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얼마나 필요한가?

   

‘사람은 도대체 돈이 얼마나 필요한가?’ ‘글쎄, 그건 다다익선이 아닐까?’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하긴 그래, 그래도 그건 아닐 것이야. 많이 가지면 가질수록 근심이 되고 재앙이 되어 때로는 파멸의 지름길이 아니던가’


가진 것이라곤 단돈 이십구만원 밖에 없다는 전두환씨나 또한  빤츠 밖에 가진 것이 없다는 김우중씨의 말이나 창원시의 모 아파트 청약률이 50:1이고 그 아파트 분양을 위해 밤새워 선 인원만  줄잡아 3만명이나 되었다는 오늘의 신문기사를 읽으면서 이러한 바보 같은 질문을 내 스스로에게 물어보고 대답해 보는 것이다.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자신의 능력을 십분 발휘하여 무엇을 하든지, 어떤 일을 하든지 간에 그것은 전적으로 본인의 자유다.

 

우리는 어차피 돈 놓고 돈 먹기 식(式)이라는 천박한 천민자본주의에 길 들여져 살아가고 있으니까 말이다.


그러나 돈을 버는 것도 사회통념과 도덕률에 맞았을 때 사람들은 존경과 박수를 보낸게 된다.


나는 인도 건국의 아버지 간디가 설파한 7가지 사회악 중에서도 으뜸가는 사회악이라고 규정한 ‘노동 없는 부(富)’와 ‘도덕적 가치 없는 상업’을 떠 올리게 된다.


노동 없는 부란 곧 땀 흘려서 번 돈이 아니고 요행수나 창원의 모 아파트 청약과 같은 투기, 부정부패, 상납, 검은 정치자금, 사기, 강도, 절도 등 우리사회에서 자행되고 있는 온갖 비리라고 보면은 타당할 것이다.


정당한 댓가를 지불하고 번 돈이 아니므로 거기에는 갖은 편법과 사회병폐가 잠복하며 그 폐해는 고스란히 힘 없고 가지지 못한 서민과 다음 세대의 몫으로 전가 되며 이것은 또한 부의 세습과 빈곤의 대물림으로 나타나 우리사회의 극명한 양극화를 낳는다.


도덕적 가치 없는 상업은 어떤가. 여기서의 상업은 오늘날 기업에 해당할 것이다.

 

기업의 정당한 이윤창출은 법으로 보장 받고 있으므로 논외로 치자. 정당한 방법으로는 안되니까 불법을 동원한다면 할 말이 없어진다.


더 많은 이익을 남기기 위해서 부정 음식물, 불량 제품, 부실 건설, 탈세 등을 하게 되고  이렇게 남긴 이익은 눈감아 준 몇몇이 나누어 갖는다. 이것은 기업보국(企業保國)의 이념과도 배치된다.


한마디로 땀 없는 돈과 도덕적 가치 없는 상업은 우리사회에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하여야 한다. 이것은 정부의 몫이기도 하지만 우리 시민의 몫이기도 하다.


누가 나에게, ‘당신은 돈이 얼마나 필요한가?’고 묻는다면, 나는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거친 음식을 먹어도 배만 부르면 그만이고, 누더기 옷을 입어도 몸만 따뜻해지면 그만이고, 불평과 불만은 시기만 지나면 그만이고, 탐욕과 질투도 나이가 많아지면 그만이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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