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들 무상급식 재개 확답 요구, 김동진 시장 “도와 교육청 결자해지” 고수

 

“학교급식식품비지원조례 관련 시의원들과 별도로 의논한 바 없다. 만약 조례가 제정된다면 시는 절차에 따라 집행할 뿐이다”

학부모들의 무상급식 조례 관련 예산 편성 요구에 김동진 시장은 끝내 찬성도 반대도 표명하지 않았으며, 경남도와 교육청의 문제 해결이 우선이라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지난 26일 친환경무상급식지키기 통영운동본부 학부모들이 김동진 시장과 시청 회의실에서 간담회를 가졌으나 1시간 30분 설전은 결론 없이 마무리됐다.

간담회는 지난 22일 시의회 본회의장 앞 학부모들의 농성 해산을 조건으로 마련된 것으로, 당시 학부모들은 서민자녀교육지원사업 예산 승인을 앞둔 시의회를 2시간 넘게 저지하며 시장 면담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아 통영시 직원들과 몸싸움까지 이어졌다.

26일 간담회에서 학부모들이 내놓은 첫 질문은 “22일 시의회 본회의 날 어디서 무엇 했는가. 왜 정당한 면담 요구를 외면하고 300명 시청 직원들이 막아서게 했는가”라는 것.

또한 22일 의회 본회의장 앞에서 시청 직원들과 벌어진 실랑이에서 일부 직원들이 모욕적인 언사를 했다며 문책과 사과 요구도 했다.

김동진 시장은 “면담은 예정된 약속에 의해 진행되는 것으로, 사전 약속 없이 쳐들어오듯 하는 일에는 응할 수 없다”며 “오늘 간담회가 제 행적과 일정을 따지러 온 것은 아니지 않는가”라고 답하며 불편한 심기도 드러냈다.

특히 이날 간담회는 통영시의회 의원 8명이 공동 발의한 ‘학교급식식품비지원조례’가 주요 쟁점이 됐다.

학부모들은 8명 시의원들이 무상급식지원조례 통과를 약속했을 뿐 아니라 김동진 시장과의 공감대를 거론했다며, 이에 대한 시장의 입장을 알려달라고 요구했다.

김 시장은 “조례 발의 직전 의원들의 동향파악 정도만 했을 뿐, 시의원들과 합의된 내용은 없었다”며 “개정안 내용에 동의나 부동의 의사를 표시한 바도 없다”고 단언했다.

조례제정으로 급식지원이 의무규정으로 바뀌면 무상급식에 시장의 책임이 커질 것이라는 학부모들의 지적에 “급식지원 예산은 교육청과 도, 시가 각각 30%, 30%, 40% 비율을 부담한다. 60%는 도와 교육청의 책임이므로 당사자들의 결자해지가 필요하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또한 “무상급식 논쟁의 1차적인 원인은 경남교육청에 있다. 교육청은 도의회의 중재안을 받아들였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에 학부모들은 “차별적 선별적 급식을 중재안이라고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라며 “왜 중재안을 반대하는지, 왜 무상급식 회복을 외치는지 모를 뿐 아니라 관심도 없으신 것 같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통영지역 무상급식 재개는 결국 통영시장의 결단에 달린 것이라며 ‘학교급식식품비지원조례’에 이의 없이 수용할 것인지도 물었다.

시의원들이 공동 발의한 조례안이 7월 임시회를 통과해도 10월이 넘어서야 시행 가능하지만, 조례의 상위법 저촉 논란을 넘어서도 시의 예산 편성이 따르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이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기 때문.

학부모들은 급식지원 조례가 8명 공동발의로 통과가 예견되는 일이므로 10월 이후의 예산 집행을 앞당겨 7월 무상급식 예산을 우선 집행할 것도 요구했다.

그러나 김동진 시장은 “지금 (무상급식 문제에) 특정 시군이 먼저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다”며, 7월 학교급식식품비 지원조례 통과 이전에는 확답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한편 무상급식지키기 운동본부는 간담회 직후 시장실 앞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단체장으로서 의지를 표하고 계속할 것을 요구하는 시민 앞에서 통영시장은 답을 회피하는 모습으로 일관했다”며 실망을 표했다.

조례가 통과되어도 예산 편성을 할지 의심스러우며 시장의 무상급식 회복 의지가 없다는 것만 확인했다며 시민들의 행동만이 무상급식 재개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운동본부는 ‘무상급식 원상회복을 위한 통영시민 학부모 대토론회’를 오는 6월 8일 오후 7시30분과 9일 오전 10시, 통영교육청 강당에서 갖고 시민의 여론을 모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 학교급식식품비지원조례안을 들어보이는 김동진 시장

 

 

 

▲ 오는 8, 9일 무상급식 시민 학부모 대토론회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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