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주반 나주반과 더불어 조선 3대 소반
통영반…예술성, 제작방식, 실용성 최고
궁중에서 사용, 조선 목가구 명품 디자인

소반(小盤)이란 음식을 먹을 때 음식 그릇을 올려놓는 작은 상으로서, 다리와 판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소반을 만드는 기술 또는 그 장인(匠人)을 일컬어 소반장이라 하는데, 소반장은 목제의 세간들을 만드는 소목장(小木匠)에 속한다.
 
소반은 목가구 중에서 가장 지방적 특색이 짙은 공예품이며, '통영소반'은 전남 나주의 '나주반', 황해도 해주의 '해주반'과 함께 유명하다.
 
특히 통영소반은 궁에서 많이 사용될 정도로 유명세가 제일이었다. 현재 우리가 생각하는 소반의 모양은 바로 통영소반에서 비롯됐다.
 
그 만큼 통영소반은 전국적으로 그 형태를 통일시킬만한 제작 구조를 지녔다. 그 힘은 바로 통영소반이 예술성과 실용성에서 대단히 뛰어났기 때문이었다.
 
통영소반의 천판은 타지방에 비하여 단단한 나무인 괴목·느티나무·포구나무 등을 제일로 치고 서민판은 소나무판을 썼다.
 
문목통판으로 전을 붙이지 않고 통판을 파내어 변죽을 만들었으며, 가장 좋은 옻칠로써 문목의 아름다움을 돋보이게 했다.
 
통영소반의 사족은 타지방에서 볼 수 없는 기법으로 마족(馬足), 구족(狗足·개다리 소반), 묘족(猫足) 등은 자귀(짜구)로 깎고 칼로 다듬는 것이 특색이다.
 
통영소반은 운각 등의 부분이 전통적인 인동·당초 등의 문양과 나비·넝쿨·모란 등이 음각되어 생동감이 넘친다.
 
통영소반의 책상판은 천판과 다리 사이에 초엽(운각)을 대고 초엽 바로 밑에 중대를 둘러 다리와 초엽을 고정시켜 천판의 비틀림을 잡는다.
 
다리의 중간쯤에 또 한판의 중대를 둘러 네 다리를 한번 더 고정시킴으로써 타지방의 어느 판보다 튼튼하다.
 
이런 까닭에 철종때 우의정과 좌의정을 역임한 국헌 이헌구(1784-1858)는 젊은 시절 "통영 장인이 만든 경상을 소반과 함께 2냥 2전에 마련했다"는 기록을 기쁘게 남기기도 했다.
 
호두나무로 만든 아름답고 단단한 그 경상은 1809년이라는 제작연대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견고함을 과시하면서 통영 장인의 솜씨를 보여준다.
 
통영소반은 우리 문학에도 자주 등장한다. 그 만큼 일상과 뗄 수 없는 공예품이기 때문이다.
 
박경리(1926-2008)의 대하소설 토지 9권을 보면 "우리 통영에서는요, 손님 겉은 노인치고 양복입은 사람은 한 사람도 없십니다. 그래도요, 통영갓 통영소반이라 카믄 외지의 양반들은 다 안다캅디더. 하다못해 전복도 통영 거라 카믄 돈을 더 받는다 하데요."
 
1960-70년대까지 나라 안 여염집들을 돌아다니며 소반파는 상인들이 "통영소반 사시오"를 큰 소리고 외고 다녔을 정도로 통영소반은 이미 온 나라 가장 유명한 명품 브랜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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