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수요 약하다”, 학계 “현행 평가제도 지방에 불리”

 

- 예비타당성 조사, 관광수요 및 철도노선 인근 개발계획 미반영 문제점

“철도 사업을 판단하는 현 예비타당성조사 제도는 인구가 기준이다보니 수도권이 우선시되고 지역불균형이 가중되는 악순환이다. 제도개선이 절실하다”

서부경남의 신성장동력으로서 서울과 통영을 2시간 30분에 이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남부내륙철도 사업의 예비타당성 조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지난달 29일 통영 마리나리조트에서 ‘남부내륙철도 정책포럼’이 열렸다.

경남도 주관 경남발전연구원 주최로 열린 이번 정책포럼에는 이군현 새누리당 사무총장, 윤한홍 경남도 행정부지사, 구윤철 기획 재정부 성과관리심의관, 조문환 경남발전연구원장, 김기혁 대한교통학회장, 강승필 서울대 교수, 김시곤 서울과학기술대 교수, 김동훈 한국철도시설공단 미래사업기획처장을 비롯해 관계전문가, 공무원, 도민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윤한홍 행정부지사는 인사말에서 “남부내륙철도는 서부경남은 물론 경남의 미래 50년 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위한 핵심 사업”이라며 “대통령 공약사업으로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반드시 건설해야 하며, 경남도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획재정부 “수도권보다 사업비 더 들어, 수요와 경제성 의문”

 

이군현 새누리당 사무총장은 “기재부에서 예산안을 편성해 국회에 넘겨줘야 하는데 예산 투입 대비 효과 즉, B/C분석(비용편익분석)값이 도출되지 않는다고 예산안이 안 나오고 있다. 정책판단의 참고자료일 뿐인 것 때문에 사업을 시작도 못한다고 해선 안된다”고 짚었다.

주제 발표에 나선 김시곤 서울과기대 교수는 “남부내륙철도는 서부경남 뿐만 아니라 통일을 대비해 반드시 필요하다”며 “현재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추진 중인 남부내륙철도 예비타당성조사에서 누락된 진주·사천 항공산업단지, 거제 해양플랜트 산업단지를 비롯한 각종 개발계획과 서울~김천 구간의 철도이용편익 등이 추가로 반영돼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구윤철 기재부 관리심의관은 “남부권은 직선거리가 수도권보다 짧아도 사업비가 더 드는 만큼 수요를 얼마나 창출할지, 어떻게 비용을 줄일지, 편익 향상 효과가 얼마나 되는지가 관건”이라며 예비타당성조사에서 경제성 문제가 걸림돌이 되고 있음을 피력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남부내륙철도 착수가 가능하도록 비용편익분석값 도출을 위한 사업 ‘비용’ 절감 및 ‘편익’ 증가 방안과 함께, 현행 예비타당성조사 제도의 문제점도 거론됐다.

 전문가들 “현행 예비타당성 조사 제도, 국토균형발전 발목잡아”

 

경상대 정우건 교수는 “남부내륙철도는 남단의 섬 거제도와 육지를 연결할 뿐 아니라 일본과 철도를 연결하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며 “지리산권 산악레저와 남해안 해양레저 접근성이 높아져 수도권 삶의 질 향상에도 기여할 것이며, 예비타당성조사는 이런 편익성의 부분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철도시설공단 김동훈 처장은 “예비타당성조사의 건설비 단가 기준이 아직 2007년도 기준을 쓰고 있어, 현재 건설단가가 2007년 당시보다 낮아졌다는 것이 반영되지 않았다. KDI의 조사는 실제보다 비용이 높게 산정됐다”며 “또한 현행 예비타당성조사 제도가 철도사업에는 안 맞는 부분이 있다. 국토 전체보다는 인근 지역 영향만 살피기 때문”이라며 제도 개선 필요를 강조했다.

 

경남발전연구원 송부용 박사는 “거제까지 철도가 열린다면 해양플랜트 붐업 뿐 아니라 통영 안정 지역도 지금보다 두배 이상 활성화 될 것”이라며 “서부 남부 경남의 불균형과 소외를 일거에 해소하는 계기”로 전망했다.

 

한국철도연구원 양근율 박사는 “현재 예비타당성조사 편익성 요소는 인구만 고려하고 있는데, 인구 수요에 농수산업 화물수요를 더하면 편익성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다. 또한 관광객 수요도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영삼 경남도 항공우주산업과장은 “KDI가 수요분석에서 도로 통행량만 보는데, 경남 유료 관광지 통계를 분석하면 현 예비타당성조사보다 더욱 많은 관광수요가 있음을 알 수 있다”며 “이런 부분들이 반영되면 비용편익분석은 훨씬 높게 나타날 것”이라며 현행 평가방식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남부내륙철도는 2014년부터 2022년까지 총사업비 5조 7,864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김천에서 거제까지 총 170.9㎞의 고속화철도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남부내륙철도가 개통되면 서울~진주 2시간 10분대, 서울~통영 2시간 30분대에 이동이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지난해 11월 19일 기재부의 재정사업평가자문회의에서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사업으로 선정되어 현재 KDI에서 용역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지난 8월 1차 중간점검회의를 개최한 결과 서울(수서)~김천구간의 철도이용 편익반영 누락, 진주·사천 국가항공산단, 거제 해양플랜트 국가산단 등 철도노선 경유 인근지역의 산업단지와 택지 등 각종 개발계획의 미반영, 지역 관광수요의 미반영, 예비타당성조사 표준지침의 비현실성 등의 문제점이 확인됐다.

이에 경남도와 지역 국회의원 등을 중심으로 기재부와 KDI에 타당성조사 수정을 강력하게 요청하고 있으며, 국토균형발전을 위해 제도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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