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시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한산신문과 경남매니페스토 통영본부는 2014년 6월 4일에 열리는 지방선거를 맞아 통영시민 여러분들로부터 시민들이 원하는 정책을 직접 청해 듣고 이를 후보자들에게 제안하고자 합니다.

시민들의 제안을 이렇게 수시로 공유할 수 있도록 지면을 허락해준 한산신문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통영시장 후보를 위한 시민정책제안 열 번째는 시청 내 각종 심의위원회에 시민이 추천한 사람의 활동을 보장해 달라는 것입니다.

통영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지방 도시에 살다보면 황당한 일들을 자주 겪게 됩니다. 이 황당한 일이란 것은 지역 주민의 의사와는 아무 상관없이 갑자기 삶의 기반을 뒤흔들어버리는 일들을 만나게 되는 것입니다. 경남 밀양시의 송전탑이 좋은 예입니다.

멀쩡히 농사 잘 짓고 있던 농민들과 농사짓겠다고 도시에서 귀농한 젊은 농민들에게, 갑자기 농사를 불가능하게 만들어버리는 송전탑이 들어서는 것이지요.

몇 년 전 경북 경주시에서는 갑자기 정부가 핵폐기장 후보지로 거론하는 바람에 지역 주민들이 두 패로 갈라져 싸움까지 나더니 결국 핵폐기장이 들어서고 말았습니다. 이제 경주 사람들은 둘로 쪼개져 감정의 골이 깊고 핵방사능 위험까지 머리에 이고 살고 있습니다.  
 
이런 일들은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제2조를 대놓고 무시하는 일입니다.

국민은 자기 자신의 평화로운 일상을 지켜낼 권리도 없으니, 도대체 이 나라의 권력은 누구에게 있는지 모를 일입니다. 더욱이 "지방자치단체는 그 사무를 처리할 때 주민의 편의와 복리증진을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라는 지방자치법 제8조의 규정도 이런 일들로 인해 깡그리 무시됩니다. 사람이 살 수 없는 땅으로 만들어버리는데, 무슨 편의와 복리를 증진시킨단 말인가요?
 
이러한 일들은 비단 다른 지방 도시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 통영에서도 화력발전소 유치 사건 등의 예에서 보면, 통영시민의 삶의 기반에 관한 결정 문제에 대하여 시민들이 참여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통영 사람들 반 이상이 바다에 기대어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삶의 터전인 바다를 오염시킬 수도 있는 화력발전소 유치에 있어 지역주민들이 자신의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전혀 마련되어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감히 이런 정책을 제안합니다. 시장이 뭔가를 결정하기 전에 심의를 하는 시청 산하 각종 위원회에 시민과 시민단체에서 추천한 사람을 절반 이상 넣어주기 바랍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바로 우리 시민의 삶을 우리 시민 스스로 지켜내기 위해서입니다.

예를 들어 시청 산하 각종 기관의 상근자와 이사들을 선임하는 인사위원회부터 시민이 추천한 사람이 들어가야만, 정말 우리 통영을 위해서 일할 사람들을 뽑을 수 있습니다. 
 
선거 때만 되면 지켜내지도 못할 공약들을 쏟아내는 시장 후보들을 시민들은 더 이상 믿을 수 없습니다. 그러니, 한번 잘못 뽑아놓고 4년간 후회하는 어리석은 짓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시장의 정치권력을 시민들이 상시적으로 감시하는 구조가 필요합니다.

시의회조차 거수기 노릇을 하는 마당에 시민들이 직접 시장의 권력을 감시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각종 위원회에 시민들이 직접 참여해서 시장이 뭔가를 결정하기 전에 미리 심의를 해야 합니다.
 
물론 이런 제도가 매우 파격적이라는 것을 잘 압니다. 하지만, 우리의 지방 자치가 얼마나 왜곡되었으면 이런 제안을 하겠습니까? 시장이라는 한 사람이 가진 권력이 너무 큽니다.

어떤 형태로든 그 권력을 나누지 않으면 시장 자신조차 부정부패와 권력 남용의 유혹에 빠져 자기 자신을 타락으로 내몰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시장의 권력을 견제하기 위해 시민이 나서야 할 때입니다. 이를 위해서 시민단체나 일정 수 이상의 시민이 추천한 사람을 심의위원회에서 활동하게 하는 것이 좋은 방안이 될 것입니다.

시민단체는 시청 지원예산으로부터 독립적인 시민단체라면 시청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으니 좋을 것이고, 500명 이상의 시민들이 추천한 사람들이라면 시민의 뜻을 잘 받들 수 있을 것입니다. 시장 후보들이 진정으로 통영시민을 존경한다면, 이 제안을 진지하게 고민하기를 바랍니다.

"시민추천 심의위원제도 시행" 공약은 통영의 한 시민단체에서 제안하셨습니다.

시민 여러분들의 정책제안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제안된 공약과 다른 의견이 있는 분들은 연락을 주십시오. 반영하겠습니다. (지욱철:010-6571-3600)
경남매니페스토 통영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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