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단속 사망사건 지난 1일 현장검증, 여성단체 “사건 의문 많아”

▲ 추모제 진행

성매매단속 과정에서 단속대상 여성A씨(24)가 추락사한 사건 현장검증이 지난 1일 광도면 죽림 소재 B모텔 일원에서 진행됐다.

이날 이례적으로 취재진 출입을 차단한 채 진행된 현장검증에는 CSI(경찰 과학수사반), 통영경찰서 관계자, 여성단체 관계자 및 유족이 입회했다.

모텔 실내 현장검증에는 지난달 25일 B모텔에서 성매매단속을 벌였던 당사자인 통영경찰서 질서계 경찰 뿐 아니라 통영경찰서 여성 형사가 사망자 A씨 역할을 맡아 당시를 재현했다.

지난달 25일 오후 8시부터 경남지방경찰청 풍속단속팀과 통영경찰서 질서계 소속 단속팀이 합동단속 중 길거리에서 발견한 전단지 전화번호로 손님을 가장해 티켓다방 여성A씨를 광도면 모텔로 불렀다.

경찰 발표에 따르면 A씨가 모텔에 도착한 약 5분 뒤 단속팀이 객실에 진입할 당시 사망자는 샤워를 마치고 알몸 상태였다. 이에 앞서 성매수자를 가장한 경찰은 모텔 실내에서 15만원을 지불한 상태다.

들이닥친 경찰에게 A씨는 옷을 입겠다며 잠시 나가달라고 요청했으며, 경찰이 방문을 열고 문고리를 잡은 상태에서 대기 중에 6층(12미터) 객실 바깥으로 투신했다는 것.

현장검증에 입회한 여성단체 관계자들은 “경찰이 문을 완전히 닫지 않고 밖에서 대기하는 짧은 시간 동안 여성이 추락했다는데, 3중창문을 피해여성이 열고 뛰어내리려는 동안 실내 움직임을 몰랐다는 것이 말이 안 된다”며 사건 내용에 의문이 많다는 입장이다.

‘성매매문제해결을 위한 전국연대’ 정미려 대표는 “사건 발생 직후 경찰은 5분사이 벌어진 일이라 발표했는데 오늘 현장검증에서는 당시 사건 관계된 경찰 이야기로는 3~40초 사이에 벌어졌다고 한다”며 “오늘 재현한 실내 동선과 내부구조상 경찰이 피해여성의 움직임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는 것이 납득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또 “단순사망사건이 아니고 성매매단속과정에서 경찰과 연관돼 발생한 사망이기 때문에 일반 사건 조사하듯 해서는 안 된다”며 “통영경찰과 경남도경이 사건 당사자인데, 사건 관계된 경찰이 조사한다는 것도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사망사건 자체는 경찰의 반인권적인 함정수사와 안전조치 미흡으로 인해 벌어진 것인데, 조사받아야 할 대상과 조사하는 대상이 같아서야 되겠느냐는 것.

현장검증에 앞서 이날 오전 여성단체 관계자들은 경상남도지방경찰청장과 면담을 갖고 “성매매 단속과정에 대해 전체적인 점검과 조사가 필요하며, 단속방식을 전면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이날 현장검증에 이어 여성단체 주도로 열린 추모행사에는 50여명이 참가해 추모발언과 헌화가 이어졌다. 이와 관련, 여성단체 관계자들과 사건현장 모텔 업주간 실랑이도 벌어졌다.

모텔 업주 C씨는 “나도 피해자다. 해도 너무 하는 것 아니냐”며 여성단체의 ‘추모행사’ 자제를 요청했다. 이에 일부 단체관계자가 “지금 이 상황에서 하실 말은 아닌 것 같다”며 모텔업주에게 항의해 잠시 언성이 높아지기도 했다.

업주에 따르면 사건 당일인 지난달 25일 이후 A모텔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업주 C씨는 “25일 경찰이 단속을 진행하며 사전에 양해를 구하지도 않았다”며 “상황이 이런데 내가 피해자가 아니고 뭐냐. 사건 이후 스트레스가 극심하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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