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 부끄럽다. 슬퍼다. 아프다.

진정 이 땅의 명예와 자존심은 죽고 말았는가?
드높은 우리 통·고성민의 기상은 이것으로 끝인가?
진정, 우리는 이 땅의 고고한 정신과 자존에 오점을 남긴 역사의 중죄인이 되고 말았는가?
이 땅의 지성은 다 어디로 갔단 말인가?
그들의 품격 높은 지조와 뜨거운 애향심은 다 거짓이었단 말인가?
 
무투표로 불러온 화(禍)가 무엇인지 알면서 침묵하고 외면하는 일이 부끄럽지 않단 말인가?
아무리 억울해도 하늘을 우러러 땅을 치고 통곡해도 이미 우리 통·고성은 우리나라 역사상 무투표 국회의원을 뽑은 거의 유일한 지역으로 낙인찍히고 말았습니다,
민주주의는 죽고, 명예도 자존심도 없는 도시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우리는 이 땅을 빛내 주시고 이 땅의 정신과 혼을 일깨어 주셨던 선대님께 못난 후손이 된 것입니다.
또 우리는 후대에 무어라 할 말이 없습니다.
 
이 땅은 호국의성지로서 곳곳에 살아 숨 쉬는 순국선열, 지사의 혼과 정신을 본받고, 배워야 할 전국민의 산교육장이 되어야 할 곳인 것입니다.
무투표 당선이 반드시 부끄러운 일은 아닙니다.
지역민의 사랑과 존경을 받은 분이라면, 우리는 당연히 먼저 권하고, 설사 고사를 하더라도 모셔야 할 일입니다. 오히려, 우리 모두에게 영예스럽고 영광이 아닐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어떻습니까?
 
차제에 필자는 우리사회에 경종을 울리고자 합니다.
먼저, 당선자에 둘러서서 무혈입성을 축하하고 축배를 드는 자에게 묻노니, 그대들은 어느 지역 사람이며, 그대들에게는 조상도, 자식도 없으며, 지켜야 할 명예와 자존심도 없습니까?
만약, 그대 중에 앞으로 우리지역의 일꾼이 되고자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대들의 모습이 절망과 비통에 젖은 우리 지역민에게 어떻게 보일지 두렵지 않습니까?
자기일신의 이익과 출세를 위해 당선자를 도운 기회주의자, 위선자로 보이지 않을까요?
우리 인간은 배만 부르면 살 수 있는 축생과 다릅니다.
아무리 먹고 사는 일, 사업상의 이유로도 우리에게는 존엄스럽게 살아야 할 가치와 명분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동의하시는지요?
 
우리 지역의 공동선(善)은 우리에게 무엇보다 앞서며 이념과 정파, 사회단체와 조직은 노선을 초월하여 지키고, 발전시켜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오랫동안 외쳐온 그들의 가치와 주장은 헛구호에 지나지 않으며, 극히 편협되고 이기적인 집단인 그들만의 것으로서 결코 우리 사회에 튼튼한 뿌리를 내릴 수 없을 뿐 아니라 사회적 당위를 잃게 되기 때문입니다.
지역사회의 중대한 일에 대해서 서로 지혜를 모우고 힘을 합쳐 최선을 찾고, 지켜야 할 책임을 다할 때 우리는 비로소 그들의 가치를 알게 되며 박수와 성원을 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당선자와 지역민에게 고(告)합니다.
당선자께서는 민심을 잘 헤아려 주시길 바라며, 앞으로 책임과 의무를 다하여 큰 정치인이 되기보다 우리지역민의 사랑과 신뢰를 받는 정치인이 되어 주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그리고 우리 통·고성 지역민께서는 결코 희망을 잃지 마시기를 당부 드립니다.
 
전화위복이라고, 우리가 이번의 사태를 심각히 인식하고, 깊이 반성하고 자각함으로서 우리는 더 명예롭고, 더 자존심 높은 통·고성민으로 거듭날 수 있음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저의 눈물로써, 훗날 거듭 태어날 우리 통·고성의 변화된 모습을 위해 “우리 통·고성만세”를 외치며 안타깝고, 부끄러운 필을 맺습니다. 감사합니다.
2016년 3월 26일 송건태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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