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연극의 요람지 통영, 뜨거운 창작 열정과 신나는 연극으로 한 번 놀아볼까?

 

수많은 유명 예술가들을 배출해낸 예술보고(藝術寶庫) '통영'

특히 통영은 신연극의 요람지였다. 1백여 년이 넘는 신연극의 태동과 발전에서 결코 빠질 수 없는 사람이 바로 통영 출신 연극인 동랑 유치진이다.

연극운동가, 극작가, 연출가, 등 단위예술가로서 동랑만큼 다방면에 걸쳐 왕성한 활동을 펼친 예술가는 세계에서도 그 유래를 찾아보기 힘들다.

이 뜨거운 창작 열정과 톡톡 튀는 상상력을 이어가는 통영연극예술축제.

벌써 올해로 8회를 맞았다. 이번 축제는 통영시와 통영연극예술축제위원회 주최 주관으로 story road teller(관객과의 연극여행)라는 주제로 7월 8일부터 17일까지 통영시 일원에서 개최한다.

통영의 역사와 예술이 살아 쉼 쉬는 문화콘텐츠와 문화브랜드를 창출하고 이 시대가 주목해야 할 생활 속의 연극 축제를 지향한다.

2016년 통영연극예술축제는 스토리에 맞는 공간을 찾아 배우가 이야기꾼이 되어 관객과 연극여행을 떠난다.

대극장 스테이지인 TTAF는 통영 관련 콘텐츠 발굴, 제작한 2작품과 이 시대가 주목해야 할 연극으로 초청 6작품이 무대에 오른다.

세기의 명작 ‘고도를 기다리며’
놓쳐서는 안 될 최고의 개막작

베케트가 던진 인생에 대한 질문 ‘고도를 기다리며’(사뮈엘베케트 작, 임영웅 연출)는 통영연극예술축제 개막작으로 놓쳐서는 안 될 최고의 무대라는 평가다.

작품의 배경은 시골길. 앙상한 나무가 한 그루 서있을 뿐 아무 것도 없다. 그 나무 아래에서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은 실없는 수작과 부질없는 행위를 반복하며 ‘고도’를 기다리고 있다.

이어서 포조와 그의 짐꾼 럭키가 등장하여 많은 시간을 메운다. 그리고 그 기다림에 지쳐갈 때 쯤 한 소년이 등장하여 말한다. ‘고도씨는 오늘 밤에는 못 오고 내일은 꼭 오시겠다고 전하랬어요.’ 이렇게 어제인지, 오늘인지, 혹은 내일일지 모르는 하루가 저물어 가는데….

베케트가 담고자 했던 인생의 이야기인 고도를 기다리며의 기다림은 언제나 현재 진행형이고, 더욱 부조리한 것은 약속의 시간도, 장소도, 목적도, 그리고 무엇보다 그 대상도 불확실하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는 고도를 기다려야해’라는 말은 마치 거역할 수 없는 마법의 주문처럼 고고와 디디를 다시 지루한 기다림의 현실로 불러들인다.

과연 이 시대를 살고 있는 관객들에게 고도는 무엇일까.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되는 공연이 될 것이다.

1969년 초연 이후로 매회 다르지만 한결같은 모습으로 고도를 기다려왔던 극단 산울림은 이번 ‘고도를 기다리며’에서도 지나온 세월만큼의 깊은 완성도와 숙성된 모습으로 관객들을 찾아간다.

공연은 7월 8일 오후 7시 통영시민문화괴관 대극장. 13세 이상 관람. 공연시간 175분.

극단 뿌리 전통연희극 이태훈의 ‘허풍쟁이’
한국 탈놀음 마당극 형식의 재담 놀이판

한국 탈놀음에서 갖는 마당굿 형식의 놀이판 극단 뿌리의 전통연희극 이태훈의 허풍쟁이(이언호 작, 김도훈 연출)는 한반도에 기찻길이 놓이고, 한민족의 유랑의 역사가 시작된 것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시골마을에서 대처로, 팔도강산에서 대륙으로 민중들은 철마에 몸을 싣고 꿈과 희망을 찾아 긴 고통의 여정에 오른다. 이 유랑의 무리 중 중년의 연희 대잡이가 있다.

이야기 장수 대잡이는 약장수의 선전원으로 재다믈 팔며 전국을 돌아다니다가 한 마을에서 예쁜 처녀아이와 만나게 된다.

