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진호씨 타인작품 구매 사칭 전시…한국공예계 발칵, 통영시 늦장 사과
올해 박재경 명장 프로필 박재성 작가란에 삽입 물의, 일파만파 사과문 또 발송
장인들 책임 공방 치열…사과광고까지, 통영시

 

통영시 주최의 통영나전칠기 전시회가 행정력과 전문성 부족으로 해마다 각종 물의로 사과문

을 발송하는 등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는 지적이다.

통영시는 타 공모전 수상작을 구매한 작가가 사칭 출품해도 전혀 걸러내지 못해 대 망신을 당하는가 하면, 전시 도록의 치명적 오류를 알고도 배포해 책임공방에 휘말리는 등 파문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통영나전칠기 전시회는 전통공예 발전과 나전칠기 활성화를 위해 해마다 통영 출신 장인들과 신진 작가들의 신작을 선보이는 자리로 판매까지 연결되고 있다.

하지만 문제의 발단은 지난해 통영 출신 부산 거주 이진호씨가 2013 남양주시 주최 제4회 한국나전칠기 공모전 수상작인 황삼용 작가의 '호랑이(단군신화)'와 '거북이' 2점을 구매, 자신의 이름으로 출품 전시하는 것에서 출발했다.

시는 전문성과 행정력 부족으로 타인의 작품을 자기 작품으로 명의도용한 사기 행각을 걸러내

지 못해 대한민국 공예 예술계 대망신을 당했다.

더욱이 시는 이 문제를 지적한 사단법인 한국공예예술가협회 이칠용 회장의 업무상 취득한 개인 신상을 노출, 뒤늦게 공개 사과문을 보내고 문제의 작가를 퇴출하는 등 통영시 행정의 위상을 추락시켰다.

올해 역시 2500여 만원의 예산을 들여 통영시가 주최하고 (사)나전칠기협회 주관으로 한산대첩축제 기간인 8월 11∼17일 전시회를 개최했으나 전시 도록의 각종 오류로 사과문 발표와 책임 공방에 시달리고 있다.

900여 만원의 예산을 들여 250권을 제작한 전시 도록의 첫 소개 작가인 송방웅 인간문화재 작품 사진이 뒤집힌 것은 물론 박재경 대한민국 명장의 프로필이 박재성 경남최고 장인 프로필에 삽입돼 9월 1일 현재 책임 소재 공방이 치열하다.

박재경 명장은 "명백한 고의다. 디스플레이 할 때 도록의 각종 오류를 발견, 배포 금지 의사를 밝혔는데도 통영시가 알고도 개막일부터 배포했다. 강력하게 항의하고 문제를 제기하고 나서야 시와 협회가 도록을 배포 금지하고 회수했다"고 지적했다.

또 "박재성 장인은 KT&G 2011 담배 에쎄 골든리프 디자인에도 경남최고장인임에도 불구하고 굳이 명장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 주관 나전칠기협회 회장으로 교정 책임자인 자신이 도록의 치명적 오류를 잘 못 봤다는 건 말이 안 된다. 특히 자기 프로필의 오류다. 통영시와 공범이다. 통영시와 박재성 작가, 나전칠기협회는 명확히 사과해야 한다"고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박재성 작가는 "실수다. 명장이 아닌 내가 명장 용어를 사용할 이유가 없다. 시가 편집 교정작업에서 잘못 삽입한 것을 내가 못 본 것 뿐이다. 그때 허리 디스크 수술로 몸이 좋지 않아 교열을 제대로 못 봤다. 그 잘못은 인정한다. 명장님이 사과를 요구해 한산신문 지면을 통해 사과 광고까지 게재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 "시가 주최하고 협회가 주관한 전시회지만 협회 회원이 저를 포함 5명뿐이다. 사실 전시회를 주관할 만큼의 여력은 없다. 그러다 보니 관 위주로 행사가 진행되고, 실수가 생겨도 미처 발견을 못하는 부분이 생긴 것이다. 에쎄 담배의 경우 경남 최고 장인임을 밝혔다. 하지만 그 당시 KT&G에서 명장을 관리하는 산업인력공단에 연락, 명장이라는 용어를 사용해도된다는 허락을 받아 사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번 도록 문제는 검수시 세밀하게 확인하지 못해 대한민국 명장회 박재경 선생님 위상에 심려를 끼쳐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잘못된 점 널리 혜량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주무 부서인 통영시 문화예술과 전통공예계 최창진 담당은 "시간에 쫓겨 도록을 만들다 보니 여러가지 오류가 발생하게 됐다. 하지만 제작 과정의 오류를 발견 못한 책임은 행정인 우리에게도 있다"고 잘못을 인정했다.

이어 "박재경 명장의 지적에 따라 도록 배포를 금지했으나 그 과정에서 통제가 안 돼 일부 배포된 부분도 사실 있다. 문제 제기에 따라 250권의 도록 중  170권은 배포 중지가 됐고, 30여 권은 회수됐다. 50여 권도 연락을 주시면 전부 회수해서 재 발행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 최 담당은 "통영시장 명의로 통영나전칠기 전시회 도록 인쇄 오류에 대한 사과말씀을 (사)대한민국명장회 회장님 앞으로 공문으로 발송했다. 박재경 대한민국 명장의 위상에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사과 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재경 명장은 "이런 일련의 문제는 결국 통영시가 장인들을 무시해서 일어난 처사다. 행정이 예산이라는 칼자루로 장인의 위에서 휘두르니 평생 한길 인생을 걸어온 장인들이 눈치를 보며 사는 현실이 됐다. 전문성과 행정력 부재로 결국 통영나전칠기 위상도 함께 추락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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