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학교 봉사단 성균관대 의과대학 4학년 이한준 군

열린교실을 통해 '짝지'가 된 김태휘(왼쪽) 군과 이한준 군. 묘하게 닮은 두 사람이다.

"안녕, 얘들아", "안녕, 형아".

16일 오전 10시께 유영초등학교 1층 교실, 반가운 인사가 오간다.

교실에 들어서자마자 익숙한 듯 아이들 곁에 자리를 터고 앉는 학생들. 제2기 열린학교 봉사자로 함께한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생들이다.

오늘 수업은 '풍선아트'. 첫 번째 과제는 강아지 풍선 만들기다. 그런데 아이들이나 대학생 형들이나 서툴긴 매한가지다.

'펑, 펑'. 여기저기서 풍선 터지는 소리가 요란하다. 그래도 기다란 풍선에 바람을 넣고 꼬아나가자 점차 강아지 모양을 닮아간다.

"자, 이렇게 해봐. 잘 안돼? 그럼 형이 해줄게 줘봐".

열린교실을 통해 '짝지'가 된 스물넷 이한준(의과대학 4학년)군과 열여섯 김태휘(잠포중 3학년)군. 만난지 겨우 3일째, 묘하게 닮은 이들은 어느새 둘도 없는 '형제'가 돼 버렸다.

"아이들이 너무 착해요. 작은 거라도 뭔가를 해주면 고마워하고 잘 따라와 줬죠".

농촌체험을 비롯해 다양한 봉사활동을 경험했던 한준 군이지만 이번 봉사활동은 전에 느끼지 못했던 특별함을 선사했다.

"그동안 많은 봉사활동을 해 봤지만 느낌이 다르네요. 대부분 끝나면 보람을 느끼지만 주어진 과제를 그냥 수행하는 느낌이었죠. 그런데 이번에 형용할 순 없지만 무언가가 가슴 한켠에 진하게 남았어요".

처음 접해 본 특수아동들. 3일 남짓의 짧은 순간이었지만 마음을 터놓고 '교감'해 나가는 과정은 그에게 작지만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나무라고 윽박지른다고 말을 듣는 게 아니라 솔직히 쉽지 않았어요. 혼자서 열심히 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교감이 필요했죠. 참고, 반복하고를 수없이 되풀이 하다보니 몸 쓰는 것 보다 더 피곤하던걸요".

다행히 몸에 밴 피곤함은 통영바다를 내려다 본 순간 단박에 달아났다.

앞으로 수년 내 흰색 가운을 걸치고 환자를 치료하는 할 의사선생님이 돼야 할 한준 군에게 이번 봉사활동은 분명한 의미를 남겼다.

"사실 이 아이들도 아픈 거잖아요. 앞으로 제가 해야 할 일도 아픈 사람을 돌보고 치료해야 하는 일이죠. 많은 도움이 될 거라 확신합니다. 다른 동기들한테도 꼭 추천해 주고 싶어요".

투닥거리는 사이 벌써 '정'이 들어버린 두 사람. 벌써부터 가슴이 아린다.

"헤어질 거 생각하면 많이 아쉬워요. 여기 있는 아이들 대부분이 여름에 왔던 친구들을 기억하고 있어요. 태휘도 절 기억하겠죠? 다소 만나고 싶을 것 같아요. 시간만 되면 여름방학때 다시 한 번 올까 생각 중입니다".

풍선아트교실을 마지막으로 태휘와 마지막 인사를 나눈 한준 군은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서울로 발걸음을 옮겼다. "여름 방학 때 꼭 다시 오겠다"는 약속을 남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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