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 콩이랑 농원 정재호·이필분 대표 ‘옛 전통 이어나가’
농원 부설 ‘콩이랑 된장 학교’ 다양한 교육프로그램 진행

 
“자라나는 우리 2세들의 식생활이 위협 받는 시대인 지금, 콩이랑 농원과 된장학교에서는 조상들의 지혜를 배우고, 우리 발효식품의 우수성을 알려 올바른 식습관을 가질 수 있도록 교육하고 전통문화의 공간으로 거듭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중이다”

 고성 소재 콩이랑 농원의 이필분(54)대표와 콩이랑 농원 부설 된장학교 정재호(56)원장은 5000㎡에 달하는 면적의 1100여 개의 장(醬)이 담긴 전통 옹기를 직접 관리하면서 바쁜 하루를 보낸다.

이필분 대표와 정재호 원장은 부부로 각각 농협과 피아노학원에서 20여 년간 근무를 하다 정재호 원장의 할머니에서부터 어머니로 내려오던 장맛을 3대째 이어받아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한지는 올해로 12년째다.

사업을 시작한지는 12년이지만 전통 장맛을 이어온 지는 80년이라는 긴 역사를 가진다.

콩이랑 농원의 1100여 개 옹기에 담긴 장들 중 절반은 진주, 마산, 창원, 진해, 통영 등 각 지역 학교의 아이들 급식으로 납품하고 있다.

장이 담긴 옹기 관리는 특별한 것이 없다. 바람과 햇빛 시간이 50%, 남은 50%는 사람의 몫이다.

항상 항아리의 청결을 유지하고 날씨가 좋은 날은 항아리의 뚜껑을 열어 햇빛을 쬐어 최상의 장맛을 유지하도록 한다.

 
장은 음력으로 동짓달 11월부터 메주 만들기를 시작해 띄우고 익혀서 정월달에 담근다.

그 이유는 기온이 찰 때 장을 담그면 장 맛이 아주 좋다는 것이 이필분 대표의 설명이다.

3월이면 된장과 간장으로 장 가르기를 하고 특히 두 살 된 장이 최고로 맛있다고 한다.

장 맛의 비결에 대해서 이 대표는 “깨끗한 물, 좋은 재료, 역사적 전통과 할머니에서부터 내려오던 손맛이 비결이다. 특히 전통방식으로 장을 담그기 때문에 해마다 장맛이 조금 다르다. 기온과 온도, 습도가 다르기 때문인데 그것 역시도 하나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콩이랑 농원의 장의 원재료인 콩은 직접 생산해 사용하거나 마을에서 생산되는 콩을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전통방식 그대로의 장을 만들어내는 것을 또 하나의 원칙으로 순수하게 예부터 만들어오던 장, 엄마들이 만들어 왔던 장을 그대로 지켜나가고 찾으려고 노력중이다.

농원의 부설 된장학교는 2010년에 농촌진흥청에서 교육농장으로 지정, 같은 해에 품질인증을 받은 농촌체험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교육장이다.

된장학교에서는 유아들을 위한 프로그램, 초·중·고 학생 현장 체험, 가족사랑 체험, 기관·단체 연수, 녹색 식생활 체험, 중학교 자유학기제 체험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중에 있다.

메주 만들기, 된장 담그기, 고추장 만들기, 콩과자 만들기, 나만의 밥상 만들기, 장 맛보기의 미각체험 까지 다양하게 진행된다.

 
특히 중학생 자유학기제 프로그램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눠 장래직업체험과 녹색식생활 프로그램을 학생들과 진행한다.

장래직업체험은 학생들이 가상의 콩이랑 농원 주식회사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생산팀, 품질관리팀, 신제품개발팀, 광고홍보팀으로 구성해 미션을 수행하고 마인드맵 그리기 등 다양한 활동을 체험하고, 녹색식생활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직접 식단을 짜서 된장으로 직접 음식을 만들어 서로 맛을 비교해보는 프로그램이다.

이 모든 프로그램들을 정재호 원장이 그간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가면서 완성시켰다.

정재호 원장은 “프로그램들에 대해서 늘 고민하고 있다. 그냥 단순한 체험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학교 교과과정과 어떻게 연계시켜서 아이들을 교육할 수 있을지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지금 현재도 늘 고민하고, 연구하고, 수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을 담그지 못하는 분들의 친정엄마, 시어머니 역할을 대신하고 또 하나의 새로운 전통문화의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사업을 시작했다고 말하는 정재호·이필분 부부는 “앞으로 콩이랑 농원에서는 음악회를 비롯해 다양한 음식을 만들어 많은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즐기는 시간을 가질 생각이다. 날짜가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자유학기제 연계 학교의 교사분들과 마을주민들을 초청해 된장학교의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식사도 하는 팜(farm)파티를 계획 중에 있다”고 말했다.

농원을 찾는 고객 누구든지 좋은 기억을 안고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고 자신 있게 말하는 부부는 “옹기가 2천개를 넘어서고, 현재 1년 기준 1만 명이 다녀가는 농원의 방문객 수를 5만 명으로 늘릴 수 있도록 5개년 계획을 세워, 더 많은 사람들이 장맛을 느끼고,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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