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부지 임대, 연 매출액 4% 통영시에 지급

2012년 4월 MOU체결

미륵산 루지사업은 뉴질랜드 스카이라인사가 토지매입비를 제외한 실시설계비, 용역비, 시설비 등으로 미화 1,000만불을 투자해 루지트랙 1.5㎞가량과 상·하부역사, 체어리프트 등 관광시설을 조성하고 한국 내 자회사를 통해 운영한다.
 
통영시는 사업부지 162,095㎡를 26억원에 매입해 30년간 장기임대형식으로 제공하고 임대료 명목으로 루지티켓 매출액의 4%를 지급받게 될 예정이다.
 
루지시설 조성사업은 2012년 초 스카이라인 측이 통영시에 사업제안을 해오면서 시작됐다. 당초 스카이라인사는 부산시에 루지사업장을 추진했으나 여의치 않게 되자 통영으로 대상지를 선회한 것으로 전해진다.
 
통영시가 그해 4월 시의회에 '루지(luge) 시설 조성 외자유치 사업계획 동의안'을 상정하면서 루지사업 관련 논쟁이 2012년 한 해를 달궜다.
 
2012년 4월 시의회는 '루지 시설 외자유치 사업동의안'에 대해 "사업주체의 간단한 사업제안서조차 없다"며 절차상 문제를 지적하면서도 동의안을 가결했다.
 
또한 "사업을 진행하다가 중단되는 사례도 있을 수 있다. 진행 문제가 있었던 장사도의 예를 반복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에 통영시는 이행보증금을 사업비(113억)의 10% 선으로 예치하는 이행보증금제도를 준비했다고 답했으나, 공정 중단 시 10억대 보증금이 미륵산 복구 비용으로 충분하겠느냐는 우려도 나왔다.
 
당시 통영시는 시의회 본회의에서 동의안과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이 원안가결되자마자 당일 오후 통영시청에서 스카이라인 측과 투자합의각서(MOA)를 체결, '번갯불' 처리 과정을 보였다.
 
실시협약 : 임대 40→30년, 투자수익 3~5%→매출액 4%지급, 트랙 3→1 변경
이어 6월 통영시는 스카이라인사와 루지시설 조성사업에 대한 외자유치를 확정하는 실시협약을 뉴질랜드 퀸스타운 현지의 스카이라인 본사에서 체결했다.
 
협약 체결식에는 박태도 관광과장(현 관광개발공사 본부장)이 통영시를 대표하고 뉴질랜드 스카이라인사 켄 매튜 당시 회장이 참석해 실시협약서와 임대차계약서에 서명했다.
 
앞서 2012년 4월 시의회 상정 및 합의각서 체결 당시 미륵산 루지 사업장 부지를 '40년' 임대하는 것으로 밝혔던 것이 협약 체결에서 30년으로 변경되었으며, 투자수익 3~5% 지급에서 매출액 4% 지급으로 임대료 지급 기준 등의 내용이 변경됐다.
 
한편 2012년 2월 스카이라인 사의 사업제안 당시에는 3개 코스를 동시에 조성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실제 추진 과정에서는 우선 1개 코스 조성으로 변경됐다.
 
시가 4월 시의회에 제출한 '루지 시설 조성 외자유치사업계획 동의안'에서 2∼3개였던 루지 트랙은 6월 체결한 '실시협약서'에는 1개로 줄었다.
 
2012년 7월 통영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는 루지 트랙 수 변경에 대한 지적과 함께 "루지사업 실시협약이 불공정하므로, 사업 추진 과정의 정보 공개와 여론 수렴을 바탕으로 재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요구도 나왔다.
 
당시 한점순 시의원의 "불공정 협약"이라는 지적은 통영시가 협약의 법률적 검토를 의뢰한 로펌 '김앤장'의 분석 자료를 근거한 것이다.
 
26억 매입 루지사업 부지 연 임대료 1억 미만
특히 통영시가 루지사업 부지를 제공하는 임대료도 연간 채 1억이 못 될 것이라는 부분이 문제시됐다.
 
실시협약서에 의하면 시는 루지사업 부지를 스카이라인에 최대 30년 임대하는 조건으로 '임대료는 매출액(루지 입장권 판매액)의 최대 4%로 한다'고 했다.
 
2012년 통영시가 시의회에 제출한 자료는 입장료는 1인 2차례 이용 기준으로 5달러이며, 예상이용객은 개장 1년차에 29만여 명, 개장 2년 차에 33만여 명, 개장 3년차에 37만여 명으로 예측하고 있다.
 
당시 통영시는 스카이라인 한국 자회사가 개장 3년 동안 벌어들이는 입장료 총액을 60억 5700만원 남짓으로 전망했다. 개장 1년 차에 17억여 원, 2년 차에 20억여 원, 3년 차에 22억여 원이다.
 
반면, 시가 받는 임대료는 개장 3년 동안 1억 7000만 원 남짓이다.
 
개장 1년 차에는 임대료를 받지 않기로 해 개장 2년 차에 8000만원, 개장 3년 차에 9000만원이다. 한해 입장객이 42만 명이 넘지 않으면 시가 받는 임대료는 1년에 1억 원도 안 된다는 것이다.
 
또한 시의회에서는 스카이라인사 측의 '천만불 투자'가 협의 내용대로 시행되는지에 대한 통영시의 검증 장치와 강제력이 없다는 것도 문제시됐다.
 
사업 종료나 스카이라인사 철수 후의 미륵산 복구에 대해서도 통영시는 '복구예치금'을 받겠다고 했으나, 실시협약에는 복구예치금 관련 내용이 없었다.
 
이처럼 '루지' 사업은 2012년 시의회와 지역사회의 주요 이슈가 되었으나, 통영시와 스카이라인의 실시협약과 함께 토지매입계획이 시의회를 통과하면서 논란이 가라앉았다.
 
이후 스카이라인사는 용역비 10억 원을 투입해 2013년 8월 통영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공원조성계획변경을 2013년 9월 결정·고시를 득했으며, 2014년 문화재 조사, 사전재해영향성검토, 교통영향분석·개선대책, 환경영향평가 협의 등 행정절차를 이행했다. 이어 올해 1월 21일 실시계획인가 신청서를 제출하고, 3월 2일 실시계획인가 고시를 완료했다.
 
결국 지난 9일 착공식을 가지면서 조성사업 제안 3년만에 루지시설 첫 삽을 뜨게 됐다.
 
한편, 이날 착공식은 통영시가 국도비와 시비 등 210억원을 들여 조성 중인 '케이블카 파크랜드' 공사현장에서 개최되었다.
 
케이블카 파크랜드 조성사업은 지난 2009년 타당성조사 용역을 시작해 2010년 실시설계용역을 거쳐 지난 2012년 10월 착공했다. 어린이놀이시설, 동백공원 및 전시관, 주차장을 조성하려 했으나 민간투자자를 확보하지 못해 주차공간만 마련되고 있으며 "케이블카 파크랜드는 루지시설 무료 파킹랜드"라는 세간의 비아냥마저 듣고 있다.
 
루지시설 주차장 관련, 지난해 3월 루지사업 주민설명회에서도 통영시 관계자는 시의원들과 주민들이 제기한 주차 문제에 대해 "파크랜드 주차장을 활용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저작권자 © 한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