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통영 캠페인 저자초청 제4회, 소설가 이기호 북토크

“갈팡질팡 하다가 웬만해선 아무렇지 않게 된 김박사는 누구인가”

이기호 작가의 소설 제목으로 엮은 독자와의 만남 행사 타이틀이다. 이 제목처럼 호기심 가득한 통영 독자들은 글쓰기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때론 감탄하며, 한산신문이 마련한 저자초청 행사를 즐겼다.

한산신문의 문화관광부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원사업 ‘책읽는통영’ 캠페인 저자와의 만남 제4회차, 이기호 소설가 북토크가 지난 18일 윤이상기념공원 메모리홀에서 열렸다.

통영시민독서모임 ‘산.책’에서 주관하고 한산신문 후원으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독서모임 회원을 비롯해 시민 80여명이 참석했다. ‘산.책’모임은 작가와 작품에 대한 질문지를 미리 준비하고 퀴즈시간까지 마련하는 등 세심한 준비가 돋보였다.

이기호 작가의 ‘갈팡질팡하다 내 이럴 줄 알았지’, ‘웬만해선 아무렇지 않다’ 등 소설 작품들은 개성적인 캐릭터가 활약하며 글자 그대로의 ‘읽는 재미’가 넘친다.

작품에 걸맞게 18일 행사에서 이기호 작가는 문학정신과 글쓰기의 태도를 진지하게 전하면서도 적절히 유머를 섞으며, 행사는 시종일관 참석자들의 화기애애한 웃음 속에 진행됐다.

이기호 소설가는 “내가 이 인물을 어떻게 움직이도록 해야겠다 맘먹으면 오히려 인물이 살아나지 않는다. 시놉시스가 만들어졌다면 내가 아닌 그 캐릭터의 시선으로 상황을 보고, 말하자면 그 캐릭터로 빙의하는 것과 같다. 그래도 글이 쉽게 이어지지는 않는다”라며 스토리 진행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아울러 “작가에게는 어쩔 수 없이 글쓰기를 위해 외롭고 쓸쓸한 시간과 공간, 말하자면 골방이 따로 필요하다. 광장에서 소통하면서 글을 쓸 수는 없다”며 “의식적으로 외로운 시간과 공간을 만들어야 글이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본인 특유의 문장에 대해서는 “제 캐릭터들은 배운 것 없고 말하자면 ‘루저’인데, 문어체로 글을 쓰면 캐릭터의 시점이 아니다. 결국 구어체를 추구할 수 밖에 없는데, 캐릭터 스스로 말하게 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문학 특히 소설이 우리 시대에 갖는 의미에 대해 “소설이 당장에 유용하고 쓸모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타인의 삶에 대해 간접경험하고 공감하기 위해 오늘날 소설, 산문 문학은 더욱 가치를 지니는 것 같다”며 “소설을 안 읽는 사회는 공감 없는 사람들의 사회가 아닐까”라고 덧붙였다.

이기호 작가는 북토크를 마치며 “저는 정말 평범하게 자랐고 특출한 재능을 가진 사람도 아니다. 내가 잘하고 있는지 어느 지점까지 발전했는지 알 수 없으면서도 옥탑방에서 땀을 흘리며 책을 읽고 글을 썼다. 외로우면서 때로 무섭기도 했던 그 시간을 통과해 여기까지 왔다는 것이 제 자부심이기도 하다”라며 진중한 작가정신을 드러냈다.

 

독서모임 '산.책' 김화수씨의 사회로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으며 진행됐다

 

 

 

 

 

 

 

 

 

 

 

 

 

 

 

저자 사인을 받으려 줄이 길게 늘어섰다

 

종료후 열성독자들과 기념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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