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오치·삼덕항 9월 이후에나 설치 가능, 통영시 "일방적 지자체 부담" 답답

여름 휴가시즌의 정점이 다가오고 있으나 세월호 사고 이후 강화된 승선절차를 소화하기 위한 무인민원

 
발급기가 여객선 터미널에 미비해 승객들의 혼란이 예상된다.
 
세월호 사고 여파로 강화된 승선 절차에 따라 매표와 탑승시 신분증을 제시해야 하며, 신분증이 없는 경우 주민등록등·초본, 가족관계증명서를 제시하면 탑승이 가능하나 여객선 승선 현장 발급을 위한 무인민원발급기는 지난달 통영여객선터미널에만 단 1기 설치되었다.
 
이달 말부터 연안여객선 승객 폭증이 예상되나 사량도행이나 욕지도행 여객선을 이용하는 관광객들은 신분증을 지참하지 않은 경우, 무인민원발급기를 찾아 시내 방향으로 차를 몰아야 한다.
 
사량도행 여객선을 운항하는 도산면 가오치항 터미널, 욕지도행이 출항하는 산양읍 삼덕 터미널에는 무인민원발급기가 없이 가장 가까운 무인민원발급기 위치를 알려주는 안내문만이 붙어 있다.
 
각 터미널 안내에 따르면 도산면 가오치항에서 가까운 무인민원발급기는 죽림 소재 광도면 이동민원실, 통영이마트, 그리고 통영시청 민원실이다. 산양읍 삼덕항에서 가까운 무인민원발급기는 미수동 '그린DC마트', 봉평동 이동민원실, 봉평동 주민센터다.
 
가오치항에서 이마트 통영점까지의 거리는 12.5km, 삼덕항에서 미수동 그린DC마트 까지의 거리는 약 4km로 차이는 있으나 왕복을 고려하면 가깝다고 할 거리는 아니며 주말의 경우 차량 정체와 주정차 불편도 예상된다.
 
또한 가오치항에서 가장 가까운 이마트 통영점은 매월 2회 일요 휴무일(7월 27일, 8월 10일, 24일)에는 무인민원발급기 사용이 불가능하며, 죽림이동민원실은 월~금 한정으로서 주말 이용이 불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서호동 통영여객선터미널도 무인민원발급기 1기만으로는 성수기 승객들의 민원서류 발급을 소화해내기 힘들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한편 통영시는 지난달 긴급히 통영여객선 터미널 구내에 무인민원발급기를 설치했으나, 정부(해양수산부)가 일선 지자체와의 협의와 검토 없이 일방적으로 여객선승선절차 강화를 추진한 탓에 적지 않은 예산 부담을 떠안게 됐다. 여객선 터미널에서 빈발하는 민원도 지자체의 몫이다.
 
통영시는 지난달 9일 정부에 "여객선터미널에 무인민원발급기 설치가 예산부족으로 애로가 많으므로 해양수산부와 안전행정부가 협의해 전국적인 국비사업으로 설치해 달라"고 건의했으며, 이달 8일에는 유람선터미널에도 무인발급기 설치와 전산발권이 시행되어야 하는지를 질의했다.
 
해양수산부는 "조기에 연안여객터미널에 무인민원발급기 설치가 되도록 적극 협조해 달라. 연내 설치가 곤란한 경우에는 내년도 예산 반영이 되도록 해달라"고만 답해 대당 2,000만원이 넘는 무인민원발급기 설치 예산을 결국 일선 지자체의 몫으로 넘겼다. 또한 여객선에 비해 승객 밀집도가 높은 유람선 승선절차 강화에 대해 정부의 명확한 지침이 없는 상태다.
 
이에 통영시는 오는 9월 추가경정예산 심의에 무인민원발급기 3대 추가 설치를 위한 예산안을 상정할 예정이다.
 
통영시 관계자는 "지난달 통영여객선터미널에 설치한 것은 관내 대형마트에 설치하려고 준비했던 것을 긴급히 장소만 변경해 시행한 것"이라며 "9월 추경에서 예산이 확보되면 9월말~10월 초 우선 가오치와 삼덕 터미널에 무인민원발급기를 설치할 예정이나 예산이 확보되지 않을 경우 결국 내년으로 넘어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승선권 전산발권과 여객선 탑승시 신분증명 관련 내용은 정부에서 TV뉴스, 신문, 인터넷 포털 등 전국단위의 매체를 통해 대대적으로 대국민 홍보를 해야 할 사안이나 홍보조차도 일선 지자체의 몫이 되어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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