눈물이 항시 많아 눈이 질퍽하다해서 질퍽이란 별명을 가진 이 처녀는 구성진 노랫가락으로 약장수 가족과 합류하게 되고, 대잡이와 부부 연을 맺는다. 그들은 약장수 부부에게 착취당하면서 저항하면서 만병통치약을 팔러 다닌다.

이렇게 유랑하던 중에 천사같은 딸을 낳아 행복한 때도 있었으나 여행 중 손님들에게 거친 음식을 얻어먹은 딸을 1년 만에 잃고, 또 아들을 낳았으나 유랑 중 잃을 것을 염려하는 등. 현시로가 환상, 과거와 현재,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며, ‘사라짐’에 대한 아픈 기억을 회상하던 중, 아내마저 과거 속으로…. 고단한 인생길, 방랑하는 이야기를 구성진 재담과 노랫가락 장단으로 풀어가는 내용이다.

전통연희인 인형극 대잡이를 모티브로 하되 시대의 중심에서 소외된 한 남자의 사랑과 삶을 깊이 있는 시선으로 극적 재창조를 실연, 완성도를 높였다.

7월 9일 오후 4시, 7월 10일 오후 7시30분 벅수골 소극장. 8세 이상 관람. 80분.

러시아 뮤지컬 거짓말쟁이
러시아 나홋카 시립 람빠극장

이번 연극축제에는 러시아 나홋카 시립 람빠극장과 한러문화예술교류회가 힘을 합쳐 러시아 뮤지컬 ‘거짓말쟁이 Лгунья’를 통영 무대에 올린다.

등장 인물 윌리엄 해리슨은 아내가 수시로 거짓말하고 아이를 낳기 싫어해서 부부의 생활을 망친다고 생각한다. 그 문제 때문에 부부는 항상 싸운다.

어느 날 케이티가 오래된 가족 친구 지미 스콧하고 레스토랑에서 아침식사를 같이 한다. 그리고 남편은 아내가 어떤 남자랑 ‘사보이’호텔 레스토랑에서 만났고 그 사실을 숨기는 것을 알게 된다.

윌리엄은 아내가 누구랑 만났는지 알아내기 위해 탐정을 고용한다. 케이티는 지미 스콧에게 윌리엄에게 사실을 알려주지 말라고 빈다. 그래서 지미도 거짓말하게 되고 목격자까지 매수한다.

격분한 윌리엄 해리슨은 아내를 버리고 떠난다. 문득 알아차린 아내가 남편을 꼭 돌아오게 만들고 싶어 한다. 그래서 메지 스코트 친구의 권유로 아이를 가졌다고 남편에게 말하기로 한다.

기쁜 소식을 들은 윌리엄 해리슨은 오기로 한날보다 하루 빨리 집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그렇게 일찍 돌아온 남편을 집에서 아무도 기다리지 않았다. 무슨 일일까요. 러시아 뮤지컬 거짓말쟁이 직접 만나 보세요.

7월 9일 오후 7시30분, 7월 10일 오후 4시 통영시민회관 소극장. 8세 이상 관람. 90분.

사할린 동포에게 조국의 광복이란
‘남은 여생의 시련’이 답을 한다  

대한민국 사람들은 역사의 폭풍 속에서 고려인, 조선족, 북한사람, 남한사람으로 나뉘어 있다. 그들을 누가 나누었는가. 그리고 조국의 광복, 사할린 강제 이주 동포들에게는 어떤 의미로 다가설까.

극단 이그라의 ‘남은 여생의 시련’(인무학 작, 최성우 연출)이 그 해답을 말한다. 아무 의미도 없었다고….

원상모와 김용희는 사할린 동포로 최근 이들은 사할린 일세만 귀국을 받아준다는 한국의 정책에 따라 위장 결혼을 해서 한국에 왔다. 이들은 한국에서 아파트도 얻고 매달 정부에서 지급하는 생활비도 받게 된다.

비록 계약결혼을 했지만 김용희에게 정을 붙이고 부부처럼 살아 가려고하는 원상모와는 달리 김용희는 철저하게 계약결혼을 유지하려고하면서 이 둘에게는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던 중 한종희 같은 먼저 이주해서 정착한 이웃들을 만나게 되는데 뜻밖에 원상모를 어릴 때부터 알고 있던 한종희의 제보로 원상모는 1945년 8월15일 이전에 태어난 사람만 사할린 1세로 한국 국적으로 받아준다는 자격조건에 문제가 생긴다.

