 좋은 이미지로 각인되어 있기에 통영사람들이 쌓아놓은 자산에 내가 주목을 받은 것 같아 빚진 느낌이 든다"며 "통영사람은 무뚝뚝하고 거칠지만 정이 많다. 경상도 아버지 같은 분들이 많아 겉으로 투박해도 속정이 있기 때문이 적응하기 쉬었다"고 토로했다.

정 대표는 여행을 많이 해봤지만 통영만한 도시가 없다고 강조한다.

전세계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곳이다. 자연과 문화예술, 도시가 가지고 있는 자산이 굉장히 많은 곳이다.

통영사람들은 자산이 너무 많으니 가치를 모르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통영에 대한 애착이 너무들 강하다. 이런 것이 통영을 유지해가는 것이구나 하는 것을 느끼면서 통영이 대단한 곳이라는 것을 배우게 한다.

통영의 문화만 띄어도 몇백년을 먹고 살 것이다. 문화와 예술적 가치를 높이는 일은 시간이 좀 걸린다. 문화 예술도시로 브랜드하면 세계적인 도시가 될 것이다. 통영은 가치가 있는 도시이다.

다른 도시와 비교해 봐도 통영만한 곳이 없다. 자연자원과 문화가 잘 결합되어 상승세 탈수 있는데 많이 올라가지 못해 아쉽다고 말한다.

정 대표는 "통영은 자존심 강하고 속내를 알기 힘든 도시이며, 반골기질 강한 도시라는 느낌이 강하다. 이러한 도시기질을 잘 활용하면 훌륭한 도시가 될 것으로 믿는다. 지금 통영에 사는 이들이 이러한 자존심을 지켜나가는 것 같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또한 "직원을 모집할때 서울에서 고향에 돌아와 일하고 싶다는 사람과 고향에 건강한 회사가 버티고 있다는 점에 자랑스러워하는 사람 등등 통영에 자부심이 많은 이들이 지원하는 걸 보고 통영에 색다른 매력이 있구나 하는 것을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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