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한산신문 구독자입니다. 그 동안 지방선거 정책 제안을 유심히 살펴봤습니다. 저는 시민 여러분들이나 시장 후보님들, 혹은 한산신문 독자님들이 불편해 할 이야기를 먼저 꺼내고 싶습니다. 바로 2012년 7월 통영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입니다. 우리 모두에게 아픈 상처이기 때문에 다시 들춰내는 것이 여러분들께 불편할 것 같습니다. 이 글을 쓰는 저도 다시 생각하기 싫습니다.
 
하지만, 다시 이 사건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그 사건 이후 달라진 게 아무 것도 없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주변에 사는 주민들을 무서워하고 의심하는 불신만 늘어났습니다. 솔직히 저 자신도 그 동네와 상관없는 곳에 살고 있으면서도, 동네에서 낯선 사람이 보이면 두려운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사건 이후 재발 방지를 위한 각종 대책들이 쏟아졌지만, 제대로 실행된 건 하나도 없는 것 같습니다. 즉, 우리 모두는 그와 같은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것입니다.
 
사실 저도 그에 대한 대책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범죄학을 전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범죄가 발생한 이후 주변 사람들에 대한 상처의 치유와 범죄 발생을 막기 위한 예방적 수단들이 범죄자를 검거하고 처벌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사건 발생 이후 주변 사람들에 대한 상처의 치유는 전혀 없었고, 비슷한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수단들도 전혀 실행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그저 국민들이 그 사건을 빨리 잊고 관광 통영의 이미지가 회복되기만을 바랐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통영 사람들 자신은 아직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특히 전원생활을 꿈꾸며 그 인근이나 혹은 그와 비슷한 농어촌 마을로 이사를 가려던 사람들 중 이를 포기하고 아파트에 눌러 앉은 사람들을 저는 많이 알고 있습니다.
 
제가 제안하는 것이 대책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한 가지를 시장 후보님들께 제안하려고 합니다. 그것은 특히 통영 내 농어촌 마을이나 주택들로 이뤄진 구도심 마을 등지에서 마을 잔치를 정기적으로 열도록 지원하는 것입니다. 제가 어릴 때를 생각해보면 부모님은 매달 한 번씩 하는 반상회에 꼭꼭 참여했습니다. 우리 동네에 서로 모르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지요. 그런데, 지금은, 아파트는 물론 농어촌 마을에도 타지에서 이사 온 사람들이 무척 많고, 바로 옆집에 누가 사는지 모르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얼굴도 잘 모르기 때문에 밤길을 걷는 것이 무서운 것도 사실입니다. 이게 어디 사람 사는 세상입니까?
 
이 상황을 그나마 개선하는 방법으로 저는 마을 잔치와 총회를 제안합니다. 총회랍시고 딱딱하게 회의를 하는 게 아닙니다. 그냥 옛날 잔치 하듯이 국수에, 파전에 막걸리도 좀 마시고, 노래자랑 같은 것도 좀 하면서 모여서 노는 겁니다. 그냥 놀라고 하면 주저할 사람들도 시청에서 권하고 지원금이라도 조금 준다면 참여할 사람이 많을 것입니다. 이렇게 억지로라도 모이다보면 마을 사람들끼리 좀 얼굴을 알고 지내지 않겠습니까? 아니면 차라리 마을 대청소 같은 행사를 하는 것도 좋습니다. 그러다보면 서로 서로 친하게 지내고 흉악한 범죄도 좀 막을 수 있지 않겠습니까?
 
특히 이런 마을 총회와 잔치를 할 땐, 마을에 사는 사람 모두가 반드시 전원 참여해서 인사를 나누도록 이장님들이 권고해야 합니다. 제가 아는 사람 중에 한 명은 통영의 어느 농촌 마을에 있는 빌라에 사는데, 마을 총회에 빌라 주민은 끼워주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러니 자기가 농어촌 마을에 살고 계신 기존 주민 분들과 어울리려고 해도 도통 기회가 없다는 겁니다. 하지만, 인원수를 살펴보면, 아마 통영에 부모님 대부터 살았던 사람들보다 새로 이사 온 사람들이 더 많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기존 주민과 새로 이사 온 사람들이 친하게 지내는 건 시민의 화합을 위해서라도 정말 중요한 일입니다.
 
뭐, 잘 모르겠습니다. 이것만 한다고 모든 범죄가 예방되는 건 아니겠지요. 시장님 후보님들이 좋은 아이디어를 좀 내 주십시오. 무슨 경제 발전시킨다는 말씀만 하지 마시고, 실질적으로 하루하루 생활이 안전하고 평화로울 수 있는 방법을 좀 마련해서 펼쳐 주십시오. 세월호 사건처럼 고등학생들이 수학여행을 가다가도 몰살되는 세상입니다. 이렇게 위험한 세상입니다. 우리 동네를 조금이라도 더 안전한 곳으로 만들기 위해, 이웃들끼리 서로 안전을 지켜주는 동네를 만들기 위해, 시장님이 관심 좀 써 주십시오.

"안전한 마을을 만들기 위한 농어촌 마을 잔치 지원" 이 글은 통영의 어느 농어촌 마을로 귀촌하려다가 포기하고 죽림에 사는 최**씨가 보내주었습니다.

시민 여러분들의 정책제안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제안된 공약과 다른 의견이 있는 분들은 연락을 주십시오. 반영하겠습니다. (지욱철:010-6571-3600)
경남매니페스토 통영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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