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100여 명 참석, 제막식
딸 김영주씨 "통영시민께 감사"

 
박경리!
문학의 어머니
이땅의 어머니
세계의 어머니시여
우리 영혼 안에도 홀연한 모습 안아새기며
그리움을 다독입니다

양지동산 아름다운 자연이
천계(天界)의 해와 달, 별, 구름
작은 미물도 동무되어 감도는 곳에
더높은 자랑의 모상(母像)을 세우나니

통영의 빛과 자존
영원한 넋인 사랑이여.
                    
                              -김혜숙 전 통영문인회장의 추념시 '영원한 넋' 중에서-

대하소설 토지의 작가 박경리 선생의 동상이 미륵산자락인 산양읍 박경리기념공원에 건립됐다. 

통영시와 통영문인협회는 2일 오전 11시 문인 및 지역주민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산양읍 박경리기념관 잔디밭에서 박경리 동상 제막식을 개최했다.

김동진 통영시장과 선생의 딸 김영주 토지재단이사장, 동상제작을 맡은 플랫닛 아트 프로젝트 이현정 대표, 마로니에 북스 이상만 대표, 통영문화원 김일룡 원장, 서유승 통영예총회장, 한산대첩기념사업회 최정규 집행위원장, 통영수협 김덕철 조합장, 김명두 산양농협장, 산양읍 권승대 주민자치위원장 등도 참석, 축하의 박수를 보냈다.

이 동상은 한러수교 25주년을 맞아 러시아-통영-하동-원주를 하나의 벨트로 동일한 상으로 건립되는 것이 특징이다.

가장 먼저 열린 통영 제막식은 제35회 통영예술제 개막일을 기해 열렸고, 오는 11월 한과 러시아 민관산학협의체 한-러대화(KRD) 주최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광장에 박경리 선생이 동상이 건립된다. 

서울대 조소과 권대훈 교수가 지난해부터 동상 제작에 착수했고, 선생의 문학적 삶과 예술성을 간직한 작품으로 만들겠다고 공표, 책을 든 박경리 선생의 모습을 형상화 했다.  

지난 2013년 한-러대화 주최로 우리에게 시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로 유명한 러시아 문학의 아버지 알렉산드로 푸시킨(1799-1837) 동상이 서울 명동 롯데호텔 앞에 세워졌다.

제막식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직접 참석할 정도로 화제가 됐고, 한국과 러시아 민간외교의 상징물로 기록됐다.    

 
그 인연으로 러시아 측에서 한국 대표 작가의 동상을 푸시킨 동상이 건립돼 있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광장에 설립할 것을 제안, 소설가 박경리가 추천됐다.

또 토지문화재단 주최의 원주 박경리 문학상에 2013년 러시아 작가가 수상, 더욱 이 프로젝트에 가속도가 붙은 것이다.

지난해 서울대 권대훈 교수가 동상 제작자로 위촉됐고, 지난해 5월 5일 선생 6주기 추모일에 선생의 딸 김영주 토지문화재단 관장이 이 같은 사실을 밝혔다.

동시 고향 통영을 비롯 삶터인 원주, 작품의 무대였던 하동에 동일한 동상 건립을 제안, 3개 시군 모두가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이에 통영시는 7천여 만원의 예산 확보는 물론 동상 건립 장소를 박경리 생가가 있는 서피랑, 박경리 소설에 등장하는 동피랑, 선생의 기념관이 있는 산양읍 등 다양한 장소를 물색, 최종 유족의 뜻에 따라 박경리
기념관으로 선정했다.

설복도 통영문협 회장은 "우리 통영에 기념비적인 정신문화의 상징인 박경리 선생의 동상이 세워짐은 통영을 문화예술의 도시라는 걸 한 단계 끌어 올리고 만방에 알리는 계기가 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선생은 비록 가셨지만 그 문학의 열정과 정신세계는 영원히 살아 숨 쉴 것이다. 이 동상은 우리에게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동진 통영시장은 "박경리 선생의 정신인 흙과 생명이 숨 쉬는 곳이 바로 여기다. 이곳에 동상이 설립된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결과다. 한-러가 문인을 기려 동상을 제막하는 것은 매우 이채롭고 감동적이다. 이제 박경리 선생의 자취가 통영과 원주, 하동 뿐 아니라 러시아까지 남게 됐다"고 말했다.

선생의 딸 김영주 토지재단 이사장은 "한국과 러시아에 어머니의 동상이 건립되는 것은 매우 의미 있다는 생각이다. 오늘 오신 분들은 평소 어머니를 생전 뵙던 분들이지만 우리의 후세는 이 동상을 보고 어머니를 뵌 듯이 할 수 있어 뜻 깊다 생각한다. 통영시민들에게 늘 감사드린다. 통영에서 태어나고 여기 묻히셨지만 늘 열렬히 사랑해주시는 통영시민이 존경스럽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김혜숙 전 통영문인회장이 추념시를 낭독하고 있다.
인사말을 하고 있는 설복도 통영문협 회장
김동진 통영시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양미경 통영문협부회장이 박경리 선생 약력보고를 하고 있다.
 
 
 
인사말을 하고 있는 선생의 딸 김영주 토지재단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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