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책 읽는 도시 가입 불구... 여전한 도서 부족, 새 책 안내 실종

-전문 사서 법정 최소기준 절반, 업무 차질 요인 지목 

▲ 문화 및 교육 관련 부서가 아닌'시설관리사업소' 소관의 통영시립도서관

도서관 ‘행정의 달인’을 배출하며 한때 전국 지자체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었던 통영시 관할 도서관이 최근 기본적인 서비스 부족으로 이용자 시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특히 통영시는 지난 9월 ‘책읽는도시협의회’ 가입을 크게 홍보했으나, 이에 따른 독서진흥 정책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책읽는도시’ 가입 이후, 시 관할 도서관 신착도서 비치가 이루어지지 않는 역설적인 상황도 벌어졌다.

지난 3일 시립충무도서관(죽림)을 방문한 시민 ㄱ씨는 봄철에 대출했던 몇권의 책들이 여전히 신착도서 코너에 자리잡고 있는 것을 보고 “새 책이 그렇게 없는건가”라는 의문을 갖게 됐다.

이에 도서관 검색대를 통해 확인한 결과, 시립충무도서관 단행본 신착도서는 최근 3개월간 831건(권), 2개월 111건, 1개월간 79건이다.

청소년 및 성인 이용자들이 찾는 종합자료실로 한정하면 3개월간 524건이나, 2개월간 67건, 1개월간 42건에 불과하다.

통영시립도서관(무전동) 신착도서는 최근 3개월간 565건(권), 2개월간 212건, 1개월간 173건이다. 종합자료실 도서에 한정하면 최근 3개월간 498건, 2개월간 150건, 1개월간 112건이다.

산양도서관은 최근 3개월 397건, 2개월 55건, 1개월 46건이다. 종합자료실 도서는 3개월간 365건, 2개월간 23건, 1개월간 14건이다.

이처럼 9월 이후 시립도서관의 신착 도서 비치는 이용자가 직접 요청한 자료만 소수 이루어졌으며, 정기적인 신착도서 구입 및 비치가 없었음이 확인됐다.

이에 시설관리사업소 시립도서관 담당은 “당초 정기적인 도서 구입과 비치는 연간 7~8회로 2개월마다 이루어지나, 올해 상반기까지 수의계약으로 이루어지던 도서 구입 방식을 하반기 들어 입찰 방식으로 전환하다 보니 업무 진행이 늦어지고 있다”고 해명했다.

통영시는 1월, 3월, 4월, 6월, 7월까지 약 2개월 간격으로 도서를 구입해오다 7월 2일 이후 3개월 20일만인 지난달 23일 도서를 구입했다. 11월 초 현재 10월 구입분은 도서관에 반영되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책 읽는 도시’ 가입을 홍보하면서도 도서관에 가장 기본이 되는 신착도서 마련에 차질을 빚었다는 것은 비판을 면하기 어려운 모습.

도서관 신착도서를 직접 검색해본 시민 ㄱ씨는 “책읽는도시 가입했다며 홍보해놓고 오히려 그 뒤로 시립도서관에 새 책이 없다는 건 앞뒤가 안 맞는 것 아니냐”며 “특히 충무도서관은 안 그래도 책이 부족한 곳인데 집중적으로 새 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2014년 9월말 기준 충무도서관은 장서 수 총 29,242권으로 통영시립도서관의 47,180권, 산양도서관의 73,875권 뿐 아니라 욕지도서관의 42,974권에도 크게 못 미친다. 교육청 관할 통영도서관(봉평동)은 87,677권의 장서를 소장하고 있다.

 문턱 높아진 통영시 도서관, 신착도서 안내도 실종

시 관할 도서관이 최근 이용자 편의보다는 운영 편의에 기울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교육관련 모 시민단체 관계자는 “지난 9월 충무시립도서관에 강의실 대관 문의를 했는데, 민간에 공간을 빌려주지 하지 않기로 했다며 이제 도서관 공간에 자체 프로그램만 진행한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예전에는 비영리단체가 도서관 공간 대관이 어렵지 않았고 실제로 문화 교육관련 민간행사도 있었다”며 “대관이 안된다며 하는 이야기가, 학습 목적 독서실 이용자들이 강의실 이용을 요구해 불허하고 있는데 민간 대관시 형평성 문제가 생긴다는 거였다”고 말했다.

