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통영시 면피성 발표, 국제적 윤이상 지키기 운동을”

 

통영시가 윤이상 생가터 보존 계획을 밝혔으나 2차선 도로 한가운데에 외딴섬과 같이 남게 돼 “면피성 계획일 뿐”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통영시는 도천동 윤이상기념공원에 인접한 윤이상 생가터를 보존하기 위해 왕복 2차로 중 1차로를 우회해 개설하기로 했다고 2일자로 밝혔다.

시는 왕복 2차선 도로 가운데의 윤이상 생가터에 잔디 조경과 안내판을 설치하고 기존 윤이상기념공원 안에 있던 생가터 표지석을 옮겨 배치할 계획이다.

1970년대 수립된 도천동 일원 도시계획도로는 폭 8m, 길이 178m 규모의 왕복 2차로가 윤이상 생가터를 지나는 것으로 계획돼 올해 초까지 미집행된 채로 남아 있었다.

통영시는 6월 중 당초 계획 대로 윤이상생가터가 편입된 2차선 도로를 착공할 예정이었으나 최근 시민단체와 윤이상평화재단, 종교계 등 반발 여론이 확산되자 생가터 일부를 남겨 두고 한쪽 차선을 우회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는 생가터 전체 보존을 위해 도로를 우회할 경우 추가 철거 등 막대한 예산이 수반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통영시 도시과 도시개발담당은 “윤이상 유족들과 협의한 결과, 지역주민 피해가 없는 1개 차선을 이용해 우회하여 소박하게 생가터를 보존하기로 했다”며 올 연말까지 도로를 완공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윤이상생가터 보존운동을 전개해온 시민단체에서는 “생가터가 도로 한가운데 고립되는 계획으로 공감하기 어렵다, 도로편입 반대운동은 지속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윤이상생가터를지키는모임 장철은씨는 “시가 발표한 내용을 보면 2차선 도로 가운데에 생가터가 섬처럼 갇힌 모양인데, 도로가 주차장이 되어버릴 가능성도 감안해야 한다”며 “이렇게 만들어 놓으면 추후 생가를 복원한다거나 할 여지조차 없어진다”라며 통영시의 계획에 반대 의사를 명확히 했다.

강제윤 시인은 “시가 우회도로 이야기를 흘리는 것은 생가터 문제를 의제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는 징조이며 확정된 것은 없다”며 “일종의 물타기전략으로 보이며 선거 이후 시장이 도로편입 철회를 공식 선언하고 우회도로를 확정짓고 생가터 보존을 위한 플랜을 제시하기 전까지는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도로편입 반대 서명 지속과 확산은 물론, ‘윤이상생가터지키기 예술인 선언’을 추진해 생가터를 넘어 ‘윤이상 지키기’를 전국적 국제적으로 확산시킬 것”이라며 “민예총과 한국작가회의 등에서 긍정적인 답변을 얻었다”고 전했다.

한편 통영시의 발표에 앞서 “윤이상생가터 도로 편입 반대”를 밝히며 윤이상평화재단(이사장 영담스님) 및 ‘윤이상생가터를지키는모임’이 지난 30일 통영시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는 쌍계사 주지 경담스님을 비롯해 불교, 개신교, 천주교, 원불교 등 각 교계의 인사들이 함께 자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직후 통영시장 후보들에게 생가터 도로편입 반대의 서한을 전달했으며 윤이상 생가터 현장을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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