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역조사 종료 전 시설물 완공…시의회 승인 없어, 투자협약서도 없어

11월 28일 봉도개발계획을 밝히는 최종보고회.

통영시가 별장 관리인 단 1명이 상주하는 개인 소유 섬에 섬개발에 따른 투자의향서도 없이 시비 3억 원을 들여 접안시설(부두)을 해줘 특혜 논란이 일고 있다.

시에 따르면 통영시 욕지면 동항리 산 8-1에 위치한 봉도는 122,175㎡의 작은 섬으로 쑥이 많아 쑥섬으로 불리우며, 1980년대 후반까지 13가구가 거주했다.

하지만 지금은 개인이 섬을 개발하고자 원량초 봉동분교장에 건물을 추가하고 산책로 및 휴식공간을 조성하는 개발사업이 진행 중이다.

여기에 통영시의 환상의 섬 관광자원화 개발타당성조사 및 기본계획 용역에서 가정 첫 번째 개발대상으로 꼽힌 봉도는 총공사비 137억원(공공사업 39억, 민자 98억)을 들여 자연치유의 섬으로 개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이러한 개발용역이 한창 진행되는 가운데 통영시는 시비 3억 원을 들여 올 1월 계획을 세워 3월에 접안시설 사업을 시작해 '통영 섬 관광자원화 개발타당성조사 및 기본계획수립용역 중간보고회(8월 6일)'가 끝나기도 전인 지난 7월에 완공했다.

섬개발 용역 중간보고회가 열릴 때에도 봉도 섬개발자가 보고회에 참석하기도 했다.

통영시는 "봉도를 '이렇게 개발하겠다'는 용역조사를 하던 중 섬 개발에 대한 장기적인 안목에서 접안시설을 미리 지었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이 섬 개발 조사를 위해 공무원들이 2012년 11월 봉도에 들어갔을 때 우선적으로 필요한 시설이어서 접안시설 설치 검토를 시작했고, 봉도를 개발하고자 하는 시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과 함께 거주민의 편의를 위해 어촌종합개발 사업비 예산 잔액으로 시설을 설치했다"고 했다.

하지만 이 사업은 많은 점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우선 섬 개발을 위한 용역조사가 끝나기 5개월 전에 이미 접안시설 공사를 마쳤다는 점이다. 용역 결과가 나오고 구체적인 개발 계획이 나온 다음 국·도비를 확보해 공사해도 늦지 않은데 통영시가 서둘렀다는 지적이다.

필수 시설이라며 공사를 시작한 것도 논란거리다.

2003년 태풍 매미 때 파손된 시설을 10년이 지난 시점에 재설치한 것이 긴급 시설이 될 수 있느냐는 것. 이곳에는 관리인 1명 등 가끔 이 섬에 들어가는 1명 등 모두 2명이 사는 개인섬에 5년이 지난 시점에 태풍피해보수를 했다는 것도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섬을 개발하겠다는 섬개발자와 통영시 간에 명문화된 합의서 조차도 없는 상태에서 접안시설을 만들었다는 점도 오해의 소지가 있다.

섬 소유자가 변심해 시의 의도대로 개발하지 않을 경우 3억 원짜리 접안시설은 사실상 개인 섬의 개인 부두가 돼 버린다는 것.

이러한 예는 지난 2011년 장사도 민관합작사업에 대해서도 수익률 배분에 대해 합의서에 명시한 부분도 시에서 업자 측에 끌려 수익을 챙기지 못한 사례가 있다.

특히, 이 비용은 순수 시비로만 건립했다는 점과 시의회 예산 심의를 거치지 않은 돈을 썼다는 것도 논란거리이다.

통영시 관계자는 "어촌종합개발 사업비 예산 잔액으로 접안시설을 만들었다. 관광섬 개발로 봉도에 137억 원이 투자된다. 이 사업을 빨리할 수 있도록 시설을 설치한 것"이라며 "개발을 위해 1~2년 빨리 설치한 것뿐이다. 봉도를 개발하려는 시의 의지로 봐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 8월 6일 열린 '통영 섬 관광자원화 개발타당성조사 및 기본계획수립용역 중간보고회' 때에는 봉도가 기본 구상에서 1단계 개발계획 12개 섬에 포함이 되었으나, 최종보고회(11월 28일)에서는 1단계 개발계획의 5개섬 중 1번으로 등장했다.

또한 중간용역 때에는 개발 따른 개량공사비가 73억8,866만 원에서 최종보고회에서는 98억 원으로 늘어났다.

결국 절차나 상식적으로 문제가 될 수밖에 없는 사업이란 지적이다.

통영시의회에서도 "3억 원이면 도시계획도로 하나를 만든다. 얼마나 급한 사업이기에 의회 심의도 거치지 않나. 수천만 원짜리 사업도 의회 심의를 받는다"고 말했다.

한 시민은 "매년 예산부족이라며 '마른수건도 짠다'더니 많은 주민이 거주하는 섬의 정주권 개발은 뒤로 한 채 개인별장지에 명문화된 투자협약서 조차 없이 시비 3억 원을 투입한 것은 분명한 혈세낭비와 특혜"라며 "개인 사유지에 선투자 방식의 적정성과 적법 절차에 대해서는 분명히 따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8월 6일 '통영 섬 관광자원화 개발타당성조사 및 기본계획수립용역 중간보고회'에 참석한 봉도 개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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