이처럼 시민에게 열린 도서관이 아니라 운영 편의 위주가 되지 않았느냐는 지적에 시립도서관 측은 “일부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는 입장.

통영시 시설관리사업소 시립도서관담당은 “민간 대관 불허는 전혀 사실과 다르다”며 “도서관이라는 공간의 목적에 부합하는 내용이면 대관이 가능하다. 다만 대관 내용과 목적은 따질 수 있다”고 밝혔다.

▲ 통영시립도서관 2층, 한눈에 알아보는 새 책 안내는 사라졌다

한편 올 하반기 들어 통영시립도서관의 신착도서 안내 게시판도 실종됐다.

시립도서관 2층 종합자료실 앞 복도 게시판에는 새로 들어온 책의 표지 이미지를 활용, 신착 도서의 제목과 저자 및 출판사 뿐 아니라 책의 겉모습까지 알아볼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같은 신착도서 게시판 안내는 최근 폐지돼 검색대에서 이용자가 직접 검색을 통해서만 새 책을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책 읽는 도시’ 로드맵 전무, 우수이용자 인센티브 등 독서진흥책 없어

통영시는 9월 26~28일 경기도 군포시에서 열린 ‘2014 대한민국 독서대전’에 참가해 ‘책읽는도시협의회’에 가입했다.

당시 통영시는 “범국민 독서문화 확산을 위한 협력사업 추진, 독서 행사 상호 지원, 독서정책의 지속 공유를 통해 협력체계를 유지 강화한다”며 “책읽는도시협의회 가입을 계기로 시립, 충무, 산양, 욕지도서관과 21개의 작은도서관을 지역 문화공간과 커뮤니티센터로서의 역할을 하도록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5일 시립도서관 확인 결과, ‘책 읽는 도시’ 관련 정책 로드맵과 별도의 시책 시행은 커녕 아직 수립된 것도 없어 ‘책 읽는 도시’ 타이틀 홍보에만 머무르고 있다.

2015년도 예산 확보와 관련한 통영시 도서관 사업계획의 핵심은 △도서검색 시스템 업그레이드 △가까운 도서관에 원하는 도서가 없을 경우 다른 도서관의 책을 신청해 받아보는 책두레 서비스 △이미 다른 이용자가 대출중인 도서에 대해 예약 대출하는 시스템 등이다.

이같은 시책은 시립도서관 이용 편의 증대를 위한 것이나, 기존 도서관 운영 연장선상으로서 ‘책 읽는 도시’ 가입 관련 신규 정책은 아니다.

또한 독서진흥책으로서 전국의 도서관들이 도서 대출이 많고 연체가 없는 우수이용자에 대한 인센티브제를 시행하고 있으나, 현재 통영시립도서관에서는 계획조차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교육청 소관인 봉평동 소재 ‘통영도서관’이 수년 전부터 이미 우수이용자에게 대출가능 권수 확대, 도서상품권 및 표창 수여 등 독서 장려를 위한 인센티브제를 실시해온 것과 대조되는 모습.

이에 통영시 시립도서관 담당은 “우수이용자 인센티브제가 내년도 사업계획에는 아직 미반영이지만 복잡한 절차와 많은 예산이 필요하지 않은 만큼 계획을 조속히 수립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도서관 책임자의 갑작스런 교체와 만성적인 전문인력 부족이 업무 차질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지난 2월 2014년도 통영시 업무보고에서 당시 시립도서관담당은 “책 읽는 가족 선정 및 시상”의 우수이용자 인센티브 등 독서진흥책 시행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와 함께 도서관 운영 활성화를 위해 이용자 설문조사를 실시할 예정이었다. 도서관 이용 시민들의 의견을 다양하게 수렴해 시책과 운영에 구체적으로 반영하겠다는 것.

그러나 지난 7월 시립도서관 담당자 인사이동 이후, 인센티브 시행과 설문조사 실시 등은 연말까지 미시행 계획으로만 남게 됐다.

또한 업무 차질에 대해 통영시립도서관 담당자는 “현재 직원 중 정사서가 6명밖에 안 된다”며 “도서관 규모를 감안하면 법정 최소 인원의 절반 뿐인 수준으로, 업무에 과부하가 걸리고 있다”며 도서관 전문 인력 부족을 호소했다.

▲ 간판이 무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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