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조방제요원 김판석씨 “뭍에 오르는 날이 드물다”

▲ 적조방제 작업원 김판석씨

남해안 적조특보가 통영 연안에서 ‘적조경보’로 강화 발령된 이후, 누구보다도 하루를 바쁘게 보내는 이들이 있다. 황토를 이용해 적조생물 방제 작업을 수행하는 사람들이다.

지난 25일 산양읍 달아항에서 만난 적조방제요원 김판석씨는 “적조 주의보에서 경보가 된 이후, 특히 토요일부터 월요일(23~25)까지 황토 살포 작업량이 많았다. 지금도 산양읍 달아 앞바다에는 물 색깔이 갈색인 것을 육안으로도 알 수 있다”고 말한다.

김판석씨는 3인 1조(예인선 1, 바지선 2명)로 이루어진 바지선 대용량(황토 50톤 적재) 황토전해수살포기 팀의 일원이다. 현재 통영 관내에는 대용량전해수살포기 3대가 운용되고 있다.

평소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김판석씨는 지난 7월 초 통영시와 계약해 적조방제 현장요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황토를 물에 풀어 전해수와 함께 바다에 살포하는 작업은 건설현장의 작업 내용과 비슷하기 때문.

김판석씨는 “보통 아침 아홉시 전에 달아항에서 출항하지만, 방제 현장에 나가면 매일 들어오진 않고 흙 싣는 날만 귀항한다. 기름값 등 경비도 절감하기 위해 어장 근처에 정박한 채 밤을 보내는 날이 많다”며 “특히 지난 주말(23, 24일)은 화장실 갈 시간조차 부족할 정도로 바빴다”고 덧붙인다.

적조 방제 과정은 국립수산과학원과 경남수산기술사업소 예찰 결과에 의해 통영시 적조대책본부가 방제 지점을 설정하며, 통영시의 지시에 따라 방제선이 적조생물군 출현 지점으로 출동해 방제한다. 출항해서 해상에서 이동 중 적조생물군을 발견하면 즉시 방제하기도 한다.

김판석씨는 “바지선에 설치된 탱크에서 황토를 해수에 희석을 해서 분사하는 것인데, 물에 개어내는 과정에 힘이 많이 든다. 두명이서 쉴 틈 없이 일이 진행된다”며 “어설프게 처리하면 허연 물만 분사되므로 황토를 잘 풀어낸 상태로 바다에 분사해야 적조생물을 가라앉힐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어 “황토가 적조생물에 부착되어야 침하되는데, 육안으로 침하가 확인될 때까지 황토물을 분사한다”며 “조류가 센 곳이나 어업인이 어선을 몰고 도와주는 곳에서는 작업도 빨리 진행된다”고 덧붙였다.

적조 예찰기관과 방제 작업 현장의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이야기가 있다. 어업인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 주면 좋겠다는 것.

김판석씨도 “황토를 살포한 곳 근처에 어선을 몰고 와서 좀 달려 주면 가두리주변 적조생물이 분산되고 방제 효과도 더 낫다”며 “가두리는 거의 다 개인사업인데 어장을 소유한 어업인들이 와서 도와주면 작업도 빨리 진행되지만 그런 경우는 많지 않다”며 아쉬움을 말했다.

▲ 분사한 황토가 잘 퍼지도록 가두리 주변을 달리는 어선

 

▲ 전해수황토살포기를 설치한 바지선과 예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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