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바다를 보러간다’를 읽고

   

처음 책표지를 보는 순간 소설책이라기보다는 한 점의 수채화를 받은 것 같았다. 읽어나가면서도 감성적인 내용에 관웨이싱의 수채화풍 그림이 어우러져 더욱더 감정을 자극하였다.


린하이윈의 자전적 성장소설 ‘북경이야기’는 어른들과 다른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잉쯔를 통해 누구나의 가슴에 남아 있을 유년기, 호기심에 가득 찼던 시절을 떠오르게 한다.


전반적으로 이야기가 큰 긴장감 없이 진행되긴 하지만 그것이 오히려 잔잔한 감동을 던져주었다. 책 속에서 잉쯔는 7살이다.


이리가 공격하지 못 하도록 달아둔 방울을 몰이꾼이 심심하지 않으라고 달아두었다고 말하는 잉쯔의 마음속은 어른들과 다른 생각으로 꽉 차 있다. 모두가 미쳤다고 꺼려하는 슈전과의 만남, 나쁜 사람으로만 알고 있는 도둑아저씨의 내면을 통해 어른들이 너무 편견에 사로 잡혀 있는 게 아닌가하는 생각도 든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과 그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기를 잃어버리고 미쳐버린 슈전, 양부모의 학대에 못 이겨 친부모를 찾아나서는 뉴얼, 동생의 학비를 벌기 위해 도둑이 된 아저씨, 이런 가슴 아픈 사연들을 가진 사람들과의 만남과 이별을 통해 잉쯔는 사랑을 배우고 삶을 배워나간다.


목덜미의 검은 반점으로 슈전과 뉴얼이 모녀임을 확인해가는 과정은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을 생각나게 하였다. 


바다와 하늘을 구별하지 못 하듯이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을 구별하지 못 하겠다는 잉쯔에게 세상은 너무 어려운 곳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만남과 헤어짐의 반복이 아름다우면서도 가슴 아픈 추억이 되어 영원히 마음속에 남아 이 글을 쓸 수 있었으리라.


아픈 만큼 성숙해지는 사춘기의 열병이 어쩌면 이 작가를 최고의 작가로 만들지 않았을까. 잉쯔가 가장 좋아하는 ‘우리는 바다를 보러간다’는 시를 제목으로 삼았듯이 작가는 가슴 아픈 사연들을 간직한 사람들 이야기를 담았지만 희망으로 세상을 살아가자는 메시지를 우리에게 던져준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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