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유통업체 "하수도가 문제", 통영시 "업체끼리 방류 조율을"

"이순신공원 진입로에는 거북선과 판옥선이 아니라 승용차들이 바닷물을 가르며 달린다"
 
공원 진입로에 흥건한 바닷물로 민원이 몇 년째 이어지고 있으나, 해수를 도로에 방류하는 업체들은 "책임 없다"에 통영시는 "단속 근거가 약하다"는 상황으로 시민과 관광객만 피해를 입고 있다.
 
해수의 도로 방류는 아스콘 부식을 초래해 도로 수명 단축의 주 원인이 되고 있으며, 이순신공원 진입로는 비포장도로나 마찬가지인 상태다.
 
뿐만 아니라 수산유통업체들이 한꺼번에 대량으로 해수를 방출하는 탓에 보행이 불가능할 정도로 도로에 바닷물이 차오르며, 이순신공원을 방문하는 차량의 외장을 부식시키고 있다.
 
이에 대해 진입로에 면한 수산유통업체들은 "해수 방류 자체보다는 하수도에서 해수가 역류하는 현상이 문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모 업체 관계자는 "도로에 해수가 차오르는 부분은 하수도가 좁아서 생기는 문제다. 하수시설을 넓히면 도로에 물이 차는 현상이 개선될 것"이라며 "활어창고들은 훨씬 오래전부터 있었다. 이순신공원이 들어서기 전에는 민원도 없었지 않느냐. 활어 유통의 특성상 수조의 물을 최대한 빨리 빼내야만 하는 사정도 있다"고 말했다.
 
통영시는 인근 수산유통업체들이 협의해 각각의 수조와 활어운송차량의 해수 방류 시간이 겹치지 않도록 조정해 달라는 입장이다.
 
또한 어업유통단지와 같은 대규모 시설도 아닌 몇몇 개인사업장의 편의를 위해 시의 예산을 추가로 투입해야 할 만큼의 공공성은 부족하다는 것이다.
 
건설과 도로관리담당은 "일단 해수 도로방류에 대한 단속기준에 대해서 알아보겠다"며 "하수도와 관련한 문제이므로 타 부서에 문의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상하수도과 하수도 담당자는 "해당지역 하수관구는 폭 40cm, 깊이 7~80cm로 작은 것도 아니다. 또한 몇몇 업체 때문에 많은 예산을 투입해서 하수시설을 개보수하는 것은 형평성과 사업타당성이 떨어진다"라며 "오염원이 없다면 해수는 도로에 방류할 게 아니라 바다에 배출하는 게 맞다. 개인사업장인 만큼 업체가 자체적으로 처리해야 할 것"이라며 하수시설 개축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한편 인근 주민들은 "해수를 도로에 무단방류하고도 태연한 사람들도 문제고, 통영시의 해결 의지가 없는 것 같다. 몇 년 동안 민원도 꾸준히 들어갔는데 바뀌는 게 없다"라고 꼬집었다.
 
한산해전의 바다를 조망하는 아름다운 경관의 이순신공원, 해수 방류 문제로 인한 진입로의 불편이 해소되기 전까지는 "공원만 잘 만들어놓으면 뭐하나"라는 비아냥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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