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탁기법으로 누군가의 가슴에 숨어있는 바다를 뿜어내

'조탁(彫琢)'이라는 특별한 표현 기법으로 '새로운 통영'을 창출하고 있는 김재신 화가의 통영전시회가 오는 28일까지 '바다'라는 주제로 통영시민문화회관 전시실에서 열린다.

캔버스가 아닌 목판에, 조각칼을 이용해 색의 질감을 조절하고 다시 그 위에 색을 칠하는 조탁 기법은 자연스레 회화적 요소에 판화적인 요소가 접목돼 새롭고 독창적인 작가의 양식으로 거듭난다.

그림에서 파도가 일렁이는 건, 마치 나전칠기에 사용하는 전복껍데기의 오묘하고 영롱한 빛깔 같다. 완성된 나전칠기 장농이나 경대 같은 느낌이 들 정도이다.

김재신 작가는 "동피랑에 올라서니, 통영 바다가 보인다. 제 작품엔 통영 바다가 등장한다. 저는 매일 아침이면 운하교를 건너면서 바라보는 통영바다, 아침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통영바다가 어쩌면 그리도 아름다운지, 보고 또 봐도 질리지가 않다. 제게 무한한 영감을 주지요"라고 말한다.

또한 "바다는 또한 그대로 가만히 있지를 않아요. 특정한 형태도 없지요. 제 작품에서 바다는, 그리고 물결은, 파도는 언제나 일렁이고 있지요. 그걸 정면에서 바라볼 때나, 위에서 아래서, 혹은 좌우에서 바라볼 때마다 작품을 대하는 느낌이 완전히 달라지죠"라고 말한다.

강제윤 시인은 "섬과 바다를 오롯이 담은 그의 작품 앞에 서면 울렁울렁 파도가 내게로 막 쳐들어오는 것 같다. 어느 순간 내가 그의 작품 속 파도가 화폭 밖으로 쏟아져 나와 내 앞에서 넘실대는 것인지 도무지 짐작할 수가 없다. 그의 캔버스는 바다 그 자체다. 그 바다위에 섬이 있고 바람이 불고 물결이 일렁이다. 어찌 생생이 살아 움직이지 않을 수 있겠는가"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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