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서 생태계에 서식하고 있는 모든 수산생물은 그 생물이 서식할 수 있는 수온이 정해져 있어, 하한 및
 
상한 수온에 이르게 되면 건강유지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비록 한계수온까지 이르지 않더라도 적정수온을 벗어나는 저수온이 일정기간 지속될 경우, 수산생물은 생리적으로 약화돼 폐사에 이를 수도 있다. 양식어류의 저수온기 피해는 이와 같이 해당 수산생물이 하한수온에 이르거나 하한수온에 근접하는 저수온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서 직·간접적인 영향으로 폐사에 이르거나 건강이 악화되는 현상을 말한다. 특히 한정된 집약적 양식이 이루어지고 있는 남해안의 양식어류의 경우 집단폐사를 유발할 수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주요 양식어류에 대한 서식 적정수온 및 하·한계수온에 대한 국내 연구결과는 매우 드물다. 따라서 외국의 연구결과 및 출판된 도서에 기술된 결과를 기준으로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야식 어류 중, 저수온에 취약한 돔류(참돔, 돌돔, 감성돔)와 쥐치 등의 생존가능 수온은 5∼8℃ 정도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일반적인 기준으로, 양식장의 환경, 수산생물의 건강상태, 해황 등에 따라 양식 어류에 미치는 영향은 다양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 통영 연안 수온.

남해안 가두리양식장에는 약 2억 9,000만 마리 정도의 어류가 양식되고 있고(2014년 말, 현재), 이 중 저수온에 취약한 돔류와 쥐치가 약 8,200만 마리(28%)를 차지하고 있어, 더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양식 어류의 경우, 해수 수온이 10 ℃ 이하고 내려가면 소화율이 떨어지고 생리활성이 저하되며, 8 ℃ 이하고 떨어지면 급격히 면역력이 약해지고 심할 경우 폐사에 이른다. 따라서 저수온에 취약한 돔류와 쥐치 등은 생존 가능한 최저수온(5∼8℃) 보다 높은 해역으로 이동시켜 안전하게 관리해야 한다. 특히 최근 10년동안 동절기에 돔류의 동사(凍死)가 발생된 양식장의 특징은 △수심 10미터 이내 △대기 기온과 풍파의 영향을 많이 받는 곳 △담수가 유입되는 곳 △양식 어류의 사육밀도가 높은 곳이 대부분이었다.
 
통영지역의 수온변화를 살펴보면, 2013년 통영 풍화지역의 수온측정 결과, 11월 초까지 20 ℃를 유지하던 수온은 급격히 하강하여 12월 중순이 되면 10 ℃ 전후로 떨어져, 3월 초순이 되어야 회복된다. 통영 학림지역의 경우, 풍화지역보다는 다소 높게 유지되어 1월 중순부터 2월 중순 사이에 10 ℃에 근접하는 수온을 나타내었다. 2014년 현재까지의 수온은 두 지역모두 2013년과 유사하거나 다소 높은 수준으로 관측되고 있으므로, 2013년 수온하강기를 기준으로 세심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저수온기에 감염되기 쉬운 대표적인 질병은 저수온 비브리오병 및 감성돔의 알레라충 감염병이다. △저수온 비브리오병은 수온 20 ℃ 전후에서 가장 잘 자라는 저수온성 비브리오균(Vibrio sp.)에 의한 질병으로, 폐사율은 5∼20 % 정도로 알려져 있으며 일단 감염되면 오랫동안 만연하기 때문에 치료시기를 잘 선택하거나 예방이 필수적이다.
 
감염어의 외부증상은 안구돌출 및 백탁이 주된 증상이며 아가미 뚜껑의 발적이나 부어오름, 체측 근육부의 백탁, 꼬리자루 부위의 종창이나 출혈 등이 나타난다. 병어를 해부하면 각 장기의 점상 출혈과 장염이 심하며 간이나 신장의 심한 병변을 관찰할 수 있다. 치료대책으로는 항생제의 경구투여 혹은 약욕처리가 있으나 저수온기에는 어류의 식욕이 저하되는 시기이고 장염이 발생한 단계에서는 무리한 사료공급 및 경구투여가 질병을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으며 무리한 약욕처리 또한 어류에 상처를 주어 질병의 진행과 만연을 조장할 가능성이 높다.
▲ 아가미에 기생한 알레라충.
 
