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은 물론 전국적으로 육아와 관련된 인터넷 카페들이 많습니다. 예전 같으면 주변 이웃들로부터 얻었을 육아 지식들을 서로 공유하고, 우리 아이가 쓰던 옷들을 그냥 무료로 누군가에게 나눠 주는 곳입니다.
 
인간은 절대 이기적이지 않습니다. 우리 애가 소중하듯 남의 애도 소중하기 때문에, 전혀 모르는 남이지만, 그냥 무료로 내 물건을 나눠주기도 합니다. 통영에 있는 맘앤키즈 인터넷 카페의 회원수는 1,900명이 넘으며, 하루에도 수십 개의 글이 올라오는 등 활발히 교류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서로 도우면서 친하게 지내는 아이 엄마들도 직접 얼굴을 만나는 일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타지에서 통영으로 와서 외롭다고, 아이들 키우기 힘드니 수다 떨면서 스트레스 풀자고 하면서도 정작 직접 만나는 경우는 드뭅니다.
 
왜 그럴까요? 바로 만날 곳이 없기 때문입니다. 아이 엄마들은 운전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버스를 타기도 어렵습니다. 식당이나 커피숍에 가자니 돈이 아깝습니다. 주변에 공원도 멀고, 또 편의시설이 없어서 기저귀를 갈거나 아이 젖을 먹이기도 어렵습니다. 그러니 함께 아이 키우는 어려움을 덜어보려 해도, 통영에는 아이 엄마들이 만날 장소가 없습니다.
 
만나서 놀 곳이 없는 사정은 조금 큰 아이들이나 어른들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유치원생이나 초등학생들을 보십시오. 집 앞에만 나가면 자동차들이 쌩쌩 달리기 때문에 교통사고가 무서워서 어디 나가지도 못합니다.
 
아파트 놀이터에 가보지만, 아파트 놀이터는 대부분 그늘진 북쪽에 있어 춥고, 또 화장실도 멀리 있어서 아주 불편합니다. 어르신들도 따뜻한 햇볕을 받으며 도란도란 얘기할 곳도 없습니다. 집밖에만 나가면 자동차 소음에, 매연에 여유를 즐길 수가 없습니다. 21세기 통영에서 우리는 이렇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누구나 안전하게 놀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은 이제 21세기에 가장 중요한 복지정책으로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자동차 문화 때문에 안전하게 뛰어놀 골목길이 사라진 것은 통영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 전 세계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런 문제를 빨리 알아챈 다른 도시에선 마을 만들기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마을 만들기 사업에서 핵심은 마을 사람들이 함께 안전하게 놀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입니다.
 
시민들의 복지 향상을 위해 도시시설을 정비하는 것은 시장의 중요한 책무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통영시장님이 우리 통영의 아이들, 아이 엄마들, 어르신들이 편안하게 뛰어 놀 수 있고,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기를 바랍니다. 그 공간에는 누구나 걸어서 갈 수 있도록 반드시 마을마다 작은 규모로 만들어야 합니다.
 
우리는 그 공간의 이름을 일단 공동육아 놀이터라고 불러봅시다. 마을 사람들이 함께 아이를 돌볼 수 있고, 또 함께 뛰어놀 수 있는 놀이터라는 뜻입니다.
 
무슨 거대한 시설물을 지어달라는 게 아닙니다. 그저 화장실과 아이들을 잠시 누일 수 있는 실내 공간과 햇볕이 잘 드는 마당만 있으면 됩니다. 마을 도서관과 연계시켜도 됩니다. 단, 출발부터 공부하는 도서관이 아닌 뛰어노는 실내 놀이터라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시설물을 관리할 수 있는 직원이 한 명 정도만 있으면 좋습니다. 여기서는 각종 모임도 할 수 있고, 아이 엄마들이나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소규모의 교육을 할 수도 있습니다.
 
공동육아 놀이터가 잘 운영될 때의 미래 모습을 한 번 상상해 보십시오.
 
무전동의 어느 아파트에서 돌이 갓 지난 아이를 키우는 혜린이 엄마는 집안을 대충 치워놓고 공동육아 놀이터로 갑니다. 오늘은 아이와 엄마가 함께 노는 체조 교실이 있는 날입니다. 옆집 진철이 엄마도 함께 듣습니다. 30분의 체조 교실이 끝나고 봄 햇살이 따뜻한 놀이터 마당에서 같이 듣던 엄마들과 수다를 떱니다. 남편 욕을 신나게 하고 나니 공감을 받아 스트레스가 풀립니다. 그 동안 아이들도 햇볕을 받으며 신나게 놀고 있습니다. 놀이터에서 알게 된 옆집 할머니도 아이들과 함께 놀며 즐깁니다.
 
이런 모습 멋지지 않습니까? 이렇게 된다면 정말 통영이 살기 좋은 곳이 되지 않겠습니까? 시장님! 이런 곳을 만들어 주십시오.

 "공동육아 놀이터 조성" 공약은 용남면에 있는 홍OO씨가 제안하셨습니다. ※시민 여러분들의 정책제안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제안된 공약과 다른 의견이 있는 분들은 연락을 주십시오. 반영하겠습니다. (지욱철:010-6571-3600)
경남매니페스토 통영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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