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조각품 기증식…미술관이 제격
김성수 관장 "작품처럼 전통 계승 열심히"

"조각가는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 커다랗고 네모난 돌덩어리를 깎고 다듬어 하나의 아름다운 예술작품을 만드는 일, 즉 무형의 돌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일이 즐거움이다. 바람이 불어도 가야 하는 것이 우리의 삶인 것처럼, 이번 생에 자신에게 주어진 사명은 어떠한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작가로서 묵묵히 아름다운 예술작품을 만들어 후세에 남겨주는 것이다"

'바람이 불어도 가야한다'는 김성복 작가. 어떤 이가 그에게 "육체가 그렇게 힘든데 왜 그런 고된 노동을 하느냐"고 물으니 그가 빙그레 웃으며 대답한 말이다.

각자의 주어진 인생을 완주해야하는 것이 우리 인간의 사명이다. 고통스럽고 힘든 날들이 많아도 묵묵히 자신의 인생을 완성해야 진정한 삶의 가치라고 작가는 말한다.

송용주·김점련 부부가 평생을 바쳐 한국 옻칠예술의 복원과 현대화, 세계화에 전념하고 있는 통영옻칠미술관 김성수 관장을 위해 김성복 석조 환경조형물 '바람이 불어도 가야한다'를 미술관에 기증했다.

지난 14일 통영옻칠미술관 앞마당에서는 조촐한 떡과 술이 마련되고, 미술관 식구들이 다함께 조각품 기증을 축하했다.

"단절된 수 천년의 전통 옻칠예술의 복원과 현대화, 세계화에 전념하고 있는 통영옻칠미술관 김성수 관장님의 노고를 위로하며 석조 환경조형물 '바람이 불어도 가야한다' 작품 명제처럼 계승발전에 더욱 전념해주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작품을 기증하였습니다. 그 뜻을 받들어 보존, 관리는 물론 더욱 많은 관람객에게 소중하게 활용하겠습니다" 는 기증서가 전달되고 박수가 쏟아졌다.

이 작품은 2010년 당시 통영 유일의 사설 화랑 '갤러리 통영'을 설립한 송용주·김점련 관장 부부가 갤러리를 대변하는 상징물로 작가에게 주문, 설치한 작품이다.

석조 110×50×100㎝의 이 작품은 바람이 불어도 가야한다는 강한 명제처럼 인간 의지의 표상으로 유명한 작품이기도 하다.

이들 부부는 "팔순을 넘기고도 오로지 옻칠 계승과 부흥에 앞장서고 있는 김성수 관장의 예술인생과도 맥이 상통한다. 이 작품이 있어야 할 곳이 바로 이 미술관인 것 같다. 바로 김성수 관장님의 표상"이라고 기증 사유를 밝혔다.

김성수 관장은 "그 뜻을 받들어 더욱 열심히 옻칠 연구와 세계화에 앞장서겠다. 그리고 많은 관람객들과도 공유하는 예술품이 되도록 하겠다.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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