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롯의 거미줄’을 읽고

   

윌버는 형제들 중 가장 작게 태어났다는 이유로 죽임을 당할 뻔한 무녀리 돼지다.

 

농장 주인의 딸인 펀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지게 되고, 윌버라는 이름도 얻게된다. 다른 농장으로 옮겨가게 된 윌버에게 돼지우리에서 살고있는 거미 샬롯이 친구가 되어 준다며 다가온다.

 

처음, 윌버는 새 친구에 대한 의심과 두려움에 겁먹었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샬롯을 오해했다는 것을 깨닫는다. 겉보기에 샬롯은 뻔뻔스럽고 잔인해 보이지만 친절한 마음씨를 가지고 있었다.

 

작가 엘윈 브룩스 화이트는 미국 태생으로 동물을 주인공으로 세 권의 동화를 썼다. 그 중 ‘리얼리즘과 판타지의 결합’으로 평가 받고있는『샬롯의 거미줄』은 순진한 돼지 윌버와 영리하고 속 깊은 샬롯의 우정을 통해 진정한 우정을 생각하게 한다.

 

여느 돼지와 마찬가지로 윌버 역시 사람들의 식탁에 올라야 할 운명.

 

자신의 운명에 대해 듣고 윌버는 겁에 질려 이리저리 날뛴다. 영리한 샬롯은 크리스마스 즈음해서 훈제 베이컨과 햄이 될 위기에 처한 윌버를 살리기 위해 기적을 만들어 낸다.

 

샬롯이 거미줄로 써 놓은 ??대단한 돼지??라는 글자는 온 마을을 뒤집어 놓는다. 샬롯의 기적 행진은 계속되었다. ‘근사해’ ‘눈부신’ ‘겸허한’. 윌버 또한 친구의 표현에 부합되는 대단하고 근사하고 눈부시고 겸허한 돼지가 되려고 노력한다.

 

만약, 샬롯의 노력만 있고 윌버의 노력은 없었다면 이들의 진정한 우정이 성립될 수 있었을까? 샬롯의 노력 뒤에는 템플턴이라는 아주 현실적이고 자기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는 쥐의 도움이 컸다.

 

템플턴의 행동이 보는 이로 하여금 이맛살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그 모습이 결코 낯설지는 않았다.

 

대부분의 인간이 그런 모습이 아닌가 싶다. 샬롯의 필사적인 노력으로 윌버는 죽음을 걱정하지 않게 되었다. 그러나 샬롯은 필생의 역작인 알주머니를 남긴 채 죽음을 맞았다.

 

 이제 윌버에게는 돌봐야 할 샬롯의 소중한 생명들이 있었다.

 

돼지와 거미, 결코 어울리지 않는 친구다. 그러나 그들의 우정은 너무나도 부러운 관계로 발전했다.

 

세상에 태어나 살면서 윌버와 샬롯의 관계와 같은 우정을 쌓아 놓았는지, 템플턴과 같은 행동은 하지 않았는지, 지난 날의 행적을 돌이켜 본다.

 

어려운 일을 함께 헤쳐가면서 우정은 더 돈독해질 수 있다는 말을 깊이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거미가 글을 쓴다거나, 지성적인 행동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어른의 시각으로는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지만, 아이들은 오히려 재미있어 할 것 같다.

 

"너는 내 친구였어. 그것만으로도 굉장한 일이야.내가 너를 좋아했기 때문에 거미줄을 짰던 거야. 산다는 건 뭘까? 이렇게 태어나서,이렇게 잠시 살다가,이렇게 죽는 거겠지. 거미가 모두 덫을 놓아서 파리를 잡아먹으며 살기는 하지만,알지 못할 게 있어.어쩌면 난 널 도와줌으로써 내 삶을 조금이나마 승격시키려고 했던 건지도 모르겠어. 어느 누구의 삶이든 조금씩은 다 그럴 거야"샬롯이 죽음을 앞두고 한 말이다.

 

세상의 모든 이들이 이런 마음으로 살면 정말 살기 좋은 세상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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