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이 낳은 세계적 작곡가 윤이상(1917∼1995) 선생의 1939년 화양강습회 시절 사진이 공개돼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가로 16×세로 12㎝ 크기의 이 흑백 사진은 당시 윤이상과 더불어 이 학교에 교사로 재직했던 이민식(75년 사망)씨의 차남 이경건(65·호주 비엔나 거주·문화관광컨설턴트)씨가 사단법인 통영사연구회(회장 박형균)의 주선으로 본사에 기증하므로써 공개됐다.총 31명의 교사와 학생들이 화양강습회 건물을 배경으로 찍은 이 사진은 ‘14회 졸업생 기념 소화 14년 3월 화양강습회’라는 사진 속 한자 기록을 통해 1939년 3월 14회 졸업 사진임이 판명됐다. 일본식 연호 ‘소화’ 14년은 우리나라 연대표에 대비해 보면 1939년이 된다. 이 당시가 일제 강점기인 관계로 일본식 연호를 사용했다는 것 또한 알 수 있다. 또 이 사진의 최초 소장자였던 이민식씨가 사진 훼손을 방지하기 위해 사진을 배접하고 그 위에 습자지를 대고 등장 인물을 일일이 기록해 그 당시 화양강습회 재직 교사와 학생들을 모두 알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그 기록에 따르면 세 번째 줄 맨 왼쪽에 서 있는 사람이 바로 윤이상이고 그 옆에 좀 떨어져 서 있는 사람이 강사 이강욱이다. 그리고 첫째줄 맨 오른쪽 팔짱끼고 앉아 있는 사람이 이 사진의 본 소장자였던 이민식이다. 그는 1995년 통영군에서 충무시로 승격할 당시 마지막 산양읍장을 지낸 인물로 교육자로도 유명했다.그 바로 왼쪽 옆에 사람이 재무 김기조, 세 번째 사람이 감사 박갑조, 네 번째가 학부형 회장 정지순, 다섯 번째가 회장 김만숙, 여섯 번째 감사 정규찬, 일곱 번째 부형회 재무 정익찬, 여덟 번째 총무 정한조 등이다. 둘째 줄은 맨 오른쪽 학생이 이영옥, 다섯 번째 김재규로 기록돼 있다.각종 논문과 자료를 대비해본 결과 이 사진은 윤이상이 1935년 1차로 일본을 다녀온 후 1938년과 39년 통영 산양면 화양강습회(뒤에 화양학원→화양초교→현 산양초교 화양분교) 음악교사 시절 중 39년에 해당되는 시기이다.1940년 제2차 일본 유학을 떠나기 전의 모습으로 1938년도 화양강습회 시절 사진과 모습이 거의 흡사해 보인다.이경건씨는 “이 사진은 아버지가 생전에 가장 아끼는 사진으로 일제 강점기 민족자본으로 설립된 화양강습회에 윤이상과 더불어 교사생활을 하던 장면”이라며 “사진의 배경이 되는 화양강습회 건물은 신전리 새교사가 지어지기 전의 건물이라고 아버지께 들었다”고 말했다.또 “이 사진을 개인 소장품으로 보관하기보다는 통영국제음악제 등을 통한 윤이상 재조명 사업이 활발한 통영에 보관하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에 한산신문에 기증하게 됐다”며 “화양초교의 교육사적 자료로도 큰 가치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기증 동기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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