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시장애인복지관 이효권 사회복지사, 고등 검정고시 pass→대학 외래교수 되기까지
대학 공부 위해 2번의 이직, 효권 씨 “20대 때로 돌아간 것처럼 아주 즐겁게 공부했다”

“한가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는 9가지를 포기해야 한다”, “나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닌 남을 위한 공부를 하고 싶었다”, “늦깍이 대학생, 20대로 돌아간 것처럼 후회 없이 공부했다”, “모르면서 배우지 않는 것이 가장 부끄러운 일이다”, “무엇을 가졌느냐 보다 누구를 만나고 누구와 함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

통영시장애인복지관에서 셔틀버스 운행과 시설관리 업무를 맡고 있는 사회복지사 이효권 씨가 인터뷰 동안 강조한 말들이다.

지금의 그는 사회복지사로 불리지만 22년 간 시내버스 정비 일을 하던 정비사였고 청소차 작업자, 그리고 환경미화원이었다.

사천에서 태어난 효권 씨는 중학교 졸업 후 1977년 당시 17세에 통영에서 일찍이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당시 배울 수 있었던 기술이 자동차 정비 일이었고 84년도에는 좋은 배필을 만나 결혼까지 했다.

이른 나이부터 사회생활을 시작한 그지만 공부를 하고 싶었던 마음을 잊은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효권 씨는 “일을 하면서도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고 신문이든 잡지든 책을 손에서 놓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당시 공민학교에 고등부가 없었다. 지금 북신동 한미전산학원 자리에 검정고시 학원이 있어 등록을 하고 다녔지만 학원이 거제로 이전 해버려 학습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가기는 힘들었다”고 말했다.

당시 중학교 학력으로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던 효권 씨는 또 한 번 학력과 공부의 필요성을 마음 깊이 느꼈다.

그런던 중 1996년도 어느 날 효권 씨는 교통사고를 당하게 됐고 병상에 누워있으면서 많은 생각이 뇌리를 스쳐갔다.

“바쁠 때 못하는 것은 한가할 때도 못한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고 퇴원 후 충무고등공민학교 고등부에 입학, 근무 순번을 바꿔가면서 공부를 하고자 했다.

2005년 고등부 검정고시를 패스했고 고등학교 졸업 자격을 갖게 됐다.

이후 공민학교에서 효권 씨를 가르쳤던 영어교사 김진현씨는 효권 씨에게 대학진학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효권 씨는 “가족들이 대학 진학을 두고 반대를 했다. 적은 나이도 아니고 고등학교 졸업장을 받았으면 됐지 하는 마음이 컸던 것 같다. 하지만 가족들을 설득해 2009년도에 진주보건대 사회복지학과 야간학부에 입학했다”고 말했다.

또 “사회복지학과를 선택 한 이유도 당장에 내가 어떤 일을 할 수 있는 공부를 하고 싶었고 내가 아닌 남을 위해 할 수 있는 공부를 하고 싶었다. 2년간 과대를 맡아 했고 같은 반 학생 52명 중 첫 학기에 1등을, 이후 2년간 주·야간 통틀어 과TOP을 기록, 졸업할 때 총장 표창장을 받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학교 학업을 이어나가기 위해 자동차 정비사에서 청소차 작업일-환경미화원 총 2번의 직업을 바꾼 효권 씨는 2011년 졸업 후 평생교육원 학사과정을 거쳐 12년 11월 사천시장애인복지관에 취직, 이듬해 2월 통영시종합사회복지관에서 푸드뱅크 마켓 담당자로 잠시 일을 했고 그해 경상대학교 행정대학원 사회복지학과를 다니며 15년도에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진주보건대학 야간학부에 사회복지조사론 강의를 진행, 지난해 7월 1일자로 통영시장애인복지관에서 근무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는 진주보건대학에서 행정론 강의와 박사과정도 준비 중에 있다.

효권 씨는 “공부를 하기 위해 직장과 직업을 바꾸는 일은 전혀 부끄럽거나 힘들지 않았다. 오히려 공부를 못하게 될까봐 그게 더 무서웠다. 남을 의식하는 것 보다 ‘모르면서 배우지 않는 것이 더 부끄럽다’고 느꼈다. 환경미화원을 하면서 석사과정을 잘 마쳤다”고 말했다.

또 “학업을 이어가면서 단 한 번도 결석, 지각, 조퇴를 한 적이 없다. 처음엔 반대했던 가족들이 지금은 너무도 좋아하고 자랑스러워한다. 정년이 얼마 남지 않은 지금 초고령화 시대에 맞춰 할 수 있는 일들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무엇인가 하고 싶은 사람은 방법을 찾고, 하기 싫은 사람은 핑계만 찾는다’는 말을 새기면서 끊임없이 공부하고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원이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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