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별수협도 본소 지역에서 투표, 일부 유권자 장거리 이동 불가피
투표율 저하 우려도, 유권자 주소지에서 한 번에 투표 가능해야

내년 3월 11일 전국 동시 조합장선거가 업종별 수협에 대한 중앙선관위의 고려 부족으로 투표율 저하 우려를 낳고 있다.

통영선관위에 따르면 내년 조합장 선거에서 지구별 수협과 업종별 수협 모두 수협 본소가 위치한 각 시군에서 투표가 진행되며, 사전투표나 거소투표 진행 계획은 없다.

이에 따라 각 업종별 수협 조합원은 통영 외 지역 거주자도 선거 당일에는 통영 관내에 마련된 투표소에서만 조합장 선거에 한표를 행사할 수 있다.

선거일 하루 안에 지구별 수협과 업종별 수협 조합장 선거에 모두 참여하기 위해 일부 유권자는 수백km를 황급히 이동해야 하게 됐다.

거소투표 사유가 인정되는 경우는 타시도에 걸쳐 조합 2개 이상 가입자가 시외버스 등 대중교통으로 하루 이상이 소요되는 지역간의 것으로, 사실상 유명무실한 예외규정이다.

통영수협 등 지구별 수협과 굴수협 등의 종별 수협에 함께 가입해 2곳 이상의 수협에서 조합원으로 활동하는 어업인이 많은 여건에서, 조합장선거를 위탁관리하는 중앙선관위의 이같은 방침은 유권자의 큰 불편을 초래하며 투표율 저하 우려도 낳는다.

업종별 수협 투표 문제에 핵심지역은 관내에 7개 수협이 자리한 통영으로, 전국 기초지자체 중 수협 최다 보유 지역이다.

지구별 수협인 통영수협, 사량수협, 욕지수협 3개 뿐 아니라 업종별 수협인 굴수협, 멍게수협, 기선권현망수협, 근해통발수협 4개가 통영에 본소를 두고 있다.

기선권현망수협은 유권자인 조합원이 46명으로 통영시 거주 17명, 창원시 14, 고성군 2, 거제시 4, 사천시 9명이다.

근해통발수협은 유권자 조합원 총 96명으로 통영시 60, 부산시 14, 대전시 1, 포항시 3, 태안군 5, 서산군 2, 진주시 1, 거제시 1, 사천시 4, 진도군 2, 울산시 1, 서울시 1, 남해군 1명이다.

멍게수협은 유권자 조합원 총 268명으로 통영시 189, 거제시 57, 남해군 9, 포항시 3, 영덕군 5, 여수시 1, 강원도 2명이다.

굴수협은 통영 관내 종별수협 중 가장 조합원이 많은 898명으로 통영시 530, 거제시 123, 고성군 51, 남해 및 하동군 35, 여수시 141명, 서울시 등 기타 시군 거주자 18명이다.

기선권현망수협과 굴수협은 경남권에 조합원이 밀집해있어 지구별 수협 투표 후, 통영으로 달려와 종별수협 선거에 참여하기 용이하다.

또한 굴수협은 전남 여수에 지소가 있어 선거 당일 통영 뿐 아니라 여수에서도 투표가 가능할 전망이다.
특히 문제시되는 경우는 서해안권에 일부 조합원이 거주하는 근해통발수협과 동해안권에 조합원이 있는 멍게수협이다. 두 수협은 유권자 조합원 수도 상대적으로 적어 한표 한표가 당락에 민감한 영향을 줄 수 있다.

충남 태안군에 거주하는 근해통발수협 조합원은 내년 3월 11일 지구별 수협인 태안수협 조합장 선거에 태안군 내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한표를 행사한 후, 반나절을 달려와서야 통영에서 근해통발수협 조합장 선거에 참여할 수 있다.

강원도 및 경북 해안 거주 멍게수협 조합원은 두말할 나위 없다. 지구별 수협과 종별수협 투표를 어떻게든 해내려면 통영까지 고속버스 직행편도 없는 수백킬로미터를 나는 듯이 달려와야 한다.

이같은 여건에 대해 조합장 후보들을 비롯한 어업인들은 "전국동시조합장선거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이다.

수협 조합장 출마 예정인 A씨는 "선관위에 위탁해 진행하는 전국동시조합장 선거라면 유권자인 수협 조합원이 지구별 수협과 종별 수협, 혹시 농협 또는 축협 조합장까지 모든 투표를 거주지역 투표소 한곳에서 치를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각 지역 선관위가 선거인명부 공유를 통해 편리한 투표를 도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협 조합원 B씨는 "이전 선거와 비교하면 선거운동이 까다롭다는 것만 다른 것 같다"며 "선관위가 다만 선거 무사고 진행만을 바라고 유권자 편의를 증진해 투표율을 제고하는 데에는 별 관심이 없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한편 업종별 수협 투표소 관련 문의 및 거소투표의 건의가 선관위로 이어지고 있으나, 아직 중앙선관위는 "사전투표 및 거소투표 계획이 없다"는 것 이외에는 명확한 지침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이와 관련 통영시선관위 관계자는 "1월 23~26 사이 예정된 입후보안내 설명회에는 원거리 업종별 수협 조합 가입자의 투표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나올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선거 당일 통영 관내에는 각 읍면에 1개소씩 해서 10~11개의 투표소가 설치될 예정"이라며 "통영 소재 농수축협 조합장 선거 유권자는 2개 이상 조합 가입자라도 한 투표소에서 투표를 끝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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