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800만원 든 가방 주인 찾아준 어느 환경미화원의 선행 귀감돼

지난 18일 환경미화원(동진환경소속) 김한선씨(56)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새벽같이 거리청소에 나섰다. 무전동 주변 자신의 담당구역에서 청소를 하던 중 가방 하나를 발견했다. 새벽에 가방이 떨어져 있는 것은 그날 밤 누군가 흘린 것이 분명하여, 김씨는 평상시대로 그 가방을 북신파출소에 주인을 찾아 주라며 맡겼다.

그런데 파출소에 가방을 맡기자 말자 가슴이 서늘함을 느꼈다.
이미 가방 분실자가 파출소에 신고를 해둔 상태로 가방 안에는 현금 800만원과 중요한 서류가 들어있다고 신고해 왔다고 경찰이 말했다. 김씨가 가슴을 쓸어내린 것은 그 가방을 열어보지 않은 채 그 속에 무엇이 들었는지 모른 채 그대로 파출소로 달려왔기 때문이다. 경찰이 가방을 여니 마침 돈이 그대로 있었기 망정이지 오히려 화를 당할 뻔 했다.
김씨는 과거 같이 일하는 동료가 좋은 일을 한다고 분실물을 주워 주고도 경찰조사를 받는 등 힘든 일을 겪는 일을 보아 왔기 때문에 선뜻 이런 일을 하기가 겁이 난다고 토로했다.
 
경찰의 연락을 받고 파출소로 찾아온 가방 주인은 가방을 잊어 버리고 상심했던 마음을 진정하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가방을 찾은 부부는 김씨에게 사례금을 내밀었지만 그녀는 극구 이를 사양했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다. 누구라도 그랬을 것이다”라며 자리를 떴다.
이 소식을 접한 친구 김모씨는 “모두들 삶이 팍팍하고 살기 힘들다고들 아우성이다. 그러나 김씨 같은 사람이 있기에 그래도 우리는 희망을 갖고 이 험한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다.”라며 “자신은 사양하지만 이런 일은 널리 알려 사회의 귀감으로 삼아야 한다”라며 신문사에 제보했다.
 
올해 20년째 환경미화원 일을 하고 있는 김씨는 과거 통영시청에서 근무하다 민간업체로 위탁되어 지금까지 생활하고 있다. 동진환경소속 미화원 중에 가장 고참이다. 김씨는 시소속 환경미화원과 민간업체 미화원의 임금차가 나는 것이 안타깝게 생각한다. 힘든 일은 민간업체가 더 많이 하는데도 시에서 민간업체에 혜택을 더 안주는데에 불만이 많다. 김씨는 그래서 노조를 만들고 미화원들의 처우개선과 권익을 위해 노동조합 간부를 활동하다 지난 2월에 물려주었다.
 
김씨는 환경미화원 일을 하면서 아들 2명을 공무원으로 만들고 자신도 아직 몸건강하고 아직 일할 수 있는 것에 만족한다.
그녀는 이 일이 기사화 되는 것을 원치 않았다. 왜냐하면 가방의 주인가게가 자신이 늘 다니면서 청소해야할 구역에 있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생색내기 위해서라고 오해 할수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괜히 알려지면 가게에서 커피라도 한 잔 얻어먹을 수도 없게 될 수도 있다고 농담했다.<성병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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