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의 지방선거 특별기획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한산신문에 시민 제안 공약 나도 보내도 되는 거냐”고 묻는 분들이 종종 있고, 지역 정가에서도 관심 있게 본다고 한다. 기자도 중앙동 거주 정모씨라고 해서 하나 내볼까도 싶었는데, 더 많은 분들이 참여하시도록 양보(?)하려 한다. 대신, 이 지면으로 시장 선거 후보가 아니라 시의원 출마 후보들께서 참고하실만한 내용을 적는다.

시의회, 특히 상임위원회(기획총무위원회, 산업건설위원회) 현장을 인터넷으로 중계하자는 것이다. 이는 지금 당장이라도 실현 가능한 일이나, 현 제 6대 통영시의회에서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현역 모 시의원이 상임위 인터넷 중계를 추진했다가 다른 시의원들의 반대에 부딪혀 포기했던 일이 있기 때문. 차기 7대의 여러 시의원들이 공감대를 가져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물론, 통영시 집행부에서도 딱히 좋아할만한 일은 아닐 터이다.

굳이 상임위원회 인터넷 중계를 이야기하는 것은, 의회 본회의장은 관심 있는 시민이면 누구나 방청이 가능하나 본회의는 사실상 상임위에서 심의 의결된 사항을 확인하는 과정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중요한 이야기, 즉 시 행정과 관련한 ‘기사거리’는 시의회 본회의가 아닌 상임위에서 다 나온다. 그런데, 시민들은 사실상 의회 출입기자의 보도에만 의존해야 하는 상황으로, 지역언론인을 통해 ‘여과된’ 내용으로만 시의회 상임위를 볼 수 있다. 게다가, 의회 상임위에 늘 기자가 들어가는 것도 아니다.

시의회 특히 상임위를 출입하며 그 현장을 기사로 옮기고 지면으로 낸 뒤의 느낌은 “신문지면에 한계가 많다”는 것이다. 상임위에서 나오는 이슈를 모두 기사로 옮기기에는 글자 그대로 지면이 부족하기도 하고, 좀 다른 의미의 ‘한계’도 있다.

통영은 좁은 지역이다 보니, 지역언론인과 시의회 의원, 그리고 시의회에서 행정 업무를 보고하는 공무원이나 시 주변 조직 관계자와의 개인적 친분관계는 때론 냉철한 보도에 걸림돌이 된다. 지역언론인들은 때때로 혹은 수시로 “이 보도로 인해 저 사람이 조직에서 곤란한 처지가 되진 않을까” 또는 “보도를 내고 내가 좀 피곤한 상황이 되진 않을까”하는 자기검열을 일삼는다. 워낙 서로 안면을 익힌 사이이다 보니, 불리한 보도가 나가면 기자에게 쉽게 항의성 전화를 걸기도 한다. 그 전화가 압박 또는 압력으로 간주될 수 있음에도 종종 그런 일이 있다.

또 있다. 중요한 보고와 심의가 있음에도 하루 종일 자리를 비우는 시의원, 조례안에 결정적인 오류가 있어 토론이 필요함에도 빨리빨리 넘어가자는 시의원, 그나마 자리에 앉아 졸거나 딴짓만 하는 의원은 나은 형편인지도 모르겠다. 어디 시의원 뿐인가. 소관 업무 파악이 안돼 질문에 허둥지둥하는 부서장, 심의 과정에서 그저 “열심히 해서 좋은 결과 내놓겠습니다”의 내용 없는 답변으로만 일관하는 부서장은 또 어떤가. 의회의 심의 의결 내용을 간략한 기사로 만들다 보면 세세하게 쓰지 못하는 내용들이다.

시의회가 뭘 하는지 모르겠다, 의원들 다 똑같은 사람들 아니냐는 시민들도 종종 있다. 그래도, 그렇지만은 않다. 정확하게 사안을 파악해 핵심을 짚은 질문을 던지는 의원과 그저 생색내기용 질문을 하는 의원의 차이는 분명 있다. 그 차이를 시민들이 직접 눈과 귀로 느낄 수 있도록, 의회 상임위를 인터넷으로 방청할 수 있도록 하자. 지역언론인을 통해 걸러진 시각만이 아닌, 의회 상임위의 때론 소란스럽고 때론 지나치게 조용한 모습을 시민들이 직접 관찰하고 판단할 수 있도록 하자. 어떤 시의원이 일을 충실히 하는지, 어떤 의원이 불성실한지 시민이 직접 보도록 하자. 의회 상임위 인터넷 중계가 실행되면 지역언론인의 자기검열도 조금은 줄어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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