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호 태풍 ‘할롤라’ 오보, 피항한 어선들 폭염 아래 개점휴업

“태풍 안온다고 해서 조업나갔다가 태풍 만나는 것보다야 낫겠지만, 벌써 앞에 태풍 때문에 조업을 못나간 날이 많은데 12호 태풍은 참 예보가 해도 너무 했다”

7월 조업 개시 직후 바다환경이 좋아 풍어를 기대했던 멸치잡이 기선권현망어업, 그러나 조업일수가 턱없이 부족해 기선권현망수협 1,200억 위판고 목표에 적신호가 켜졌다.

경남권 기선권현망 어선들은 7월 1일 ~ 27일까지 조업일수가 10일 전후에 불과하다. 이는 지난해 절반도 못 미치는 수준.

조업일수 부족의 주요 원인은 저수온과 함께 태풍이다. 7월 중 한반도에 접근한 9호 태풍 ‘찬홈’, 11호 태풍 ‘낭카’, 12호 태풍 ‘할롤라’ 3개는 평년(1.2개)의 두배가 넘는 숫자다.

특히 12호 태풍 할롤라는 한반도에 직접적인 영향과 부산경남에 직격탄을 날릴 것으로 예보되었으나, 정작 태풍영향이 예고된 지난 25~27일 남해안은 맑은 하늘 아래 폭염의 날씨였다. 26일 세력이 급격히 약화되고 27일에는 방향을 틀어 한반도를 크게 비켜갔으며 일본 서해안에서 소멸한 것.

12호 태풍 할롤라 대비로 지난 25~26일 주말에는 통영시청과 해양경찰서 등 관공서는 물론 통영수협, 기선권현망수협, 굴수협 등 각 수협들도 비상근무에 임했으며, 통영 관내 항포구에는 태풍을 피해 정박 중인 어선들이 가득했다.

 

기선권현망 선원 A씨는 “한번 태풍이 바다에 지나가고 나면 멸치 어군 형성이 안 되어서 태풍이 끝났다고 바로 조업을 나가지는 못한다. 그래서 9호 태풍 때문에 빠진 조업일수만 열흘 가까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상청이 9호 태풍 때는 영향을 적게 발표하는 오보를 내더니, 남해안에 아예 오지도 않을 12호 태풍으로 오보를 냈다”며 “이미 앞선 태풍 때문에 조업일이 많이 줄었는데, 하늘이 쨍쨍하고 항구에 어선들이 가득하니 쓴웃음만 난다”고 말했다.

한편 기선권현망수협에 따르면 올해(1월 1일~ 7월 27일) 총 위판액은 427억4천만원으로 지난해 대비 67억원이 줄었다. 1kg당 위판 평균단가(7월 27일 기준)도 4,015원으로 지난해 5,264원에 비해 하락했다.

수협 관계자는 “1~3월은 지난해와 실적이 비슷했는데, 역시 7월 조업일이 많이 빠져서 작년대비 위판고가 크게 줄었다”라며 “메르스 여파에 의한 국내 소비저하에 조업일수 부족으로 이중고를 겪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편 기상청은 당분간 국지성호우는 있겠으나 북태평양 고기압이 확장해 무더위가 찾아오면서 8월 중순까지 태풍이 북상할 가능성이 낮다고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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