따라서, 저수온 비브리오병의 가장 좋은 대책은 예방으로, 저수온기 이전에 선별, 구충작업 등을 마치쳐 스트레스를 줄이고 수온이 10 ℃ 이하로 떨어지면 사료공급을 최소화하거나 절식하여 장에 무리가 가지 않게 하는 것이다.
 
만일 발병하였을 경우에도 4-7일간 절식하여 장의 회복을 돕는 것만으로도 호전되는 경우가 많으며, 사료를 공급할 경우, 절식 이후에 소화되기 쉬운 사료를 소량씩 공급하여야 한다.
 
항생제의 경구투여가 필요한 경우에도 역시 마찬가지로 3일 이상 절식한 후, 소량의 사료에 항생제를 섞어 투여하는 것이 어류의 장에도 무리를 줄여주며 항생제의 흡수에 효과적이다.
 
가을에서 이듬해 봄에 이르는 저수온기에 감성돔의 영양불량 등 환경조건이 좋지 않은 양식장에서는 감성돔의 아가미에 요각류인 알레라충(Alella macrotrachelus)이 흔히 관찰된다.
 
이 기생충은 육안으로도 쉽게 관찰되는데 감염된 아가미는 유착되고 일부가 황색을 띠게 되며 아가미 조직이 붕괴되고 결손된다. 이 기생충에 의한 감염으로 단기간에 대량폐사는 일어나지 않지만 겨울철 저수온기에 섭이불량과 함께 저항력 저하로 지속적인 폐사를 일으킨다.
 
특히 아가미 부식병이나 저수온 비브리오병과 같은 2차 감염을 유발하여 피해를 가중시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직 유효한 약제가 개발되지 않아 현재로는 이 기생충의 생활사를 이용하여 감염원인 코페포다 유충의 침입을 막아야 한다.
 
코페포다 유충의 침입을 막기 위해서는 유행기에 주기적으로 그물갈이를 하며 밀식을 피해야 한다. 또한 겨울철 감성돔의 체력이 약해질 것을 대비하여 저수온기 이전에 간기능 개선제, 면역증강제 및 비타민 등을 첨가한 질 좋은 사료를 공급하고, 밀식을 피하는 등 예방차원의 양식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이상의 내용을 종합한 '저수온기 피해 저감을 위한 양식관리 수칙'은 다음과 같다.
 
겨울철 수온이 낮아지는 월동기 전에 어류의 면역력을 증강시키기 위해서 비타민제, 간기능 개선제 등을 첨가한 양질의 사료를 공급 △겨울철 흡충병에 의한 피해가 우려되므로, 월동 이전에 구충작업 실시 △해상 가두리와 육상 축제식 어류 양식장은, 월동기 전에 판매 가능한 크기는 조기에 출하하고, 배양장은 가온시설 및 장비를 점검하여 양식생물 관리 및 시설물 안전에 철저히 대비 △수온이 10 ℃ 이하로 내려가면 소화기능이 떨어지므로 사료공급 횟수 및 양 감소 △저수온에 취약한 돔류와 쥐치 등은 생존 가능한 최저수온(5∼8 ℃)보다 높은 해역으로 이동시켜 안전하게 관리 △해황변화 및 수온정보 주시이다.
 
가축이나 사람도 마찬가지이겠지만, 수계환경에서 집단으로 서식하는 양식생물은 특히, 일단 질병이 발생하면 치료도 어렵고 피해도 크다. 그러므로, 어류에 스트레스가 되고 병원체의 증식을 가중시키는 밀식을 피하고, 소화기능이 떨어지는 시기에는 사료 공급 양 및 횟수를 줄이고 수온정보 및 해황을 주시하여, 이번 겨울에는 피해를 입는 양식어민이 한 분도 나오지 않기를 바라며 글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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