즉 한종희는 원상모가 8월16일에 태어났는데 문서를 위조해서 조건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사실 원상모는 러시아 호적등록국에 뇌물을 주고 자신의 호적을 16일에서 15일로 고친 사실이 있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김용희는 원상모와 같이 한국에서 추방될지도 모른다며 불안해 한다.

원상모는 강제추방을 당해 다시 러시아로 돌아가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김용희는 단호하게 돌아가지 않겠다고 한다. 이때 한종희는 김용희에게 깊은 관심을 보이고 원상모는 이 사실을 불쾌해 한다.

그러던 중 우연히 원상모는 김용희가 어린 시절부터 알고지내던 집안의 동생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둘 사이는 급진전하게 되고 급기야 가짜부부가 아닌 진짜부부로 백년가약을 맺게 된다.

또한 원상모 부모님이 쓰신 편지가 발견되어 원상모의 진짜 출생일이 증명, 이제는 합법적으로 한국에서 살게 되어 모든 골치 아픈 문제가 해결된 가운데 우연히 건강검진을 통해 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고 원상모는 얼마 살지 못하고 마지막 인생을 맞이하게 된다.

7월 11일 오후 7시30분, 12일 오후 7시30분 벅수골 소극장. 13세 이상 관람. 90분.

 

통영출신 초정 김상옥의 순애보 ‘동치미’
2013 대한민국창조문화예술대상 작품상

극단 글로브극장의 ‘동치미’(김용을 작·연출)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이다.

통영 출신 시조시인 초정 김상옥 선생의 순애보 ‘내 생 愛(애) 마지막 비가(悲歌)’…. 2013년 대한민국창조문화예술대상 연극부문 작품상을 수상했다.

작품의 시작은 엄마가 돌아가신 시점이다. 69년하고도 11개월의 고단한 삶! 병원에서는 고칠 수가 없단다. 뼈를 깎고 살을 내어 온전히 남편과 자식들에게 내어주셨다.

그리고…, 엄마의 삼우재가 있던 날, 아버지도 돌아가셨다. 이승에서 단 한시도 떨어져 본 적이 없었던 사랑하는 아내, 우리들의 엄마. 그이를 쫓아 그이도 홀연히 가셨다.

그리고…, 우리 삼남매…, 6일 만에 그렇게 고아가 되었다. 비로소 남은 건, …, 통한의 눈물과 때늦은 후회 뿐….

무릇, 겉으론 투박하고 무뚝뚝한 듯, 속으론 늘 깊은 정을 가지고 계신 우리네 보편적 정서의 아버지들! 그리고, 속은 시커멓게 탈 지언 정 자식에게만큼은 온전히 뼈와 살을 태워 한 없이 내어주기만 하시던, 나와 우리 이웃의 어머니들!!

연극 동치미는 부부 애와 자식사랑, 곰삭은 부정(父情)과 눌러 담은 부정(夫情) 등을 따스한 인간애로 표현하여 널리 전하고자 시작됐다.

모두가 힘든 이즈음, 가족과 가족애, 효(孝)와 부부애, 동기간의 정(情) 등을 이야기한다. 이 세상의 모든 부모님들께 작지만 진심으로 때늦은 감사함을 촛불 하나로 밝혀 드리고자 기획된 작품이다.

7월 14일 오후 7시30분, 15일 오후 7시30분 벅수골 소극장. 10세 이상 관람. 100분.

퓨전사극, 작정하고 웃길 코미디
말 필요없다. 극단 예도 ‘어쩌다보니’

극단 예도의 어쩌다보니(이선경 작, 이삼우 연출)는 바야흐로 1712년 청나라와의 국경을 확장하고 백두산 정계비를 세우는데 수계를 착각, 조선에 유리한 국경이 설정되면서 시작된다.

그래서 청의 왕은 이를 빌미로 거제현을 점령하고 세 사람의 목숨이 있으면 백성들을 살려주겠다고 한다.

누가 그 세 사람이 될 것인가? 이 고을 최고의 지식인 시형, 최고의 권력자 현령 칠홍. 최고의 부자 형방 만갑은 어린 시절 동네에서 최고의 친구였다.

과연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 퓨전 사극으로 작정하고 웃기는 코미디 극단 예도의 ‘어쩌다보니’ 신나게 한 번 웃을 준비 됐나요!.

7월 16일 오후 7시30분, 17일 오후 4시 벅수골 소극장. 10세 이상 관람. 80분.

예매 문의는 통영연극예술축제위원회 ☎645-6379, 010-5465-6379. www.bsg.or.kr로 클릭. 티켓예매안내 게시판이나 공지확인을 이용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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