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구안 골목길 이중섭 식당 추태홍 대표를 만나다

“40여 개의 골목 안 가게들을 하나하나 다 찍었지예, 그리고 사진을 보면서 연필, 사인펜, 색연필을 이용해 그렸고예, 3개월 정도 작업했는데 너무 재밌고 행복했심더.”

식당을 운영하는 상인이 직접 그리고, 주위 동료 상인들이 제작에 참여한 골목지도가 화제가 되고 있다.

3개월의 작업을 끝내고 탄생한 ‘강구안 골목지도’는 총 47개의 상점들의 위치를 나타내고 있는 이른바 ‘상인이 직접 그린 지도’이다.

골목지도는 통영시종합사회복지관에서 제작한 기존의 것에서 현재는 상인이 직접 만든 뉴 버전의 지도로 재탄생, 이번 지도 역시 복지관에서 수정과 인쇄 작업을 도왔다.

지도의 스케치부터 전반적인 부분을 담당한 이중섭식당의 추태홍 대표는 “작업하는 3개월이 너무 행복했다”며 얼굴에 미소가 만연했다.

어렸을 적부터 그림그리기에 관심을 보이고 재능이 있던 그였지만 여러 사정으로 그림공부를 지속적으로 이어나갈 수 없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래서 일까, 어렸을 적 너무나 배우고 싶고, 하고 싶었던 그림그리기를 한 가정의 가장이 되고 나서라도 할 수 있어 참 다행이라 말한다.

헌데 47개 상점의 대표 중 어떻게 추태홍 대표가 지도의 스케치를 맡았을까?

이유는 3개월 전으로 거슬러 간다. 강구안골목상인회 이승민(통영라이더) 회장은 추 대표의 과일 깎는 모습을 보고 단번에 그의 손 재능을 알아봤다고 한다.

“과일을 깎는데 과일을 예술적으로 깎드라고예, 그래서 아 태홍이가 손 재주가 보통이 아닌 것 같다고 생각했지예”라고 설명했다.

이후 이승민 회장은 추 대표에게 강구안 골목지도의 스케치 작업을 권유, 추 대표는 몇 번의 망설임 끝에 작업에 돌입했다.

A3 크기 용지에 연필과 싸인펜, 색연필 세 가지 도구를 사용해 제작 된 골목지도는 ‘강구안 골목’을 한눈에 또 쉽게 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특히 골목지도 제작에 있어 골목 안 상인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격려는 추 대표의 의욕을 올리는데 한몫했다.

총 5천 부 인쇄에 따른 소요된 50만원의 비용은 강구안 골목 프리마켓에서 발생한 수익금의 일부를 사용했다.

추태홍 대표는 “지도 제작을 맡을 당시 굉장히 망설였다. 정말 잘 해낼 수 있을지 스스로 의심이 들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그림’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않았던 것이 참 다행스럽다고 느낄 정도로 3개월간 재미있게 작업했다”고 말했다.

또 “골목지도를 통해서 강구안 골목을 더 활성화 시키고 많은 사람들이 찾을 수 있는 공간으로 변화하기 위해 시작한 작업”이라며 “수많은 건물들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지 여러 고민을 거듭하면서 입체적이면서도 단순한 지도로 탄생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나 혼자가 아닌 여럿이 잘살기 위해 상인들이 직접 방안을 찾고 고민의 흔적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지도라 말하는 추 대표는 “골목이 조금 더 젊어지고 구석구석 자리한 가게들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여겨 통영의 제일가는 골목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펼칠 예정”이라며 활짝 웃었다.

저작권자 © 한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