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국동백연구소, 선택과 집중으로 동백제품 다각화 시도
매직오일, 식용 동백유, 동백 김…일본, 프랑스 이어 중국 노크

▲ (주)한국동백연구소 박원표 대표가 동백오일을 들어 보이고 있다.
"동백에서 블루오션을 찾아 세계에 통영동백을 널리 알리고 싶습니다."

지난날 여인네들의 머릿기름으로 이용됐던 동백기름이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부활하고 있다.

통영, 거제등 남쪽지역에서 한정적으로 생산되는 동백씨에서 추출한 동백기름의 변신을 주도하고 있는 이는 통영시 정량동에 소재한 ㈜한국동백연구소의 박원표 대표(50). 통영이 고향인 박 대표는 1999년 동백연구소를 설립해 동백기름의 상품화에 주력하고 있다.

박 대표가 동백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97년 일본의 오시마쯔바키사의 아토피 제품을 판매하는 아토피코사를 설립해 제품을 국내에 공급하면서 이 화장품의 주원료가 정제된 동백기름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관심을 가졌다.

이후 2005년부터 통영과 거제, 멀리 제주, 해남, 보길도 등지에서 수매한 동백씨에서 기름을 추출해 일본에 수출해 오다 장기적인 측면에서 동백에서 블루오션을 찾기 시작해 상품의 다각화에 눈을 돌리게 됐다.

박 대표는 2011년 1월 1일 일본 오시마쯔바키사와 10년간 안정적으로 동백유를 공급할 수 있는 길을 터 놓았다. 초창기에는 2~3톤으로 시작해 2011년에는 30톤을 수출하기도 했다.

일본에서는 나가사키 동백을 최고로 알아준다. 일본에서는 600여 톤의 동백유가 필요하나 자체적으로 300톤 밖에 생산하지 못해 중국과 한국 등지에서 전량 수입에 의존해 왔다. 그런데 동백의 성분분석 결과 한국의 야생동백이 일본 최고의 동백보다 더 우수하다는 결과를 알고 동백에서 블루오션을 찾아야 된다는 꿈을 키우게 됐다.

박 대표는 2005년부터 2007년까지 동백씨를 수거하기 위한 전국 네트워크를 구축하는데 주력했다.

태안반도의 이영복 할머니는 1만3천여 평의 동백밭을 가지고 있다는 정보 등 전국의 동백 군락지를 파악하여 진도, 해남 등지까지 동백씨 수거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이렇게 2년 동안 전국 각지에 동백 원료 수매의 거점을 확보하고 연락책을 구축한 후 본격적인 상품 개발에 들어갔다.

박 대표는 "지난해까지 일본 수출용 오일을 생산해오던 중 올해부터 상품 다각화를 통해 국내 소비자들에게도 동백기름 제품을 선보이게 됐다"고 했다.

동백연구소에서 생산하는 제품은 크게 화장품용 매직오일, 식용 동백유, 동백 김 3가지다. 전신 마사지, 헤어 케어, 클렌징 등 다양한 용도로 쓰이는 매직오일은 가격이 150㎖에 11만원대인 고가 제품으로, 그동안 전량 일본으로 수출해오다가 올해부터 프랑스 수출과 함께 내수 판매도 시작했다.

드레싱오일로 쓰이는 동백유는 올레인산이 85%나 함유돼 있는 불건성유로, 공기 중에서 산화하지 않는 고급 기름이다. 태우지 않고 저온 압착 방식으로 착유하기에 참기름에 비해 고소한 맛은 덜하지만, 동백 특유의 은은한 향을 풍기는 것이 특징이다.

이중 동백 김은 전남 신안산 고급 원초에 동백유를 발라 구운 김으로, 동백연구소가 올 상반기에 내놓은 야심작이다.

동백김 제조모습.

 

박대표는 "2011년부터 엔화 약세가 시작되며 수출과 내수 시장을 동시에 겨냥할 상품을 구상하던 중 김을 떠올렸다. 한국 김을 좋아하는 일본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식미 테스트를 한 결과 참기름을 바른 김보다 낫다는 평가도 얻었다"고 말했다.

동백유는 340도의 고온에서도 견디며, 몸에 좋은 고밀도 콜레스테롤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단백질과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한 김과의 결합은 멋진 어울림이 됐다. 여기에 함초 천일염을과 통참깨를 첨가해 짜지 않는 고급 자반김과 도식락용 김을 선보였다.

박 대표는 "동백유는 발화점이 340℃로 높아 고온에서 바삭하게 구워도 김과 기름의 장점을 모두 유지한다"며 "차원이 다른 김맛에 단골들이 늘고 있다"고 했다.

가격은 전장 15장(5장×3봉)에 5000원으로 일반 김에 비해 1.5배 정도 비싸지만, 김 특유의 향과 맛이 오래 가면서도 기름이 손에 묻어나지 않는다.

현재 통영농협 하나로마트, 통영케이블카 식품 매장과 우체국 택배를 통해 판매 중인데, 서서히 인기몰이를 하며 인지도를 넓혀가고 있다.

특히, 동백 김의 우수성은 현대글로비스의 사회적기업인 자연찬 유통사업단(대표 이병구)과 지난 6월 통영 동백김과 동백오일 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전국 유통에 발을 딛게 됐다.

전국 대부분의 동백씨를 수매하는 동백연구소는 10~12월 3개월 동안 약 40t의 동백씨를 1㎏당 5000원에 사들인다. 동백나무는 벌레가 끼지 않아 농약을 칠 필요가 없기에 100% 친환경으로 성장한다.

박 대표는 오는 10월 15일부터 20일까지 중국에서 열리는 농수산물 품평회에 경남도 4개업체에 포함돼 중국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박 대표의 열정에 통영시도 동백의 명품화를 적극 지원키로 했다. 시는 동백기름 착유 및 정제시설에 1억원을 지원했으며, 올해도 홍보비로 5000만원을 지원하는 등 동백기름 제품을 지역특산품으로 육성하는 데 힘을 아끼지 않고 있다.

박 대표는 회사이름을 (주)한국동백연구소로 정하면서 오직 동백 한가지로만 승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문어발씩 확장보다는 선택과 집중으로 동백을 통한 블루오션의 가치를 창출하는 연구하는 회사로 키우기로 마음먹었다.

박 대표에게는 꿈이 있다. 그의 꿈은 고향 통영에서 세계 동백협회를 개최하는 것이다. 아직 국내에서 동백협회가 활성화 되지는 못했지만 그는 동백협회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며 동백을 널리 알리고 있는 중이다. 2년마다 개최되는 세계동백협회를 유치하기 위한 전략을 구상중이다.

그는 동백 김을 맛본 후 품평을 요구한다. 동백기름의 좋은 점은 널리 알려져 있지만 이를 이용한 제품에 대한 냉정한 평가를 주변 소비자들로부터 받기를 원한다. 통영 동백이 세계의 동백으로 자리잡기 위한 그의 꿈이 현실로 다가오는 날이 멀지 않은 것 같다.

 

저작권자 © 한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