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썬종합에너지 강평호 대표…해상 환경 특화 '가스충전용 구조물' 특허

▲ 특허받은 기술력으로 세계 'LNG벙커링'시장 선점에 나선 통영 썬종합에너지 강평호 대표. 새롭게 고안한 액화가스 보관시설의 원리를 모형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

최소 5조원 이상의 막강한 소비 잠재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 미개척 시장이 있다.

국제환경규제 강화에 따라 친환경 천연가스(LNG) 선박이 주류로 떠오르면서 새로운 블루오션(Blue Ocean)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LNG벙커링'시장이다.

LNG벙커링은 LNG엔진을 탑재한 선박에 연료를 주입하는 가스충전용 구조물을 통칭한다. 육상의 '가스충전소'와 같은 개념이다.

육상과 달리 바다에 떠 있는 선박의 특성을 고려한 특화시설이 필요한 만큼 아직은 걸음마 단계지만 관련 업계에선 벌써부터 시장선점을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국내는 물론, 일본 미국 유럽 등 선진국들도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그런데 피 말리는 각축전 속에 경쟁자들을 멀찍이 따돌린 독보적인 존재가 통영에 있다.

통영시 광도면에 자리잡은 썬종합에너지 강평호 대표다.

올해로 LNG취급 경력만 25년째, 수년 전 LNG벙커링 시장의 도래를 예상한 그다.

누구도 눈여겨보지 않았던 시장의 잠재력을 인지한 강 대표는 2010년부터 차근차근 준비태세를 갖춰왔다.

특히, 시장 규모가 큰 대형 선박을 대상으로 한 LNG벙커링 시장에 주목했다.

그후 1년간 수차례의 시행착오 끝에 2011년 그만의 노하우를 담아 세상에 없던 '가스충전용 구조물'를 완성해 냈다.

 
그해 12월, 특허 출원에 나섰고 1년6개월여 만인 이달 3일 특허청으로부터 특허(출원번호 제10-1285011호)를 취득했다.

강 대표가 고안한 구조물은 액화상태로 저장되는 LNG의 특성의 감안, LNG저장탱크 내에 가로형 격판을 층층이 설치한 것이 특징이다.

"격판은 내용물의 운동량을 최소화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액화상태의 가스가 벽체에 부딪히는 충격이나 무게중심의 이동을 감소시켜 한쪽 방향으로의 쏠림 현상을 억제한다. 이를 통해 시설물의 안전성을 비약적으로 높일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여기에 "출렁임이 심하면 액화가스의 기화현상이 가속화된다. 이로 인해 탱크로리 내부의 압력이 높아지고 손실률도 늘어난다. 특허 기술은 이를 저감시키는 효과도 있다"고 했다.

파도에 의한 흔들림이 심한 해상 환경에 최적화된 기술인 셈이다. 물론, 육상에도 얼마든지 적용가능하다.

하지만 탱크로리 내부에 격판을 설치해 내용물의 운동량을 줄이는 기술은 이미 상용화된 상황. 기술의 차이점은 격판을 가로로 설치하느냐? 세로로 설치하느냐? 였다.

당초 특허청도 이를 이유로 신청을 반려했었다.

그러나 강 대표는 "내부 공간을 가로방향으로 구분하는 것과 세로방향으로 구분하는 것은 구성상 엄청난 차이다. 이로 인한 작용효과도 엄청나다"며 기존 기술과의 차별성, 진보성을 적극 부각시켰고 특허청도 이를 인정했다.

그는 "공간이 세로로 나뉠 경우, 좌우 운동량은 줄어들지만 상하 운동량은 오히려 늘어난다. 반면 가로는 최상층의 일부를 제외한 모든 층에서 상하좌우의 운동량을 줄일 수 있다. 이것이 기존 기술과의 결정적인 차이다"고 강조했다.

강 대표는 이번 특허를 바탕으로 이제 막 기지개를 켜기 시작한 대형선박 LNG벙커링 시장을 선점해 나갈 작정이다.

해상 충전이라는 특수한 환경을 감안해 구조물을 담을 그릇도 준비해 놨다.

강 대표가 함께 특허출원한 LNG바지선.

구조물을 싣고 바다에 뜬 채 가스를 충전할 부선, 일명 LNG바지선 디자인도 개발, 특허출원한 상태다.

바지선은 길이 50m, 폭 20m, 높이 3.5m 규모로 100톤 용량의 초저온탱크를 실을 수 있는 형태다. 특히 충전설비를 4곳에 배치해 선박 4척이 동시에 연료를 충전할 수 있도록 했다.

강 대표는 "선박 충전소는 파도가 치고 조수간만의 차에 따라 수면이 오르내리는 해상의 특성상 육상에 시설하는 것 보다 해상에 마련하는 게 합리적이다. 육상 접안시 1~2척이 한계인 육상 설비에 비해 해상 설비는 최대 4척까지 동시 충전이 가능한 이점도 있다. 때문에 세계적인 추세도 해상 충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했다.

일단 내년 상반기 중에 특허 기술을 바탕으로 한 LNG충전소 1기와 LNG추진 홍보선 1척을 건조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영업에 나설 계획이다.

이미 일본의 한 대기업이 적극적인 관심을 나타내며 기술제휴 및 시설물 생산을 위한 협업을 요청해 오고 있다.

강 대표는 "2015년부터 전 세계 항구의 환경규제가 강화될 것으로 예고되면서 LNG선박의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덩달아 LNG벙커링산업도 본격화되는 추세다. 해상 가스충전 구조물은 이런 추세에 편승한 신 블루오션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특히 "향후 10년 내, 못해도 1천여 기 이상의 해상 충전소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1기당 단가를 최소 50억원으로 잡을 때 5조원 대의 새로운 수요가 발생하는 셈이다. 물론 해상 물동량 증가에 따라 이후에도 지속적인 수요가 창출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소형 해양플랜트 사업의 하나로 봐도 무방하다. 지자체나 정부가 조금만 관심을 갖는다면 해상 LNG벙커링 시장은 통영을 중심으로 한 대한민국이 세계시장을 장악해 나갈 수 있다"고 자신했다.

격판이 없는 일반적인 탱크로이의 내용물 운동모습.

강 대표가 출원한 특허 기술과 종전 기술의 차이를 나타내는 개념도. 격판의 형태가 가로냐, 세로냐에 따라 내용물의 쏠림 현상에 어떤 차이가 나는지가 확연히 나타난다.

▲ 강평호 대표의 특허기술을 토대로 실제의 약 1/10크기로 축소한 실물 모형 '창조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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